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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이방(可欺以方)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다는 말이다.
可 : 옳을 가(口/2)
欺 : 속일 기(欠/8)
以 : 써 이(人/3)
方 : 모 방(方/0)
(유의어)
가기이기방(可欺以其方)
군자가기이기방(君子可欺以其方)
출전 : 맹자(孟子) 만장편(萬章篇)
이 성어는 맹자(孟子) 第9篇 만장장구(萬章章句) 상(上) 第2章에 나오는 말이다.
맹자(孟子)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옛날 산 물고기를 정(鄭)나라 자산(子産)이 선물로 받자 자산은 살아 있는 물고기를 차마 잡아먹을 수 없어 정원을 관리하는 교인(校人)에게 연못에 넣어 잘 살게 하라고 보냈다.
교인은 물고기를 다 잡아먹고 태연하게 그렇게 했노라 보고하니 아무것도 모르는 자산은 그 물고기가 제 있을 곳을 얻었다며 기뻐했다.
교인은 밖으로 나와 자못 자랑스러운 듯이 이렇게 말했다. '누가 자산을 보고 지혜 있는 사람이라 하는가. 이미 삶아 먹은 것도 모르고 제 있을 곳을 얻었구나, 제 있을 곳을 얻었구나 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군자는 그럴듯한 방법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그 도리가 아닌 것으로는 속이기 어려운 것이다.'
맹자는 이 예를 순임금을 변명하기 위해 들고 있다.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을 가리켜 군자라 말하고 있다. 이 군자라도 남에게 속아 넘어갈 수가 있다는 말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군자 같은 사람들이 교활한 사람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나라 자산은 이름난 재상인데 맹자는 자산을 흉보고 있다. 특이한 장면이다. 본말은 '군자가기이기방(君子可欺以其方)'이다.
알고도 속아준다. 가기이방(可欺以方)이라. 그럴듯한 말과 방법으로 남을 속일 수 있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이다.
뜻 그대로 보면 남을 속인다는 말이지만 원문의 의미는 어른이나 군자, 리더는 '알고도 속아준다'는 따뜻한 사람의 인자함이 스며있다고 한다. 좋은 리더는 이 정도의 넓은 아량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모임에서도, 국가의 지도자에게서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면 통용해도 좋은 말인 것 같다. 살면서 알고도 속아주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
필요할 것 같기도 하다. 문제는 그것을 악용한다는데 있다. 속아주면서도 악용하지 않도록 하는 지혜를 구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기이기방(欺以其方)
그럴 듯한 논리로 사람을 속일 수 있지만
맹자(孟子) 만장상(萬章上)
曰; 然則舜偽喜者與.
"그러면 순(舜) 임금은 거짓으로 기뻐하셨습니까?"
曰:否. 昔者有饋生魚於鄭子產, 子產使校人畜之池.
"아니다. 옛적에 정자산(鄭子産)에게 살아있는 물고기를 준 사람이 있었는데, 자산(子産)이 교인(校人; 연못을 맡은 아전) 으로 하여금 연못에 기르게 하였다.
校人烹之, 反命曰; 始舍之圉圉焉, 少則洋洋焉, 攸然而逝.
그런데 교인(校人)이 물고리를 삶아 먹고 복하여 말하기를, '처음에 물고기를 연못에 놓으니 어릿어릿하다가 조금 있다가 힘차게 헤엄쳐 멀리 갔습니다.'
子產曰; 得其所哉. 得其所哉.
자산(子産) '살 곳을 얻었도다! 살 곳을 얻었도다!'
校人出, 曰; 孰謂子產智. 予既烹而食之, 曰; 得其所哉. 得其所哉.
교인(校人)이 나와서 '누가 자산(子産)을 보고 지혜가 있다고 하는가? 내 이미 삶아 먹었는데 '살 곳을 얻었도다! 살 곳을 얻었도다!' 라고 하는구나' 하였다.
故君子可欺以其方, 難罔以非其道.
그러므로 군자를 그럴듯한 말로써 속일 수 있을지언정, 도리가 아닌 것으로 군자를 속이기는 어렵다.
彼以愛兄之道來, 故誠信而喜之. 奚偽焉.
상(象)이 형을 사랑하는 도리로써 왔으니 그러므로 순(舜)임금은 진실로 믿고 기뻐하였지 어찌 순(舜)이 거짓으로 그랬겠는가?"
기이기방(欺以其方)
우리는 지난 11월에 위드 코로나를 실시했는데 12월에 이르러 단계적 일상 회복의 지속을 두고 두 가지 측면에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하나는 위드 코로나의 실시부터 예상된 문제다.
근래에 코로나19의 확진자가 처음으로 5,000명 선을 넘고 위중증 환자가 700명을 넘어서면서 의료 인력과 병상 부족의 문제가 임계치에 다다랐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른 하나는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종의 출현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의 지배종이 델타였는데 아프리카의 보츠와나와 남아공에서 발견된 오미크론이 유럽 등으로 확산되다가 우리나라의 방역망을 뚫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자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의구심은 사람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품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어떤 입장에서 이 의구심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후의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
하나는 신의 입장이다. "위드 코로나를 실시하면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의 발생이 급증하게 될 줄 몰랐느냐" "위중증 환자가 급증할 경우 병상과 의료 인력을 미리 확보해야 하지 않는가" "코로나19의 변이가 발생하더라도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 않는가"
신의 입장에 서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그것에 대해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게 된다.
신의 입장에 서면 코로나19의 방역 상황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쉽다. 사람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닌 이상 어떤 일이 일어나리라 예상할 수 있지만 확정할 수 없다.
예컨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이 크고 면역 회피의 가능성이 높아 백신의 효용성이 무력화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오미크론의 특성에 대한 사례 보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그 우려를 과도하게 부각시키게 되면 우리는 방역에 대한 불신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갖게 된다. 이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의 입장과 달리 과학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일어난 현상의 데이터에 근거해서 문제의 정체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오미크론의 특성을 파악하기 전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기존의 방역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유보의 태도를 갖는다. 유보의 시간은 답답한 기다림의 과정이지만 인간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한계이다.
아울러 과학의 입장은 세계 각국의 방역을 검토하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이 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급감 현상을 보이는 일본의 사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일본의 현상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특이 사례로 이야기되지만 한 가지 특징은 있다. 우리가 일본보다 백신 접종률이 전체적으로 조금 앞서지만 10대 접종률을 보면 사정이 다르다.
일본은 70%에 가까운 반면 우리는 15%에 머무르고 있다. 이 통계가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지만 적어도 우리가 지금 무엇에 초점을 둬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맹자는 사람이 의구심을 느낄 때 주의해야 할 지점을 이야기하며 정나라 자산(子産)의 일화를 소개했다.
어떤 사람이 자산에게 산 물고기를 선물했다. 자산은 관리인에게 그 물고기를 연못에 기르도록 했다. 관리인은 물고기를 삶아 먹고서 "물고기를 연못에 풀어놓으니 처음에 비실비실하더니 조금 있다 생기를 찾아 유유히 연못 속으로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자산이 이 보고를 듣고 자신이 속은 줄도 모르고 물고기가 제자리를 찾아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맹자는 "그럴 듯한 논리로 사람을 속일 수 있지만 합당한 이치가 아닌 말로 사람을 속이기가 어렵다(欺以其方, 難罔以非其道)"고 말한다.
우리는 방역과 백신 효능에 대해 불안을 조성하는 방(方)에 이리저리 휘둘릴 수 있지만 확실한 도(道)의 입장에서 과도한 불안을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코로나19의 통제를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신의 입장에 서면 만사가 분명해 보이나 현실이 그에 부합할 수가 없지만 과학의 입장에 서면 일의 진행이 느리고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문제를 푸는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맹자(孟子) 만장(萬章) 상(上)
第2章
萬章問曰: 詩云, 娶妻如之何, 必告父母. 信斯言也, 宜莫如舜. 舜之不告而娶, 何也.
만장이 물었다. '시경에 '아내를 취함은 어떻게 하나 반드시 부모에게 고해야지'라고 합니다. 이말을 믿는다면 마땅히 순임금처럼 해서는 안됩니다. 순임금은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장가갔는데 왜 그렇습니까?'
孟子曰: 告則不得娶. 男女居室, 人之大倫也. 如告, 則廢人之大倫, 以懟父母, 是以不告也.
맹자 대답했다. '부모에게 알리면 장가 갈 수가 없었다. 남녀가 혼인해 사는 것은 사람의 큰 윤리인데 만약 부모에게 알렸다면 사람의 윤리를 폐하게 되고 이로써 부모를 원망하게 된다. 이 때문에 말하지 않은 것이다.'
萬章曰: 舜之不告而娶, 則吾旣得聞命矣, 帝之妻舜而不告, 何也.
만장이 말했다. '순임금이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장가간 것에 대해 말씀을 잘 알았습니다. 그런데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딸을 시집보내면서 순임금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어떤 이유인가요?'
曰: 帝亦知告焉則不得妻也.
맹자 말하기를, '요임금 역시 알리게 되면 딸을 시집보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解說)
인용된 시는 시경 제풍(齊風)의 남산(南山)의 일부분이다. 제나라 공주이자 노나라 환공의 부인인 문강이 자기 오빠와 근친상간하는 것을 비판한 노래라고 한다. 시경 인용은 논어에서도 그랬지만 맥락과 관계없어도 비슷한 구절이 있으면 들고 와서 언급한다.
蓺麻如之何, 衡從其畝.
삼씨 심는 것은 어떻게 하나? 가로 세로 이랑을 따라야지.
取妻如之何, 必告父母.
아내를 얻을 때는 어떻게 하나? 반드시 부모에게 알려야지.
旣曰告止, 曷又鞠止.
이미 다 알리고 말았는데 어찌 또 그만두겠다 말하겠나?
순임금의 아버지 고수가 포악하고 새어머니와 동생이 간악하니 요임금의 두딸과 혼인하면서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萬章曰: 父母使舜完廩, 捐階, 瞽瞍焚廩. 使浚井, 出, 從而揜之.
만장이 말했다. '순임금 부모가 순에게 창고를 완성하라고 시키고는 사다리를 치워버렸다. 그리고는 아버지 고수가 창고에 불을 질러 죽이려 했다. 또 우물을 깊게 파도록 시켰다. 순임금이 우물파다 나갔는데 나간 줄 모르고 죽이려 바로 흙을 덮었다.
象曰: 謨蓋都君咸我績, 牛羊父母, 倉廩父母, 干戈朕, 琴朕, 弤朕, 二嫂使治朕棲.
순임금 동생 상이 말하기를, '도군을 덮어버릴 꾀는 모두 내가 낸 것이므로 순임금의 소와 양, 창고는 부모에게 드리고 방패와 창, 거문고, 활은 내가 가지고 두 형수는 나의 잠자리 시중으로 시키겠다.'
象往入舜宮, 舜在床琴.
상이 순임금의 궁궐로 들어갔는데 죽은 줄 알았던 순임금은 상에 앉아 거문고를 타고 있었다.
象曰: 鬱陶思君爾. 忸怩.
상이 말하기를, '근심걱정으로 당신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고 말하며 부끄러워 했다.
舜曰: 惟茲臣庶, 汝其于予治.
순임금은 '너는 나에게 와서 이 많은 신하들을 다스리도록 하여라'고 했습니다.
不識舜不知象之將殺己與
모르겠습니다. 순임금은 동생 상이 자기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까?
(解說)
사기에 의하면 순임금이 우물을 파는데 옆으로 빠져나가는 길을 만들어 그리로 빠져 나왔다고 한다.
순임금을 도군(都君)이라 부르는 이유는 요임금으로부터 권력을 상당히 넘겨받아 도시 하나를 다스리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자는 순임금이 거주한 곳이면 3년이면 도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도군이라 부른다고 한다. 상은 순임금의 이복동생이다.
曰: 奚而不知也. 象憂亦憂, 象喜亦喜.
맹자 말하기를, '어찌 몰랐다 하겠나? 동생 상이 우울하면 형제의 정으로 자기도 우울해하고 상이 기뻐하면 자기도 기뻐한 것이지.'
曰: 然則舜僞喜者與.
만장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순임금은 거짓으로 상을 기쁘게 맞이한 사람인가요?'
曰: 否. 昔者有饋生魚於鄭子產, 子產使校人畜之池.
맹자 말하기를, '그렇지 않다. 옛적에 정자산에게 누가 살아있는 고기를 보냈다. 그러자 정자산은 말 기르는 관리에게 그 고기를 연못에서 기르도록 시켰다.'
校人烹之, 反命曰: 始舍之圉圉焉, 少則洋洋焉, 攸然而逝.
그러나 그 관리는 그 고기를 삶아 먹고는 정자산에게 보고하기를, '고기를 연못에 놓자 처음에는 어리바리 하더니 잠시 후 곧 의기양양해져서 유유히 헤엄쳐 나갔습니다.'
子產曰: 得其所哉, 得其所哉.
그러자 정자산이 말하기를, '그 고기가 제자리를 얻었구나. 제 자리를 얻었어.'
校人出, 曰: 孰謂子產智, 予旣烹而食之, 曰, 得其所哉, 得其所哉.
그 관리가 나와서 말하기를, '누가 정자산이 지혜롭다고 말했어? 내가 고기 다 삶아 먹었는데, 정자산은 '제자리를 얻었구나. 제자리를 얻었어'라고 할 뿐인데.'
故君子可欺以其方, 難罔以非其道.
그러므로 군자는 올바른 도리를 내세우며 속이려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지만 그 도리가 아닌 것으로는 속이기 어려워.
彼以愛兄之道來, 故誠信而喜之, 奚僞焉.
순임금의 동생은 형을 사랑하는 도를 내세우니 순임금은 진실로 믿고 그것을 기뻐한 것이다. 어찌 거짓이겠는가?
(解說)
정자산은 정(鄭)나라의 경(卿)으로 BC 522년까지 살았던 현자이다. 본명은 희교(姬僑)로 공자가 매우 높게 평가한 인물이다. 토지제도와 조세제도를 정돈해 소국 정나라를 반석에 올려 놓았다.
교인(校人)은 주나라의 제도에 의하면 말을 기르고 훈련시키는 관리이다.
孟子 第9篇 萬章章句 上
第2章
君子可欺以其方, 難罔以非其道.
군자는 올바른 방법으론 속일 수 있지만, 그른 방법으론 속이기 어렵다.
○ 萬章問曰: 詩云, 娶妻如之何. 必告父母. 信斯言也, 宜莫如舜. 舜之不告而娶, 何也.
만장이 물었다. "시에 이르기를, '장가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반드시 부모에게 알려야 하네'라 했다. 참으로 이 말대로라면 마땅히 순임금과 같아선 안 됩니다. 순임금은 (부모님께) 고하지 않고 장가 가셨으니 어째서 입니까?"
○ 孟子曰: 告則不得娶. 男女居室, 人之大倫也. 如告, 則廢人之大倫, 以懟父母, 是以不告也.
맹자께서 대답하기를, "고하셨다면 장가갈 수 없었으리라. 남녀가 집에서 동거하는 것은 사람의 가장 큰 인륜이다. 그럼에도 고하셨다면 사람의 인륜을 폐하고, 부모를 원망했으리니 고하지 않았던 것이다"고 하셨다.
○ 萬章曰: 舜之不告而娶, 則吾旣得聞命矣; 帝之妻舜而不告, 何也.
만장이 다시 이르기를, "순임금이 고하지 않고 장가가셨다는 것은 제가 이미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요임금께서 순에게 딸들을 시집보냄에 순임금의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어째서 입니까?"고 하니,
○ 曰: 帝亦知告焉則不得妻也.
맹자께서 이르기를, "요임금 또한 알렸다면 시집보낼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고 말씀하셨다.
○ 萬章曰: 父母使舜完廩, 捐階, 瞽瞍焚廩. 使浚井, 出, 從而揜之.
만장이 말했다. "부모가 순에게 창고를 고치도록 하여 (순이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제거해 버렸으며, 고수는 (순을 죽이려) 창고를 불태우기까지 했습니다. 순에게 우물을 파도록 하니, (깊이 파 들어가 흙을 쏟아 붓자) 순이 나오려 하자, 그가 움직이는 방향을 쫓아 그를 생매장하려 했습니다.
象曰: 謨蓋都君咸我績. 牛羊父母,倉廩父母, 干戈朕, 琴朕, 弤朕, 二嫂使治朕棲.
(순의 이복동생인) 상(象)이 이르기를, '도군(상을 말함)을 생매장시킬 꾀는 다 내가 낸 것으로, 나의 공적이다. 소와 양은 부모에게로, 창고의 곡식은 부모에게로, 방패와 창은 나에게로, 거문고는 나에게로, 조각하여 만든 활은 나에게로, 두 형수님으론 나의 거처를 관리하도록 해야지'라고 말했습니다.
象往入舜宮, 舜在床琴.
그러면서 상은 순의 궁궐에 가서 들어가려 하니, 순은 평상에 앉아 거문고를 타고 있었습니다.
象曰: 鬱陶思君爾. 忸怩.
상이 이르기를, '울적하여 그대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고 말하며, 부끄러워 했습니다.
舜曰: 惟茲臣庶, 汝其于予治.
이에 순이 이르기를, '나의 신하들이 있으니, 네가 나에게 와서 다스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不識舜不知象之將殺己與.
알지 못하겠습니다. 순은 상이 장차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걸 몰랐습니까?"
○ 曰: 奚而不知也. 象憂亦憂, 象喜亦喜.
맹자께서 이르기를, "어찌 몰랐겠는가? 상이 근심하면 순도 또한 근심했고, 상이 기뻐하면 순도 또한 근심했다"고 말씀하셨다.
○ 曰: 否. 昔者有饋生魚於鄭子産, 子産使校人畜之池.
맹자께서 이르기를, "아니다. 옛적에 살아 있는 물고기를 정자산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래서 자산은 연못 담당 관리에게 연못에서 기르도록 했다.
校人烹之, 反命曰: 始舍之圉圉焉, 少則洋洋焉, 攸然而逝.
그런데 관리가 그것을 삶아 먹고는 '물고기를 풀어놓으니 처음엔 비실비실 대다가, 이윽고 기운을 차린 듯 멀리 가버렸습니다'고 보고했고,
子産曰: 得其所哉. 得其所哉.
정자산은 '(물고기가) 제자리를 찾았구나! 제자를 찾았구나!'고 말했다.
校人出, 曰: 孰謂子産智. 予旣烹而食之, 曰: 得其所哉. 得其所哉.
그러자 관리가 밖으로 나와 '누가 정자산이 지혜롭다 했는가? 내가 이미 삶아서 그걸 먹었는데도, (정자산은 그걸 모르고) 제자릴 찾았구나! 제자릴 찾았구나! 라고만 말한다'고 말했다.
故君子可欺以其方, 難罔以非其道.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올바른 방법으로 속일 수 있지만, 올바른 방법이 아니면 속이기 어렵다.
彼以愛兄之道來, 故誠信而喜之, 奚僞焉.
상이 형을 사랑하는 도리로 찾아왔기 때문에 참으로 믿고 기뻐했던 것이니, 어찌 거짓이 있겠는가?"고 말씀하셨다.
君子는 可欺以方이라
정조 때 당파싸움에 희생된 정승 조태채의 얘기다. 부인 심씨를 잃고 얼마 되지를 않아 담당 서리(書吏)가 예정된 시간을 한참 지나 나타났다. 즉 지각을 한 것이다.
그 벌로 볼기를 때리자 서리는 슬피 울면서 호소를 했다. "소인의 죄를 소인이 모르는 바 아니옵고, 죽을 때 죽더라도 비통한 말씀이나 드리고 벌을 받아도 받겠습니다. 소인은 얼마 전 아내가 죽고 어린 것 셋을 제가 직접 키우고 있사온데, 큰 놈이 다섯 살, 다음이 세 살, 막내가 딸년이온데 태어난지 여섯 달 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어린 막내년이 하도 울고 보채어 이웃집 아주머니께 젖을 좀 먹여달라고 부탁하고, 이어 큰놈 둘째 놈이 일어나 또 배고프다 칭얼대서 죽을 지어 먹이고 부랴부랴 들어왔지만 이렇게 늦게 되었으니 그저 죽여 주십시오."
조태채는 이 이야기를 듣다가 그만 눈물을 지으며, "네 처지가 정히 나와 같구나!" 하고 물자를 후하게 주어 보냈다. 그러나 그것은 매 맞는 것을 피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이를 빗대어, 군자란 마음이 곧고 사악함을 잘 모르기 때문에 여러 방편으로 속일 수가 있다는 뜻으로 '君子는 可欺以方'이라는 말이 유행됐다.
최근, 한 나라의 재상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위장전입에 군대기피에 세금탈루에 논문베끼기 등등에 휘말려 문턱에서 좌절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청문회를 통해 바라볼 때 초지일관 변명에 속임수로 버티다가 결국 중도 포기해 버리고 마는데, 위 이야기에 비교하자면, 신분의 위치로 볼 때 국민이 군자요, 정작 만인지상(萬人之上)에 있어야 할 군자는 일개 서리(書吏)가 된 셈이다. 달리 말하자면, 속여야 할 사람과 속임을 당해야 할 사람의 위치가 바뀐 것이다.
오늘 청문회에서도 여지없이 공방전을 벌일 모양이다. 군자를 자처하는 국회의원들이나 그 모습을 지켜볼 국민들이 과연 可欺以方의 수법에 넘어갈 것인가?
물어보는 놈이나 대답하는 놈 모두 똑같은 놈들일진대 제대로 된 답이 나올리 만무다. 요즈음 돌아가는 분위기로 볼 때, 결국 '君子는 可欺以方이라'로 끝날게 틀림없다.
속아줄 망정 속아 넘어가진 마라
한동안 치킨을 배달시키면 닭다리가 한 개밖에 오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다. 말하자면 배달 사고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중국 고사에 있다. 정나라 재상 자산(子産)이 살아 있는 물고기를 선물받자 관리인에게 맡겨 기르게 했다.
관리인은 삶아 먹고는 '물고기를 풀어줬더니 잘 헤엄쳐가더라'고 거짓 보고를 했다. 자산은 뻔한 거짓말을 듣고서 화를 내긴커녕 '제 갈 곳으로 잘 갔구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맹자(孟子)' 만장편(萬章篇)에 나오는 이야기다. 중국의 전설적 황제 순(舜)임금 일화도 같은 계통이다. 순임금에겐 어리석은 생부, 속이 음흉한 서모와 이복동생이 있었다.
이들은 순임금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온갖 술수를 다 썼지만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 매번 곤경에서 벗어났다. 결국 이들도 순임금의 아량과 지혜에 교화될 수밖에 없었다.
맹자는 말미에 '군자는 방(方; 그럴듯한 이야기)으로는 속일 수 있지만 도가 아닌 것으로는 속일 수 없다(可欺以方)'는 결론을 내린다.
나는 이 말을 '속아 주는 것'과 '속아 넘어가는 것'의 차이로 본다. 수를 읽되 그 '수 위에서 노느냐'와 그 '수 밑에서 기느냐'에서 고수와 하수가 갈린다.
순임금과 자산이 넉넉한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청나라 옹정제는 빡빡한 통제의 리더십을 활용한 사례다. 그는 '어젯밤 네가 무슨 일을 했는지 다 알고 있다'며 신하들을 꼼짝못하게 했다.
젊은 수재 왕운금(王雲錦)이 설날에 (옹정제가 싫어하는) 마작을 치다가 패가 하나 없어져 파장하고 밤새 술자리를 벌였다.
다음 날 입궐했는데 황제가 지난밤 일을 물어보는 게 아닌가. 왕운금이 이실직고하자 황제는 소맷부리에서 없어진 마작패 하나를 꺼내 보였다. 이후 대신들이 행실을 조심했음은 물론이다.
옹정제는 밀절(密折; 비밀 상소)을 받고 일일이 답신을 보내 피드백했다. 이를 통해 신하의 일거수일투족을 샅샅이 감시하는 한편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들었다.
'넉넉한 포용'의 자산 vs '빡빡한 관리'의 옹정제에게서 경영학자 맥그리거(D. McGregor)의 X이론, Y이론이 떠오른다.
X이론은 성악설을 바탕으로 엄격한 통제를 근간으로 하는 관리 전략이다. Y이론은 X이론과 상반되는 인간관으로, 구성원은 믿어주는 만큼 열심히 일하고 스스로 노력한다는 게 주내용이다.
흔히 관리의 보스는 나쁘고, 포용의 리더는 다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상황 적합성, 사심(私心) 없이 대국적 목적을 염두에 두느냐가 더 관건이다.
알면서 속아주는 것은 포용이지만 몰라서 속아넘어가는 것은 무지함이다. 실수를 품어주면 존경받지만, 속임수를 모르고 넘어가면 무시당한다.
▶️ 可(옳을 가, 오랑캐 임금 이름 극)는 ❶회의문자로 막혔던 말이(口) 튀어 나온다는 데서 옳다, 허락하다를 뜻한다. 나중에 呵(訶; 꾸짖다), 哥(歌; 노래) 따위의 글자가 되는 근본(根本)이 되었다. 또 나아가 힘드는 것이 나갈 수 있다, 되다, 그래도 좋다,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可자는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可자는 곡괭이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可자는 본래 농사일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뜻으로 쓰였던 글자였다.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해야 했던 농사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고자 흥얼거리던 노래가 바로 농요(農謠)이다. 그래서 可자는 곡괭이질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의미에서 '노래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可자가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입을 벌린 모습의 欠(하품 흠)자를 결합한 歌(노래 가)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可(가, 극)는 (1)옳음 (2)좋음 (3)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점하는 기준의 한 가지. 수, 우, 미, 양, 가의 다섯 계단으로 평점하는 경우에, 그 가장 낮은 성적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말 (4)회의(會議)에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어떤 의안을 표결할 경우에 결의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意思) 표시로서의 찬성(동의) (5)…이(가)됨, 가능(可能)함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동작을 나타내는 한자어 앞에 붙음 등의 뜻으로 ①옳다 ②허락하다 ③듣다, 들어주다 ④쯤, 정도 ⑤가히 ⑥군주(君主)의 칭호(稱號) ⑦신의 칭호(稱號) 그리고 ⓐ오랑캐 임금의 이름(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이다. 용례로는 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여러 사람의 의사를 따라 의안을 좋다고 인정하여 결정함을 가결(可決),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움직이거나 이동할 수 있음을 가동(可動), 대체로 합당함을 가당(可當), 가능성 있는 희망을 가망(可望), 두려워할 만함을 가공(可恐),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얄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불쌍함이나 가엾음을 가련(可憐), 눈으로 볼 수 있음을 가시(可視), 나눌 수 있음이나 분할할 수 있음을 가분(可分), 어처구니 없음이나 같잖아서 우스움을 가소(可笑), 참고할 만함이나 생각해 볼 만함을 가고(可考), 꽤 볼 만함이나 꼴이 볼 만하다는 뜻으로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비웃을 때에 이르는 말을 가관(可觀),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다는 뜻으로 흔히 편지에 쓰이는 말을 가가(可呵), 법령으로 제한 금지하는 일을 특정한 경우에 허락해 주는 행정 행위를 허가(許可), 옳지 않은 것을 불가(不可), 인정하여 허락함을 인가(認可), 아주 옳음이나 매우 좋음을 극가(極可), 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을 재가(裁可), 피할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불가피(不可避),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될 수 있는 대로나 되도록을 이르는 말을 가급적(可及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시적(可視的), 현상이나 상태 등이 실제로 드러나게 됨 또는 드러나게 함을 이르는 말을 가시화(可視化), 침범해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불가침(不可侵), 의안을 옳다고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가결안(可決案), 옳거나 그르거나를 일컫는 말을 가부간(可否間), 불에 타기 쉬운 성질을 일컫는 말을 가연성(可燃性),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뜻으로 인자는 벼슬이 높아도 거만하지 않고 낮아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써 직위의 고하를 가리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가고가하(可高可下),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머물러 살 만한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을 일컫는 말을 가거지지(可居之地),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감지인(可堪之人),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음을 일컫는 말을 가기이방(可欺以方), 참고하거나 생각해 볼 책이나 글을 일컫는 말을 가고문헌(可考文獻), 두렵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가공가소(可恐可笑), 믿을 만한 사람이나 믿음직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신지인(可信之人), 투표 등의 개표 결과가 찬성과 반대가 동수임을 일컫는 말을 가부동수(可否同數) 등에 쓰인다.
▶️ 欺(속일 기)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하품 흠(欠; 하품하는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其(기)로 이루어졌다. 기력을 잃고 하품을 한다는 뜻에서 음(音)을 빌어 '속인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欺자는 '속이다'나 '거짓', '허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欺자는 其(그 기)자와 欠(하품 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其(그 기)자는 곡식의 겨, 티끌, 싸라기 등을 걸러내는 데 쓰는 '키'를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欺자는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欠(하품 흠)자를 응용한 글자로 '속이다'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欺자에 쓰인 欠자는 남을 속이기 위해 입을 떠벌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欺(기)는 ①속이다 ②업신여기다 ③보기 흉(凶)하다, 추(醜)하다 ④거짓, 허위(虛僞) ⑤기만(欺瞞)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속일 사(詐), 속일 궤(詭), 속일 무(誣), 속일 휼(譎), 속일 편(騙)이다. 용례로는 남을 그럴 듯하게 속여 넘김을 기만(欺瞞), 자기의 양심을 속임을 기심(欺心), 속이어 농락함을 기롱(欺弄), 속이어 미혹하게 함을 기혹(欺惑), 남을 조롱하거나 속여서 우습게 봄을 기소(欺笑), 사람을 속임을 기인(欺人), 속이고 감춤을 기은(欺隱), 남을 속이고 토색질 함을 기색(欺索), 남을 속이고 우롱함을 기우(欺愚), 남을 속이고 해침을 기해(欺害), 세상을 속임을 기세(欺世), 속맘을 드러내지 않음을 기정(欺情), 속이고 깔봄을 기릉(欺陵), 꾀로 남을 속임을 기사(欺詐), 꾀로 남을 속임으로 남을 속이어 착오에 빠지게 하는 위법 행위를 사기(詐欺), 자기 자신의 마음을 속임을 자기(自欺), 거짓으로 꾸며 속임을 무기(誣欺),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비뚜루 말하여 속임을 저기(詆欺), 사람을 속여 돈이나 물건을 빼앗는다는 말을 기인취물(欺人取物), 나라를 속이고 백성을 해친다는 말을 기국두민(欺國蠹民), 세상 사람을 속이고 헛된 명예를 탐낸다는 말을 기세도명(欺世盜名), 사람을 속이고 재물을 빼앗는다는 말을 기인편재(欺人騙財),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다는 말을 가기이방(可欺以方),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라는 뜻으로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을 풍자한 말을 자기기인(自欺欺人), 스스로의 마음을 속이지 말라는 뜻으로 스스로에게 엄하고 정직하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라는 말을 불기자심(不欺自心) 등에 쓰인다.
▶️ 以(써 이)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람이 연장을 사용하여 밭을 갈 수 있다는 데서 ~로써, 까닭을 뜻한다. 상형문자일 경우는 쟁기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以자는 '~로써'나 '~에 따라'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以자는 人(사람 인)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以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수저와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밭을 가는 도구이거나 또는 탯줄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하고는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석은 없다. 다만 무엇을 그렸던 것인지의 유래와는 관계없이 '~로써'나 '~에 따라', '~부터'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以(이)는 ①~써, ~로, ~를 가지고, ~를 근거(根據)로 ②~에 따라, ~에 의해서, ~대로 ③~때문에, ~까닭에, ~로 인하여 ④~부터 ⑤~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⑥~을 ~로 하다 ⑦~에게 ~을 주다 ⑧~라 여기다 ⑨말다 ⑩거느리다 ⑪닮다 ⑫이유(理由), 까닭 ⑬시간, 장소, 방향, 수량의 한계(限界)를 나타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전(以前),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그 뒤로나 그러한 뒤로를 이래(以來), 어떤 범위 밖을 이외(以外), 일정한 범위의 안을 이내(以內), 어떤 한계로부터의 남쪽을 이남(以南), 어떤 한계로부터 동쪽을 이동(以東), ~이어야 또는 ~이야를 이사(以沙), 그 동안이나 이전을 이왕(以往), 까닭으로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을 소이(所以), ~으로 또는 ~으로써를 을이(乙以), 어떠한 목적으로나 어찌할 소용으로를 조이(條以), ~할 양으로나 ~모양으로를 양이(樣以), 석가와 가섭이 마음으로 마음에 전한다는 뜻으로 말로써 설명할 수 없는 심오한 뜻은 마음으로 깨닫는 수밖에 없다는 말 또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말을 하지 않아도 의사가 전달됨을 이르는 말을 이심전심(以心傳心),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는 뜻으로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당해 내려는 어리석은 짓을 일컫는 말을 이란투석(以卵投石), 대롱을 통해 하늘을 봄이란 뜻으로 우물안 개구리를 일컫는 말을 이관규천(以管窺天), 귀중한 구슬로 새를 쏜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이주탄작(以珠彈雀), 독으로써 독을 친다는 뜻으로 악을 누르는 데 다른 악을 이용함을 이르는 말을 이독공독(以毒攻毒),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뜻으로 힘에는 힘으로 또는 강한 것에는 강한 것으로 상대함을 이르는 말을 이열치열(以熱治熱), 옛것을 오늘의 거울로 삼는다는 뜻으로 옛 성현의 말씀을 거울로 삼아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이고위감(以古爲鑑), 새우로 잉어를 낚는다는 뜻으로 적은 밑천을 들여 큰 이익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이하조리(以蝦釣鯉), 손가락을 가지고 바다의 깊이를 잰다는 뜻으로 양을 헤아릴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말을 이지측해(以指測海),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이식위천(以食爲天),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댄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기만하고 권세를 휘두름을 이르는 말을 이록위마(以鹿爲馬), 하나로써 백을 경계하게 한다는 뜻으로 한 명을 벌하여 백 명을 경계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이일경백(以一警百), 털만으로 말의 좋고 나쁨을 가린다는 뜻으로 겉만 알고 깊은 속은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이모상마(以毛相馬), 남의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자신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이인위감(以人爲鑑), 백성을 생각하기를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백성을 소중히 여겨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으로 삼음을 일컫는 말을 이민위천(以民爲天), 피로써 피를 씻으면 더욱 더러워진다는 뜻으로 나쁜 일을 다스리려다 더욱 악을 범함을 이르는 말을 이혈세혈(以血洗血),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과거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미래를 미루어 짐작한다는 말을 이왕찰래(以往察來), 불로써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폐해를 구해 준다는 것이 도리어 폐해를 조장함을 이르는 말을 이화구화(以火救火) 등에 쓰인다.
▶️ 方(모 방/본뜰 방, 괴물 망)은 ❶상형문자로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쟁기의 모양이다. 두 사람이 가지고 갈기 때문에 '좌우(左右)', '한 줄로 늘어 놓다', '비교하다'의 뜻에서 다시 '방향(方向)', '방위', '방법(方法)' 등 여러 가지 뜻으로 변하였다. 方(방)자의 기원(起源)은 통나무배 두 척을 나란히 한 모양이라고도 하며, 또 십자가에 못박은 모양이라고도 일컬어진다. 그러나 하여간 方(방)과 万(만)이 붙는 글자와의 뜻에는 좌우(左右)로 넓어진다는 점이 닮았다. ❷상형문자로 方자는 '네모'나 '방위', '방향', '두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方자는 소가 끄는 쟁기를 그린 것으로 방향을 조절하는 손잡이와 봇줄이 함께 그려져 있다. 밭을 갈 때는 소가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方자는 '방향'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밭이 사각형이었기 때문에 '네모'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方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우측 변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만약 좌측 변에 方자가 있다면 이것은 '깃발'을 그린 㫃(나부낄 언)자가 생략된 것이다. 상용한자에서 方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대부분이 㫃자가 생략된 것이다. 그래서 方(방, 망)은 (1)일부 명사(名詞)에 붙이어 방위(方位)를 나타나낸 말 (2)편지에서 어떤 사람 이름 아래 붙이어, 그 집에 거처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말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모, 네모 ②방위(方位), 방향(方向) ③나라, 국가(國家) ④곳, 장소(場所) ⑤도리(道理), 의리(義理) ⑥방법(方法), 수단(手段) ⑦술법(術法), 방술(方術) ⑧처방, 약방문 ⑨법(法), 규정(規定) ⑩쪽, 상대방 ⑪목판(木板) ⑫둘레 ⑬바야흐로, 장차(將次) ⑭두루, 널리 ⑮모두, 함께 ⑯본뜨다, 모방하다 ⑰바르다 ⑱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비교하다 ⑲대등하다, 동등하다 ⑳나란히 하다 ㉑떳떳하다 ㉒이삭이 패다 ㉓차지하다 ㉔헐뜯다 ㉕거스르다, 거역하다 그리고 ⓐ괴물(怪物)(망)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둥글 원(圓)이다. 용례로는 일을 처리해 나갈 방법에 관한 일을 방안(方案), 앞으로 일을 치러 나갈 방향과 계획을 방침(方針), 어떤 곳을 향한 쪽을 방향(方向), 일이나 연구 등을 해나가는 길이나 수단을 방법(方法), 일정한 방법이나 형식을 방식(方式), 어떤 지역이 있는 방향을 방면(方面), 사방을 기본으로 하여 나타내는 그 어느 쪽의 위치를 방위(方位), 그때그때의 경우에 따라 일을 쉽고 편하게 치를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방편(方便), 방법과 꾀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방책(方策), 일에 대한 방법과 도리를 방도(方道), 일을 해 나갈 방법과 계략을 방략(方略), 바로 이제나 지금을 방금(方今), 모난 것과 둥근 것을 방원(方圓), 어느 방면의 땅을 지방(地方), 병의 증세에 따라 약재를 배합하는 방법을 처방(處方), 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 땅을 변방(邊方), 중심의 뒤쪽을 후방(後方), 이제 방금이나 지금 막을 금방(今方), 가까운 곳을 근방(近方),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사실을 행방(行方),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발달한 의술의 방법을 한방(韓方), 온갖 방법이나 갖은 방법을 백방(百方),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방(公方), 네모난 자루에 둥근 구멍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방예원조(方枘圓鑿), 바닥이 네모난 그릇에 둥근 뚜껑이라는 뜻으로 일이 어긋나고 맞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방저원개(方底圓蓋), 한창 자라는 나무는 꺾지 않는다는 뜻으로 앞길이 창창한 사람을 박해하지 말라는 말을 방장부절(方長不折), 방형에나 원형에나 다 잘 들어맞다는 뜻으로 갖가지 재능이 있어서 어떤 일에도 적합함을 이르는 말을 방원가시(方圓可施)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