독백 / 자향
일상에서 벗어나
훌훌 자유롭게 떠돌고 싶은 생각이 난다.
그게 여행이라도 좋고 일탈이라도 좋으리
배낭에 약간에 일상용품을 담고
기다랗게 포물선을 그리며 도착하는 기차를 타고
목적지도 없이 그렇게 가고 싶어진다.
도무지 어딘지도 모를 생소한 역에 내려
이방인처럼 두리번거리며
지구 위에서 혼자가 되었다는 외로움도 느껴보고 싶다
삶이 주는 지루함!
매일 똑같은
색다를 것도 없는 진부함 속에서 벗어나
영혼에 낙원 같은 아름다운 곳을 찾아
흠씬 젖어들고 싶은지도 모른다.
온통 설레는 낭만에 마음을 열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여인이 돼 보리라
하늘 높이 비상한 영혼에 소리를 듣고 또 들으며
행복하다고 외쳐보리
나이 든 중후한 감성을 뽐내며
맘껏 멋져 보리라!
그러나~~~
난 안다
꿈과 현실에 괴리감을!
이렇게 글로 표현할 때처럼 아름답지도 멋있지도 않을
여행이고 일탈이라는 걸......
현실 속으로 떠난 여행은
배낭 메고 땀 흘리며 걷는 길이 아름다울 리 없고
숙소에 혼자 찾아들어 밤을 지낸다는 것도 달가운 짓도 아니리
현실은 언제나 냉소적인걸 안다
정신이 확 들도록 감성에 찬물을 끼얹는 다는 것도....
멋도!
뭣도! 없는
그냥 현실일 뿐이다
아름답다는 건 영혼 속에서
만져질 듯 말 듯 그리움의 무늬로 남아 있을 때 얘기다
망상 속에 나래를 펼 때 만이 아름다운 것을~~~
글로 써 놓았을 때 영혼의 갈피를 헤집고 전률케 하며
동경 속으로 날아가 한없는 그리움에 설레게 할 뿐이다
마음속으로 그리는 그리움의 실체들이
낙원처럼 아름다운 현실이 될 수 없고
현실이 꿈이 될 수도 없다.
생각 속에서만 다만 프리즘으로 보는 오색 찬란한 빛처럼
환상에 나래를 펼 수 있다는 것을....
어찌 보면
표면 위로 떠오르는 감성의 표현은
어두운 바닷속을 감탄으로 장식해주는
겨우 한줄기 산호초에 불과한지도 모르겠다.
무궁무진한 생각의 바다에서 광대하게 띠를 두른
광맥에 손 한번 대보지 못한 채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이루어지는 건 아주 소수에 불과하고
이루어질 때보다 꿈속에 있을 때가
바로 낭만이고 아름다움 이리라.
막연히 정신 나간 듯
이렇게 꿈과 현실을 들락이며
몽롱해지는 날도 있기에
그나마 살아갈 에너지를
충전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다뜻한 저녁시간 되세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식의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