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날 소고
정월 초이틀에 해당하는 일월 넷째 월요일이다. 올해는 음력 이월이 윤달로 한 번 더 끼어 예년보다 설날이 일찍 든 편이다. 달력에는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내리 나흘간 빨간색이 칠해져 있었다. 설날이 일요일과 겹쳐 대체 공휴일을 붙여 연휴가 하루 더 늘었기 때문이다. 연전 국회에서 공휴일에 관한 법령을 개정하면서 명절과 어린이날이 주말 주일과 겹치면 하루 더 쉬게 했다.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을 두고 우리나라 5대 국경일이라 이른다. 이 가운데 제헌절은 십여 년 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한글날도 공휴일에서 빠졌던 적이 있었으나 공휴일로 복원함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시월 초순은 가을 나들이를 즐겨 갈 수 있게 되었다. 대체 공휴일은 앞서 언급한 명절 말고도 어린이날이 휴일과 겹치면 그다음 날 하루 쉬게 된다.
새해 첫날은 하루만 쉬고 설과 추석은 이틀을 쇤다. 고유의 민속 명절은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풍습에 따라 객지로 따나 사는 이들이 오가는 교통편의 거리를 고려해 정한 결정이지 싶다. 여기에 국경일은 아니지만 전 국민이 경건하게 하루를 보내는 날로 정한 현충일이 있다. 이날은 국가 유공자나 보훈대상자가 아니라도 순국선열을 기리는 마음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시대적 변화 추세에 따라 지금의 주 5일제에서 주 4일제까지 앞당겨 시행하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안다. 젊은 층의 육아나 코로나 여파로 당겨진 감이 든다만 공무원에게는 본인이 근무 시간을 선택하게 하는 유연 근무제도 도입되었다. 온라인 업무가 일상화되니 재택근무 문화도 연착륙해 무난히 시행한다. 나도 퇴직 전 코로나 비상 상황에서 아이들과 화상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앞으로 공론화 과정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대체 공휴일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대체 공휴일 제도가 처음 도입될 당시 홍보가 덜 되어 일시 혼란을 겪기도 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부처님오신날과 성탄절이 주말이나 일요일과 겹친 경우리라. 나는 종교에 심취하지 않아 어느 교파에 소속됨이 없으나 성탄절은 밋밋하게 넘어가도 부처님오신날이면 암자에 걸린 연등에 눈길이 갔다.
일월 넷째 월요일은 설날 연휴 사흘째로 달력에는 빨간색이 칠해져 있었다. 백수에게 평일과 휴일의 구분이 있겠느냐마는 날이 가고 달이 가는 주기는 알아두어야 했다. 대한과 겹친 설 연휴 끝자락은 근년 경험하지 못한 북극발 시베리아 한파가 닥쳐온단다. 코로나라 자주 접한 재난 문자는 한파주의보로 바뀌어 수시로 날아오고 있다. 여름 폭염 만큼 겨울 혹한도 잘 넘겨야 한다.
추위가 엄습하기 전 월요일 점심나절 시내를 벗어나 강둑을 걸어보고 싶었다. 이번에 닥쳐올 한파는 태풍급의 북풍까지 세차게 불 것이라 예보되었다. 바닷가의 바람이야 유별나지만 강바람도 만만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 강가로 나가면 바람은 그다지 세차지 않을 듯해서였다. 이런 기대감으로 명촌 강가로 산책하려는 계획은 뜻밖의 사정으로 철회했다.
지난 연말 서울로 올라가 받은 건강검진에서 빨간불이 켜져 후속 진료 절차를 밟고 있다. 재촬영한 흉부 엑스레이는 깨끗해도 컴퓨터 단층 사진 촬영 이상 여부는 오는 금요일 호흡기내과 전문의를 만나야 알 수 있다. 소화기내과에는 삼월 초 위내시경과 초음파검사를 예약해 두었다. 이미 서울에서 받아온 위산 제균제는 복용을 마쳤고 헬리코박터 제균제는 열하루째 먹는 중이다.
약사의 당부에 따라 식후 30분 경과 후 먹으십사는 복용 시간을 준수하고 음주나 카페인 섭취도 하지 않고 있다. 14일간 복용할 헬리코박터 제균제를 나흘만 남긴 시점이다. 그간 아침저녁 복용한 약에서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는데 열하루째는 상황이 달랐다. 속이 몹시 메스껍고 장이 뒤틀리는 통증에 구토까지 했다. 외출은 언감생심이고 저녁나절 되어서야 겨우 몸을 추슬렀다. 23.01.23
첫댓글 헬리코박터 멸균하시어
힘찬 행보 이어가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