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의 노상 방뇨로 골치를 앓아온 미국 샌프란시스코시가 액체를 튕겨내는 특수 페인트로 건물 벽을 칠하기 시작했다. 노숙인이나 취객이 건물 벽에 소변을 보면 거울에 반사되는 빛처럼 소변이 튀도록 하기 위해서다. '누워서 침 뱉기'처럼 옷과 신발이 흠뻑 젖게 만든다는 것이다.
(왼쪽)남성들이 벽을 향해 노상 방뇨할 경우 대개 소변은 벽에서 물줄기를 이루며 아래를 향한다. (오른쪽)‘울트라 에버드라이’를 칠한 벽을 향해 방뇨했을 경우 소변줄기는 벽에‘반사’돼 신발과 바지를 향한다. /유튜브 캡처
CNN방송은 25일(현지 시각) 샌프란시스코시가 술집 밀집 지역 등 시내 10곳에 소변 반발 기능을 갖춘 페인트를 칠했다고 전했다. 해당 벽에는 소변을 튕겨낸다는 경고문 대신 '참아주세요. 이 벽은 공중화장실이 아닙니다. 볼일은 적절한 장소에서 해결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영어·중국어·스페인어로 적혀 있다.
노상 방뇨 대책으로 도입된 특수 페인트는 '울트라 에버드라이'로 불리는 것으로, 물에 젖지 않고 물을 튕겨내는 '초소수성(超疏水性)'을 지닌 연잎 표면에서 착안해 개발됐다. 연잎 표면의 미세 돌기를 페인트 코팅에 도입해 물이 흡수되지 않고 튕겨 나오게 한 것이다. 그동안 주로 선박이나 자동차 표면에 쓰이던 이 페인트를 올해 독일 함부르크시가 노상 방뇨 대책으로 벽에 칠했고, 이번에 샌프란시스코시가 도입했다. 샌프란시스코시 당국은 "벌써부터 '우리 동네 벽에도 칠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