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에 돌아온 후 시차적응이 안되어 몸도 마음도 축- 쳐지는 듯 하다.
그런 우울한 날은 시장에 가면 치료효과가 있다.
한국에서도 힘들 때 남대문 새벽 시장에 가서 부지런한 상인들을 보며 나를 추스린 적이 있다.
지난 일요일 새벽 Takapuna의 Sunday Market에 다녀왔다.
타카푸나의 공원에 일요일 새벽에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이를 선데이마켓이라 한다.
가장 구경거리는 역시 강아지들이다.
파는 이들이나 사는 이들이 키우는 강아지들을 모두 시장에 데리고 나온다.
자기 강아지를 이뻐하면 무지 행복해 한다. 모두들..
입구 꽃나무집 검둥이.
아주 순하고 덩치도 크고 멋지다.
뉴질랜드는 어린아이들이 가장 소중한 대우를 받으며 다음이 여자, 개, 남자의 순이다.
개를 사람처럼 대우하여 개학교를 6개월 의무적으로 보내야한다.
매일 산책시키고 청결하고 건강하게 기르지 않으면 이웃에서 신고하여 나라에서 제재를 가한다.
지역사회에서 키위 할머니들이 주로 이런 신고를 담당한다. *^^*
걷기, 짖지 않기, 기다리기.. 등등 교육을 받고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는 개들은 표정조차 사람같다.
횡단보도 앞에 점잖게 파란불을 기다리는 개들을 흔히 본다.
주인이 가게에 들어가며 "기다려" 하면 석상처럼 주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줄도 안다.
Good boy..
우리 집에 놀러오는 강아지와 닮았다.
그 아이는 우리 집의 첫 손님이었다.
이삿짐도 오지 않은 빈집에 홀로 있을 때 좀 무섭고 외로웠다..
아들은 시험기간이라 시티의 플랫에 잔류한 상태였고..
그때 슬그머니 우리 마당으로 들어와 나를 심각하게 바라보던 녀석.
이름을 굿보이라 지어 주었는데 나중에 보니 여성의 性을 가지고 있었다.. ^^*
그래도 굿보이라 부르면 자기이름으로 알고 한걸음에 달려온다.
많이 늙고 아픈 상태라 털이 뭉텅이로 빠지고 눈에 힘이 없었다.
다리를 질질 끌듯 걷는데 나를 보면 비틀비틀 달려온다. 참으로 안쓰러운 모습이다.
굿보이가 유난히 좋아하는 과자가 있다.
늘 그 과자를 준비하여 물과 함께 주었다.
한번은 굿보이가 식빵을 물고 와서 내게 주었다.
차마 먹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 아이를 좋아하지만..
동생에게 물었다 "내가 이 빵을 꼭 먹어야겠니?"
"꼭 그렇지는 않지만 저 아이는 먹기를 바랄껄?"
내게 그 꾸질꾸질한 식빵을 입으로 휙! 던져주고 자기는 맛있는 과자를 먹고 갔다.
개하고는 달리기를 하지 말라 했던가?
개보다 느리면 -개만도 못한 넘!
개와 똑같이 들어오면 - 개같은 넘.. 에궁.. 입이 점점 걸어지네.. ^^;
슈나우저를 보았다.
스탠다드 슈나우저다.
자이안트 슈나우저는 아직 실제로 보진 못했다.
우리 미나는 미니어쳐 슈나우저 블랙 앤 화이트였는데..
너무도 그리운 아이...
공원 입구의 장미정원에서..
이렇게 이쁜 장미는 어디서 구하나..
집에 꼭 심고 싶다..
입구의 나무파는 집.
항상 여기서는 가격만 알아보고 막상 사기는 안쪽에서 사게 된다. 에궁,,, ^^;
이 나무가 꽤 비싸다.
침만 삼키다 못사기를 몇번..
서너그루 사다가 집 전면에 심고 곁에 약간 낡은 느낌의 나무의자를 놓았으면..
반쪽짜리 작은 파라솔도..
집에 발코니를 달고 싶다.
엔틱한 나무장식을 한..
벽면도 아이보리색으로 칠하고 아랫쪽은 짙은 쵸콜릿색으로 바꾸고 싶다.
그리고 지붕을 차양처럼 내달아 발코니와 연결하고 거기 그네의자를 두면..
이렇게 꿈을 꿀 때가 막상 다 이루었을 때보다 더 행복한 건 왜일까...
한국도 가기 전 그리워할 때가 더 행복했었던 것 같다.
팬지, 페츄니아..
이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꽃들..
공원이나 집안의 작은 정원에 많이 심는다.
선인장도 많이들 심는다.
우리집도 제법 선인장들이 늘어났다.
여기서 레몬츄리, 만다린 등을 사다 심었다.
나무보다 주인이 더 멋진 가게!
그래서 입구의 나무가게에서는 가격만 물어보고 늘 여기서 사는건 아닌지.. ^^;
앗! 두장씩이나 사진을 찍어오다니..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착한 기럭지의 청년..
흠..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
수국을 두그루 사다가 거실 앞에 심었다.
아이보리색의 수국을 구하는 중이다.
같은 장소에 두그루 정도 더 심고 차 진입로에 양쪽으로 한그루씩 심을 예정이다.
한국보다 수국이 아주 무성하고 꽃 색깔도 화려한 편이다.
어릴 때 정원에 수국이 있었다.
그땐 너무 흐드러지는 느낌이 별로였는데..
이젠 만개하는 그의 청춘이 가득하니 좋다..
집에 있는 과실수가 사과나무, 피조아, 만다린, 레몬츄리 두그루다.
아직 어린 나무들이라 실한 수확의 기쁨은 2-3년 기다려야 할 듯..
과실수도 두그루 정도 더 심을 예정이다.
아름드리 자라는 나무도 한,두그루 사이드로 심어 그늘을 만들어야지..
호접란이 온실이 아니어도 이렇게 이쁘게 개화하는 나라..
꽃을 워낙 좋아하는 국민성이란다.
집안에 꽃나무가 지천이어도 저렇게 생화들을 많이 사간다.
장미 7-8송이에 20불-25불 정도 하는데..
꽃사는 데는 아끼지 않는단다.
모든 아름다운 것을 소박하게 즐기며 거기서 행복을 추구하는 나라..
NZ의 삶의 모토가 Happy 라 한다니...
야채가게..
대개 마오리들이 자기 농장에서 키운 야채들을 판다.
전엔 아주 저렴하였는데 요즈음은 제법 값을 받는다나..
온갖 장식품들..
중고물품이 많아 아주 저렴하고 이쁜 장식품을 구할 수 있다.
유리나 크리스탈 제품도 많다.
반짝이는 것도 참 좋아라 한다..
도자기 강아지들을 대개 이런 데서 구하여 모으고 있다.
그냥 구경만 해도 재미있는 가게들..
섬나라라 조개도 많다.
바다..
그래 바다에 가자.
그럼 좀 가슴이 시원해지겠지...
아주 화려한 목걸이들....
옷가게도 많다.
한국이 물자가 풍부하여 비교하자면 많이 초라한 구성이지만..
살까 말까 한참 망설인 고양이 인형 샵..
표정들이 기가 막히다.
집집마다 고양이가 있는 듯 하다.
우리 집에도 서너마리가 놀러온다.
샴고양이가 그 중 가장 친근하게 몸을 맡긴다.
빵가게도 여럿 있다.
집에서 구워 온 각종 빵들..
가끔씩 홈메이드가 먹고 싶으면 한덩어리 사온다.
이나라는 빵이 주식이라 종류가 다양하고 맛있는 빵이 많다.
먹는 것을 안가리는 편이라 맛있는 빵 한쪽에 찬 우유 한잔이면 나도 한끼 식사가 해결된다.
거리의 악사들이 선데이마켓에도 많다. 시티에서도 곧잘 보는데..
아주 예쁜 키위 처녀가 라이브로 노래를 부를 준비를 한다.
그 앞에는 이름모를 기묘한 악기를 부는 아저씨가 자리하였고..
아무리 애를 쓰고 악기를 연주하여도..
사람들은 어설픈 라이브 음악을 들으러 아가씨 주위로만 몰려 들었다.
에궁.. 그저 여자는 이쁘고 보아야... *^^*
쇼핑하는 가족을 기다리며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놀리고 있는..
NZ는 다른 여가거리가 별로 없어서 모두들 비교적 가정적으로 산다.
그저 휴일엔 가족단위로 가까운 자연을 찾아 시간을 보낸다.
주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참으로 소박한 삶이어서 보기에 아름답다.
행복한가?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려 노력한다.
왜냐하면 스스로 선택한 삶이기에..
내가 속한 사회, 학교, 직장, 나라..
그들을 사랑하지 않으면 나의 존재는 무의미해지는 것을..
그럼에도 바람이 스쳐 지나가듯 허전하고 외로운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PS : 먼 타국까지 책을 보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보답할 길이 없을까.. 고민하다 글을 올립니다.
먼 이국의 이야기라 조금은 색다를 것 같아..
가끔 아름다운 풍경이나 재미있는 이야기 있으면 올리겠습니다.
저도 미력하나마 법공양에 참여할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첫댓글 비행기로 열 몇 시간을 가야 한다는 먼 곳에서 좋은 글 보내 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
뉴질랜드 소식 눈이 밝아지네요...일요일의 외로움이 월요일 이른 아침의 평화로 은근히 바꿔지는 순간이네요. 세계일화....염화실에서 만나 더욱 기뻐요.
마음이 훈훈해지는 법공양입니다. 고맙습니다. _()()()_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전 삶을 지탱시켜 주던 유일한 끈이었죠. 불법을 만나기 전.... 오늘 나무님을 따라 즐거운 이국 시장 나들이 했습니다. 감사... 자주 뵈어요~ ^^
비행기로 열한시간 걸리구 시차는 섬머타임이 적용되어 4시간 빠르지요. 지금 여기는 아침 8시.. 계절은 남반구라 한국과 반대로 사계절이 있어 지금 한여름이랍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은 남섬 여행기를 올리겠습니다. *^^*
기대할게요. 아이디 보고 레몬트리라는 노래 찾아서 들어봤죠^^ 트리는 레몬트리만 있는 건 아닌데.. 오래전 오래전 아주 좋아했던 노래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