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갔을 때 시설 보고 뜨악 했지만 어쩌다 보니 같은 곳을 두 번이나 가게 됐습니다.
호텔 예약 사이트에도 나오고 외국인이랑 출장객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소개된 비지니스 호텔인데,
호텔 셔틀버스로 공항 픽업도 하고 암튼 비지니스 호텔인 게 맞긴 맞는데...
일단 구조가 좀 특이합니다.
건물이 두 개로 나뉘어져서 하나는 A로 시작하고, 하나는 S로 시작하는 이름인데
같은 호텔이지만, 눈치로 보아하니 두 건물의 용도가 미묘하게 다른 듯 해요.
직원에게 물어보니까 다 똑같다고 했지만,
전 S쪽에 있었는데 아침 먹으러 식당 내려가면
외국인들이랑 딱 봐도 비지니스차 온 듯한 손님들은 죄다 A에서 나오거든요.
S에선 사람 구경하기 힘들고 유일하게 한 번 본 사람들이 불륜의 아우라가 짙게 풍기는 중년 커플이었어요.
그니까 A는 비지니스 호텔, S는 모텔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명색이 호텔이니까 대실요금 같은 게 써 있진 않지만
중년 커플이 체크아웃 시간도 아닌 저녁 시간대에 떠나는 걸로 봐서
S에서는 암암리에(?) 대실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스멀스멀..
아, 그리고 프론트에서 세면도구 담긴 비닐백을 주길래 별 생각 없이 들고 올라가서 열어보니
칫솔, 면도기, 헤어캡 뿐만 아니라 기타 연애도구들도 함께 있더라능;;;
비지니스 호텔에선 그런 거 안 주지 않나요?
그나저나, 저 혼자 숙박을 했지만 두 번 다 남자친구가 잠깐 다녀갔더랬지요.
근데 제가 좀 예민한 탓이라 그 후로 거의 한 달 가까이 몰카공포에서 헤어나질 못 하고 있어요.
말만 비지니스 호텔이지 사실상 모텔, 그것도 아주 후지고, 사람도 거의 없는 모텔이나 마찬가지고,
특급호텔도, 모가 회원도 아닌 곳이라 오히려 안전의 사각지대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혹시나 싶어 까페글 검색해 보니 2003년에 올라온 이용후기가 있는데 원래 모텔로 오픈한 곳이더라고요.
그러다 나중에 비지니스 호텔로 뾰로롱 변신한 듯.
그거 알고 나니 더더욱 신뢰심 떨어지고...
A에만 있었어도 이토록 불안하진 않을텐데 하필 S에만, 그것도 같은 이름으로 예약해서 두 번이나 다녀왔더니
불안해서 거의 죽을 지경이예요.
몰카 찍혔음 어떡하냐고 하도 지랄 떨어서 남친이랑 디지게 싸우고,
요즘 밥맛도 없고, 잠도 안 오고, 가슴 두근거리는 증상에 다크써클 무릎까지 내려왔어요.
혹시 그 호텔에 대해 좀 아시는 분 계신가요?
시설 후진 거 다 용서할 수 있는데 제발 안전하기만 하면 좋겠어요. 엉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