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은 새로운 현실 속에서 눈을 떴다. 살라 이후의 삶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슬롯으로서는 관계가 껄끄럽게 악화됐던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안도할 수도 있지만, 이제 남은 과제는 아이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다. 윙어 한 명이면 충분할까, 아니면 두 명이 필요할까?
분명한 것은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미끄러진 이유와 지난 시즌 우승팀에서 이번 시즌 5위로 떨어지게 만든 승점 24점의 하락에는 득점력 부족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해결하려 했던 문제이기도 했다. 슬롯은 첫 시즌 우승으로 가는 과정 내내 팀이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반복해서 지적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회를 만들어내고, 마무리할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필드에서 살라가 남긴 기록(442경기 257골 120도움)은 사실상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이제 그 부담은 팀 전체가 나눠야 한다.
이번 시즌에는 살라를 포함해 모든 선수의 생산성이 하락했다. 윙어들이 리그에서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지난 시즌 79개에서 이번 시즌 32개로 크게 줄었다.
리버풀은 라이프치히의 유망주 얀 디오망데를 주요 영입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 19세의 디오망데는 분데스리가 첫 시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외에도 앤서니 고든, 브래들리 바르콜라 역시 자세히 검토한 자원들이다.
디오망데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36경기 13골을 기록하며 가치가 100m 유로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휴즈 단장은 이적료를 낮추기 위한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며, 하비 엘리엇을 포함한 스왑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여름에도 라이프치히의 관심 대상이었지만, 라이프치히는 그의 몸값을 맞추지 못했고, 그는 결국 아스톤 빌라로 임대 이적했다. 엘리엇은 어느 때보다 꾸준한 출전 시간이 필요하며, 라이프치히는 챔피언스리그 무대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파리 역시 디오망데 영입에 관심이 있지만, 파리가 실행에 옮기려면 바르콜라를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디오망데의 분데스리가 기록은 눈길을 사로잡지만, 최근의 행보를 고려할 때 이러한 기록들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얼마나 통할지는 의문이다.
디오망데는 ‘드리블 후 득점’ 부문에서 리그 최다(5회)를 기록했고, 10m 이상 전진 드리블(174회)과 볼 운반 이후 찬스 창출(32회)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오픈 플레이 찬스 창출(55회)과 공격 지역 볼 탈취(27회)에서도 각각 4위에 올라와 있다.
슬롯은 “문제는 단순히 윙어만이 아니라, 윙어와 풀백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우리의 스타일을 설명하자면, 윙어와 풀백의 연계에 크게 의존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 시즌에도 같은 방식을 시도했지만, 지난 시즌과 같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게 그들만의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저를 포함해 팀 전체가 지난 시즌만큼의 수준을 보여주지 못했다.”
슬롯의 발언이 오른쪽 풀백 보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지난 이적시장이 남긴 교훈은 어떤 신입 선수도 ‘구세주’로 성급히 추켜세우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삭과 비르츠는 향후 팀을 바꿀 수 있는 선수일 수 있지만, 데뷔 시즌은 실망스러웠으며 투자 대비 성과는 부족했다.
이삭은 브렌트포드전에서 벤치에 머물렀는데, 이는 그의 시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반면 비르츠는 경기 막판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자신의 부진을 그대로 드러냈다. 비르츠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기대 공격 포인트보다 적은 결과를 낸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7위에 올라와 있다. 실제 기록은 15개지만, 기대치는 20개였다.
물론 이것이 전적으로 비르츠의 책임만은 아니다. 이삭의 잦은 부상, 에키티케의 폼 하락과 아킬레스건 부상, 각포의 퍼포먼스 저하 역시 영향을 미쳤다.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조타의 사망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주 로버트슨과 반 다이크가 이를 언급했고, 브렌트포드전 이후에는 커티스 존스 역시 개인적·축구 측면에서 영향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슬롯이 부임했을 당시 공격진은 조타, 디아스, 살라, 각포, 누녜스, 키에사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나 다음 시즌을 앞둔 현재 기준으로는 이삭, 부상 중인 에키티케, 각포, 은구모하, 그리고 떠날 가능성이 큰 키에사 정도만 남아 있다. 또 한 번의 중요한 여름 이적시장이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