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 나포, 일본을 한방에 무릎 꿇린 희토류 금속.
희토류 금속(Rare-Earth Metal)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미래 청정 에너지 산업과 휴대전화, 컴퓨터 등의 제조에 쓰이는 필수 원료가 이 금속이라네요. 통칭하여 희토류라고 불리우는데 좀 더 세분하면 고효율 전등에 들어가는 테르븀, 핵발전과 레이저 등의 디스프리슘, LED TV 등의 이트륨, 자동차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쓰는 세리움,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란타넘 등 다양하답니다. 난생 처음 듣는 이 금속이 지난 한주 동북아지역을 뜨겁게 달군 중국과 일본 간의 외교분쟁을 단시간에 종결시키는데 커다란 몫을 했읍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고 계신 일이겠지만 일본이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尖閣)제도) 근방에서 불법조업을 했다며 중국어선을 나포해 선원 15명을 억류했읍니다. 일본이 선원들은 석방하고 선장 만 구금기간을 연장한 상태에서 일본 사법절차에 따라 기소하겠다고 밝혔읍니다. 이에대해 중국이 희토류 금속의 대일수출 중단을 시발로 일본인 간첩혐의자 4명 연행조사, 일본관광중단, 중일양국간 고위급 교류와 가스전 공동개발 협상 및 항공편 증편 논의를 중단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벌이자 일본이 2주도 버티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네요.
거의 원자탄급에 해당하는 중국의 이번 대일보복조치들 가운데 결정적인 한방은 희토류 금속의 대일수출중단이었다는데, 이게 말이죠, ‘일본산업의 생명선을 끊는 것’이라게 일본언론의 평가랍니다. 덕분에 저도 도대체 희토류 금속이란게 도대체 뭔가 싶어 인터넷을 뒤져보게 됐읍니다.
간략히 요약하면, 중국이 전세계 희토류 금속 생산 및 공급량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전체의 매장량중 60% 가량이 내몽골 등 중국 땅에 몰려있다고 합니다. 현재 전세계 희토류 금속 수요는 연 12만4000t. 일본의 수요는 도요타 전기차 등 약 4만t인데 전량 중국산 이랍니다. 일본이 중국인 선장 한명 잡아놓고 댜오이다오를 자국영토로 굳히기 하려다가 졸지에 경제가 마비되게 생겼으니 시쳇말로 쪽한번 못쓰고 항복한거죠.
근데 일본이 짱구도 아닐텐데 느닷없이 중국인 선장의 사법처리 같은 소동을 벌인 걸까요?
혹시 중국이 이처럼 강경하게 나올 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닐까요?
중국어선을 나포한 댜오이다오는 중일이 오랜기간 영토와 주권을 다퉈온 분쟁지역 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댜오이다오는 ‘청나라 때까지 중국영토였으나 청일전쟁 중인 1895년 일본이 강점하였다가 2차대전후에도 일본의 실효적인 지배를 인정받아 왔다’고 합니다.
일본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상황과 유사한데 독도와 다른점이 있다면 다오이다오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일본이 하고 있다는 것이죠.
더군다나 인근 오키나와섬에 미군을 주둔시켜온 미국이 1960년에 체결된 미일안보조약에서 다오이다오를 일본영토로 규정해주고 있답니다. 날강도는 이럴 때 쓰는말이죠.
천암함 사건이후 다시한번 동북아 지역의 세력지형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 사건입니다.
그 격동의 중심에 코리아반도가 놓여있읍니다.
(이번 주에 올린 글내용 중 쓰여진 수치들은 이미 보도된 언론기사에서 참조, 인용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