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치열했던(개인적으로 그리 높은 수준의 야구는 아니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수비 실책으로 인해 경기가 대부분 갈렸으니) 준플옵이 막을 내렸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야팬싸에서 5차전 3대2 두산승을 예상하긴 했지만, 그것이 역스윕일 것이라고는 추호도 생각해본적이 없고;;
2010 롯데에 대한 생각을 롯데가 가을잔치에서 내려가는 순간에 적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글은 대략적으로...
1. 로이스터와 함께한 3년
2. 화력의 팀과 전무후무할 타격 7관왕
3. 그러나 계속되는 단기전의 악몽
머 이런 순으로 해볼까 합니다.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시고 ㅋㅋㅋㅋ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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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이스터와 함께한 3년
2008년 롯데 자이언츠는 한국야구역사상 '아마도'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20년만의 정상 재등극에 굉장히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시작합니다.
그 인물은 다름아닌 제리 로이스터, 1973년 다저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메이저리거 출신의 감독이었다.
간략히 로이스터의 선수시절 프로필을 보자면, 데뷔는 다져스를 통해 하였으나 대부분의 선수생활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보냈고 주 포지션은 3루였다(3루 출장 634경기, 2루출장 416경기, 유격수 187경기, 좌익수 116경기)
16년간의 커리어동안 1428경기에 출장하여 AVG .249 / OBP .315 / SLG .333 / 홈런 통산 40개, 타점 352개, 189개의 도루를 기록한 선수였다.
포스트시즌은 1982년 NLCS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11타석에서 .182의 타율만을 남겼다.
1973년 드래프티 중에서는 그저그런... 그러나 성실한 선수가 아니었다 생각된다.(73년 드래프티중에는 그 유명한 Ken Griffey가 있는 해이다)
감독(코치)로서는 밀워키 브루워스에서 2000년부터 코치를 시작하여, 꽤 좋은 선수단 장악력을 보여주었는지 2002년부터는 감독으로 승격되어 한시즌동안 53승 94패를 기록하였다. 이후 03년부터 다저스 마이너리그 코치로 활동하다 08년부터 롯데의 감독으로 부임하게된다.
한국에서 로이스터가 가장 유행시킨 말은 다름아닌 No Fear였다. 당시 비밀번호 88788인가;; 여튼 최하위권에서 머물고만 있었던 롯데를 맡아 로이스터가 주문한 플레이가 바로 겁없이 플레이하라는 것.
멘탈스포츠인 야구에서 한번 정신적으로 밀려버리면 가진 기량조차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잠재력은 풍부했던 롯데선수들에게 가장 적합한 지도방식을 들고 나온거라 생각된다(그도 그럴것이 롯데는 당시 굉장히 좋은 유망주들-김사율, 나승현 등등-이 제대로 포텐을 터트리지 못하고 있었으니)
*로이스터의 한국에서의 성적
2008) 69승 57패 0무 624득점 518실점 (3위 .548)
2009) 66승 67패 0무 637득점 651실점 (4위 .478)
2010) 69승 61패 3무 773득점 710실점 (4위 .519)
괜찮은 성적이지 않은가? 물론 꾸준히 늘어가는 실점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로이스터가 강조한 노피어가 공격은 몰라도 수비에는 역효과가 있는걸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1) 공격+주루
로이스터 부임이후 롯데는 적극적인 공격을 팀컬러로 가지게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리그 최고의 타격의 재능인 이대호가 점점 성숙되어가는 시기와 로이스터의 부임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기도 하였고, 공격형 용병 가르시아의 기용 또한 꾸준히 이루어지며 그 영양가와는 별개로 누적스탯은 분명히 강화되고 있었다.
또한 공격형 포수인 강민호를 기용하였고, 조성환과 김주찬에게도 꾸준히 기회를 주어 현재 롯데 자이언츠의 아이덴티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감독임에는 분명하다.
주루에 있어서는 Extra Base에 굉장히 큰 무게중심을 두었다. 주자들이 적극적으로 뛰면 수비수들은 급해지고 그로인해 악송구가 나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가진 매니저들이 있는 반면, 적절하지 못한 베이스러닝이 습관화되면서 플레이의 맥을 끊어먹는다는 이유로 이를 싫어하는 감독들도 분명히 존재한다(그것도 꽤나 많이)
이런 저런 이유 달것 없이 로이스터 롯데의 공격력은 전형적인 빅볼에, 김주찬이라는 러닝머신이 추가됨으로써 상당히 짜임새를 이루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조금 쓴소리를 보태자면, 타자 9명이 다 큰것을 노려서는 생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타자중에서는 번트를 될 수 있는 선수도 있어야하며, 밀어쳐서 주자를 진루시킬 수 있는 선수, 그리고 큰 것을 날려줄 선수 3~5명 정도가 필요하다. 이런 조화로운 구성이 롯데 타선에는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너무 강한 타격만을 주문하다보니(본인은 이것은 로이스터와 메이저의 스타일의 차이일뿐 틀린다고 생각하지는 전혀않는다)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타석에서의 인내심과 선구안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 투수+수비
문제는 이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투수력의 지속적인 약화와 수비의 고질적인 문제가 계속되고 있고, 이것이 몇몇 로이스터 경질론의 최대 근거가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메이저에서는 이대호보다 더 큰 덩치들이 핫코너를 무리없이 보고있지만, 동양인으로서 그런 무게에 날렵함까지 함께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함에도 이대호의 3루 기용은 로이스터를 이야기할때 빠질 수 없는 주제가 될 것이다. 그것이 이대호의 타격재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수비라고 생각한다면 더욱더.
선발진을 구성하고 밀어주는데는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08년 이후 손민한(당시 War 5.467)이라는 걸출한 에이스를 잃었음에도 롯데의 선발진은 조정훈, 송승준, 장원준을 중심으로 탄탄히 돌아가고 있었으며 리그에서 QS가 가장 많은 팀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마무리의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굳이 가르시아를 안고 간 점, 그리고 중간계투진의 기량향상에 실패했다는 점은 참 두고두고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는가?
물론 로이스터도 이런 점을 생각을 한 듯하고, 투수진의 평균연령도 실제 28.8세에서 26.9세로 상당히 어려지기도 했다(타자는 부임시부터 상당수준이었으므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28.2세)
*과연 로이스터는 재계약 대상이 아닌가?
롯데의 가을잔치가 끝난 지금, 이것만큼 민감한 주제가 있나 싶다. 지난 시즌에도 롯데는 로이스터로는 우승이 힘들다는 판단하에 계약을 해지하려했고, 실제 1년이라는 감독으로서는 다소 치욕적인 계약서에 싸인하게 만들었다.
물론 롯데의 현 멤버에서 조금만 더 만져줄 수 있다면, 우승이 절대 꿈은 아니다. 게다가 롯데는 2011년 시즌이 끝나고 FA가 되는 이대호가 팀을 떠나기전에 우승을 해야한다는 목마름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04-05 양상문(승률 .410/.464), 06-07 강병철(.407/.447)의 기억을 떠올려봐야하지 않을까?
어차피 롯데 감독중 리그1위를 기록한 감독은 84년과 92년의 강병철을 제외하고는 없다. 오히려 로이스터 부임이후 1년만에 무려 1할이나 높은 승률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실제 08년의 .548은 99년 .591, 95년 .562에 이어 롯데 역사상 3번째로 높은 승률이다)
물론 20년간 우승을 못한 프로팀에 대한 회의감도 백분 이해한다.
그러나, 조금 심하게 말하면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롯데 프런트는 지난 3년간 롯데라는 팀이 왜 강팀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두산과 삼성에 포스트시즌에서 졌다고 우승 못시키는 감독이 필요없다고 말하는건가?
그렇다면 다시 물어보자, 다른 감독이였을때 롯데가 두산과 삼성이랑 플옵을 치룰 일이라도 있었냐고.
물론, 오늘의 경우도 투수교체 타이밍에 조금 아쉬움이 들었던 점은 사실이다. 인정한다. 또한 김경문 감독이 부진한 최준석 고영민 등을 한번 경기에서 제함으로써 한발짝 물러서서 경기를 보게하여 컨디션을 회복시키는 동안 홍성흔, 갈샤는 계속 출장하여 타점을 못올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3년이다. 그리고 야구를 잘 모르는 본인이지만, 롯데는 이제 자기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준플옵 1, 2차전은 사실 삼성이나 SK가 와도 이기기 힘든 팀이었다.
팬이 원하고 있다. 성적도 나아지고 있다.
감독또한 팀을 원하고 선수도 감독을 원한다.
재계약, 하지않을 이유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