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을 빽으로 세상과 맞짱뜨다◈040
'딩- 동-'
'쾅쾅쾅! 콰앙!!!'
다음날 아침.
아니, 아침인지 낮인지도 모를만큼 세상 모르고 자던 우리는.
시끄럽게 벨을 누르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어거지로 눈을 뜬다.
"뭐야.. 누구야!"
짜증섞인 목소리로 시휴오빠가 현관쪽으로 걸어간다.
화장대 위의 시계를 보자 벌써 낮 1시였다.
온몸이 찌뿌둥해서 침대에 다시 누우려 했지만,
곧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신이 바짝 들었다.
"너네 아직도 자는 거냐?! 빨랑 문 열어!!"
..
저.. 저 목소린...
"너 성수호냐?!"
"황동혁도 있다!!!"
"미친놈들아, 너네가 여긴 왜 와!"
어떻게 된 건지 생각할 새도 없이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
나 지금 환청 들은 거 아니야?
"여긴 어떻게 알았냐?"
"다 방법이 있지. 그래도 센스있게 첫째날은 훼방 안 놨잖냐."
아닌가보다. 연합오빠들이 단체로 몰려들어오고 있다.
어안이 벙벙해진 내가 잠시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으면,
시휴오빠가 내 할말을 대신 해준다.
"근데 시휴 이놈, 어젯밤에 마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응?"
이상한 상상이라도 하는 건지 동혁오빠가 나를 가르키며 물었다.
그도 그럴것이 두명 다 부시시 해가지고 눈도 제대로 못뜨는데다..
나는 온몸이 만신창이니까 말이다.
"말도 마. 어제 새벽 2시까지 경찰서에서 조사받느라 잠도 제대로 못잤다."
"경찰서? 너 여기까지 와서 싸움질 했냐?"
"별 거지같은 놈들이 다 시비잖아. 아, 됐다. 이말은 이제 그만 하자."
생각하기도 싫다는듯 시휴오빠가 물을 벌컥벌컥 마셨고..
연합오빠들은 아무렇게나 짐을 던지며 침대위로 뛰어든다.
..완전 불청객들이다. 으으.
"자~ 이제 슬슬 바닷가로 뛰어들어볼까???"
"나가자!!!"
여기가 무슨 당신들 짐터인줄 아냐구요...
오늘은 아무래도 물속에 들어가는 건 무리일듯 싶다.
저 인파 속에서 이러저리 치이고 다니다간 열사병으로 쓰러져버릴 것 같아.
오늘은 그냥.. 시휴오빠 옆에 철거머리처럼 붙어있어야지.
"업혀."
"응?"
우르르 몰려들어왔다가 우르르 몰려나간 연합오빠들을
얼떨떨한 얼굴로 보고있는데.. 대뜸 내앞에 허리를 숙이는 시휴오빠.
"업히라구."
내가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자, 내 손을 잡아 당겨서 자신의 목에 감는다.
결국 난 얼떨결에 시휴오빠에게 업힌 꼴이 되었고,
그렇게 해수욕장까지 나온 후에야 파도가 닿는 곳에 날 내려주고는
모래사장에 앉는 시휴오빠.
나도 제자리에 앉아서 커다란 물놀이배드를 타며 놀고있는
연합오빠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다시 시휴오빠를 본다.
"오빠도 들어가서 놀아."
"너한테 또 무슨일이 생길줄 알고."
아차차.. 나 시휴오빠랑 떨어지면 안 되지.
하지만 나 때문에 친구들과 못놀면 시휴오빠한테 너무 미안하잖아.
"그럼 나도 들어갈게. 같이 놀자."
"아니야. 너 아프잖아."
"이제 괜찮아, 참을만 해. 그리고 나 덥단말야."
사실은 무지하게 아팠지만, 대충 얼버무리며 시휴오빠를 설득했다.
그래서 결국 물속에 들어오면..
오빠들이 단체로 날 물놀이배드에 태우고 바닷속을 뛰어다니기 시작해.
그럼 나는 금새 또 기분이 좋아져서 소리까지 지르며 신이 난다.
..아픈것도 잊고.
"꺄아! 오빠들, 저기로 저기로!!!"
***
불청객 아닌 불청객들이 너무 많아 어제보다
무드는 떨어졌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하루였다.
무엇보다 남자들이랑 뭉태기로 다니니까 헌팅족들이 슬슬 피한다는거.
우리는 늦게까지 들어가지 않으며 경포대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었다.
"근데 너희 정말 어떻게 찾아온 거야?"
"우리가 보통 놈들이냐? 경포대 주변에 있는 콘도는 다 뒤져볼 생각이었지.
근데 너네 콘도가 경포대 바로 앞이잖아. 제일 처음으로 갔다가 딱 걸린거야."
"카운터에서 원래 아무한테나 말 안 해주지 않나?"
"야야, 내가 누구냐. 꽃미소 한방 날리면 다 알려줘."
수호오빠가 자랑스레 엄지손가락을 펴보이며 말했다.
하긴.. 수호오빠가 웃는게 좀 예쁘긴 하지.
밤바다엔 어제와 마찬가지로 불꽃놀이가 한창이고, 술마시는 사람들도 한가득이다.
"오빠들, 저희랑 노실래요?"
얼씨구.. 여자들도 헌팅이구나.
화장을 떡칠하고 배꼽티로 단체복을 맞춘 듯한 여자들이
동혁오빠한테 말을 걸어온다.
"나도 그러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여자가 하나 있어서."
"뭐 어때요, 다른분들은 다 혼자같은데 갈라져서 저희랑 놀아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제일 잘 걸려들 것 같은 동혁오빠를
집중적으로 꼬시는 화장떡칠녀. 그러면 동혁오빠는 걸려들고 말지.
..하지만.
"시휴야, 괜찮겠냐?"
"맘대로 해."
"난 안 돼. 은아가 알면 죽빵맞아."
"에라, 병신같은 놈아. 은아가 초능력자냐?"
"11시에 전화하기로 했단말야. 나 진짜 죽어. 너희끼리 놀아라."
"됐다, 됐어. 저기요, 죄송하지만 그냥 가보세요."
가라잖어.
가라면 그냥 곱게 갈 것이지 나는 왜 야려보고 가는건데?
저런 같잖은 기지배들같으니.. 아이라인이 1cm는 되어보이는구나. 흥.
"그래, 오늘은 오랜만에 제대로 뭉친 건데 우리끼리 놀자."
캔맥주를 원샷이라도 할 기세인걸 보면..
말은 저렇게 해도 속은 필시 타들어가고 있는게야.
불쌍한 동혁오빠.
저정도면 남자답고 듬직하겠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역시 공고는 연애하기 힘든 건가?
"어, 은아야~ 헌팅은 무슨! 동혁이놈이 꼬시는 것도 거절했단말야.
당근빠따지. 난 너밖에 없는거 알잖아. 응응, 다음주엔 우리 둘이 오자."
그에 반해, 은빛오빠는 아주 깨가 쏟아지는구나.
동혁오빠가 옆에서 죽일 듯 노려보는 것도 모르고
저게 무슨 추태여. 으이구.
"시휴야, 후배애들은 언제 모을 거얌?"
그때 수호오빠가 편의점에서 얻어온 빨대로 맥주를 빨아들이며 말했다.
"조만간. 각자 한명씩 찍어둔 녀석 있지?"
"우리학교 2학년 애들은 영 시원찮아서. 1학년은 안 돼?"
"학년은 상관없고, 너가 졸업하면 학교 잡을 놈으로 찍어둬."
"근데 태광고는 이번에도 안 낄 생각이야? 지휴 그녀석.."
"지휴는 사공빈한테 맡길 거야."
지휴 이야기에 순간 시휴오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다른 오빠들도 그걸 느낀 건지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져버리고,
모두 말없이 캔맥주를 들이키기 시작해.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지휴는.
***
"잘 가라! 서울가면 연락하마!"
다음날 아침.
저녁에 갈 거라는 연합오빠들을 뒤로 한채, 시휴오빠와 먼저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가 터미널을 나올 때까지 눈에 띄게 손을 흔드는 모습에 절로 실소가 터져나와.
모두.. 참 좋은 사람들이다.
"서울가서 오빠네 집으로 가자."
내말에 시휴오빠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면..
난 어젯밤 음주로 인한 피곤함으로 금새 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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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그 녀석을 빽으로 세상과 맞짱뜨다◈040
알파치노☆
추천 0
조회 202
07.01.20 15:0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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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에~ 재밌었요! 오늘 1편부터 다보고있어요~
우왓! 감사해용 +_+
재밌어요^^ 앞으로일어날일많이궁금하다는>_< 다음편도완전기대할께요!
앞으로 많은 일이 있을거예요! 헤헤 기대해주세용~!
너무너무재미써요-!ㅋㅋㅋㅋㅋ
감사해요-!!! ^^
재밌어요!!!!!!>_<결국 둘이 아무일도..<<흠흠 에고고~ 담편원츄!!!乃♡♡
음.. 첫날밤을 위해..? 허허허허
이거너무재미있는데요? 꺄아>_<잉거더더마니써주세요옹? 알쬬옹!?
넵 >_< 감사합니다!!!
아재밌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