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사업 '先 추진 後 계획'

[랜드스카이전정우]

원도심사업 '先 추진 後 계획'

시 '위법소지' 비판에 수정 … 규칙변경 전례도

2013년 07월 23일 (화)

인천시가 원도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을 반영한 장기 재정 계획을 확정했다.

장기 계획을 세우지도 않고 사업을 추진하다가 비판받자 뒤늦게 계획을 바꿨다.

원도심 사업을 진행하며 절차를 무시한 사례는 최근 사업을 먼저 진행하고 시행규칙을 바꾼 데 이어 두 번째이다.

인천시는 22일 지방재정계획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2012~2016년 수정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원안으로 처리했다.

이 계획은 지난해 시가 확정한 중기지방재정계획에 일부 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대표적인 추가 사업은 원도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이다.

이 사업은 시가 원도심 활성화 추진단을 통해 확정한 것으로, 올해 시정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이다.

지난 4월 추진 당시 시 내외에선 "장기적으로 진행될 사업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포함시키지 않고 추진하는 건 위법성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시는 이 같은 의견을 사실상 무시하고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사업비 426억원을 반영했다.

시급하게 진행해야 할 사업이라 사후에 절차를 밟겠다는 이유를 댔다.

이번 수정계획에 반영된 원도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의 예산은 오는 2016년까지 1951억원이다.

사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사업을 먼저 하고, 계획을 나중에 세우는 '뒤죽박죽'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사례는 최근에도 있었다.

시는 지난 3일 주거환경관리사업과 재개발·재건축 해지 구역 대상 사업 예산을 시가 100% 지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시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을 공포했다.

이 시행규칙은 원도심 사업을 시 예산으로만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뒤늦게 관련 규정을 수정해 논란이 일었다.

한 지방재정계획심의위원은 "지난 5월 계획을 수정하겠다던 시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뒤늦게 모양새를 갖추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당시 나왔던 지적에 따라 문제있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수정안을 냈다"며 "안전행정부도 왜 수정하느냐고 할 정도로 이례적인 사례이며 지적된 사항을 반영한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정계획에는 원도심 사업 이외에도 강화 일반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설치 123억원, 시립 마전도서관 건립 78억원, 차환채 발행 1조1183억원 등이 새롭게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