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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4일, 토요일>
오늘은 서울 둘레길 길동무님들과의 새해 첫 동행(同幸), 강화나들길 제10코스(교동도 머르메 가는 길) 트레킹을 위해 오전 7시 경 집을 나서 강화버스터미널을 거쳐 민간인통제구역인 교동도로 향합니다~
교동도는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한 황해도 연백군과 마주보는 최전방 섬으로 그 역사는 꽤 오래돼서 고림(高林) 또는 달을신(達乙新)으로 불리다가 고구려 때 처음으로 고목근현이 됐고 신라가 세력을 넓혔을 때부터 교동현으로 불렸습니다~
교동도는 강화도와 석모도와 마찬가지로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간척되어 새로운 해안선을 갖게 되었는데 동쪽의 가장 큰 화개산, 서쪽의 수정산, 북쪽의 율두산(밤머리산)이 중심이 된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던 섬들이 만드는 삼각점 사이의 갯벌과 바다를 메우는 간척공사가 이루어져 하나의 섬으로 연결되고, 비옥하고 넓은 농경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제10코스(교동도 머르메 가는 길)은 교동대교를 건너서 강화도의 부속섬인 교동도에 있는 옛시절 모습을 그대로 보존 및 재현한 대룡시장에서 출발하여 6.25 때 활주로로 사용하였던 곧게 뻗은 교동서도를 따라 좌우로 드넓게 펼쳐진 교동평야인 개시미펄 농로를 가로지르면 나타나는 거대한 호수를 연상케하는 난정저수지에 도착해서 저수지 제방길을 따라 걷다 조선시대 한증막이 있는 수정산을 오르고 산 아래 죽산포와 머르메 마을에 들렸다 양갑리를 거쳐 다시 교동서로를 통해 대룡시장 원점으로 회귀하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코스(거리 17.2km, 소요예상시간 5시간 40분) 입니다~
* 머르메는 동산리(東山里)의 자연부락으로 가장 큰 마을이라는 뜻의 두산동(頭山洞)이라 하였으나 우리말로 '머르뫼'로 부르던 것이 와전되어 현재까지도 '머르메'로 불리고 있습니다~
강화터미널에서 길동무님들과 만나 반갑게 인사드린 후 오전 9시 발 군내버스를 타고 대룡시장 버스정류장에 도착 후 대룡시장을 통과하여 트레킹 싯점으로 향합니다~
대룡시장은 1960~70년대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1950년 6.25 전쟁 전ㆍ후 황해도에서 피나온 사람들의 소식을 주고 받는 장소로 이용하고 정착하면서 장이 서게 되었다고 하는데 주말에는 옛 정취를 느끼고 옛사람들의 일상을 추억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10코스 시점인 대룡시장내 해성식당 입구의 나들길 스탬프함에서 도보여권에 스탬핑 후 단체 인증샷을 마지고 오전 9시 46분 경 다함께 행복을 나누는 오늘의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교동평야 개시미벌를 가로지르며 직선으로 쭉 이어져 있는 교동서로를 따라 가는데 초입에 있는 10코스 안내지도가 새롭게 정비되어 있습니다~
교동도에는 강화나들길외에도 잘 조성된 평화자전거길이 있어 라이딩을 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역사적이고 의미있는 유적지 들을 두루 돌아볼 수 있습니다~
양갑교를 건너기전 주황색 대동공업(농기계) 건물쪽으로 차도를 건너 우측으로 하천변 농로를 따라 순방향 도보를 하게되는데 양갑교를 건너서 교동농협 미곡종합처리장 방향으로 직진하면 역방향 도보가 됩니다~
길을 따라 이어진 수로 중간에 있는 수문 사거리에서 하천을 건너 이어진 농로를 따라 갑니다~
여름에는 초록색 벼가 가득한 논이 끝없이 펼쳐진 멋진 개시미벌을 지났는데 오늘은 작년 가을 추수가 끝나서 무척 썰렁하지만 드넓은 평야를 보노라면 가슴이 탁 터지는 듯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룡시장부터 난정저수지까지 약 4.3km의 긴 농로를 가수 박인희의 '끝이 없는 길'을 부르며 지나는데 저멀리 좌측으로 난정저수지 제방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고구리부터 교동도 북서부지역 트레킹을 마치고 미리 난정저수지에 도착해 제방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길동무 소그미님을 향하여 손을 흔들어 봅니다~
난정양수장을 거쳐 난정저수지 표석을 배경으로 단체 인증샷을 남깁니다~
난정저수지는 교동도의 농업용수 개발을 위해 1991년부터 시작하여 2006년에 완공하였는데 총 저수량은 6,214천톤에 이릅니다~
조금 가파른 제방을 오르면 정말 호수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엄청나게 큰 난정저수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여름철 제방내 하부에는 많은 분들이 낚시를 즐기는 곳으로도 유명한 저수지 입니다~
난정저수지를 배경으로 한 폼을 잡아보고 제방길을 따라 가는데 제방길만 약 1.5km 이상으로 한참을 걸어야만 합니다~
제방길 우측 얼어붙은 저수지 건너편의 수정산 아래 넓은 지역에는 '난정해바라기정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제방 아래로 내려가 '난정해바라기정원' 안내 글자를 담고 올라와 '난정저수지수몰헌정기념비'를 지납니다~
난정저수지수몰헌정기념비는 난정저수지가 만들어 지기 전에 삶을 꾸려오던 마을 사람들이 난정저수지를 만들 수 있도록 그 터를 내준 공에 감사해서 그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고 합니다~
난정리 해바라기정원의 전망대에도 오르고 잠시 주요포인트를 돌아 나옵니다~
새해에는 지난 가을과 달리 태풍 피해 없이 해바라기 축제가 멋지게 개최되길 기원해 봅니다 ~
쉼터 정자를 지나서 저수지 들판에 외롭게 서있는 멋진 소나무 한그루를 담아봅니다~
수정산 조선시대 한증막 안내판과 나들길 이정목을 마주하고 좌측으로 수정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머르메 가는 길' 포토포인트 안내판이 있는 조선시대 한증막에 도착했습니다~
황토와 돌로 만들어진 한증막은 조선후기에 축조하여 사용하던 민간목욕시설로 소나무 가지 등을 이용하여 불을 지펴 가열한 후 불을 끄고, 그 열기로 한증하던 곳으로 둘레 18m, 높이 2.5m 규모로 1960년대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다시 숲길을 오르다 중턱에서 좌측의 정상 방향으로 향합니다~
능선의 숲 사이로 난정저수지가 보입니다~
수정산 정상(100m)의 삼각점을 확인했는데 멋진 전망은 볼 수가 없어 바로 하산을 이어가며 하산길의 정자는 눈길만 주고 그냥 지나칩니다~
정상에서 멀지 않은 내리막길에는 노란색 돌들로 경계가 이루어진 수정산 봉수대 터가 남아있습니다~
조용한 숲 사이로 서울 둘레길 길동무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하산길 중턱의 편편하고 넓은 곳에 자리를 잡고 각자 준비한 맛난 점심과 후식들을 서로 나누며 즐기고, 수명산 리더님의 권유로 길동무 '여걸스'들이 '산바람 강바람'을 합창하는 숲속의 작은 음악회도 있었습니다~
수정산을 내려오자 마자 차도 건너 서한리 표석을 거쳐 농로를 지납니다~
다시 넓은 들판이 펼쳐지고 농로를 따라 갑니다~
들판에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날고, 아담하고 조용해 보이는 동산리 마을을 지나는데 지난 여름 아직도 전원생활을 꿈꾸는 어부인이 하루쯤 묵어가고 싶다고 한 마을이기도 합니다~
물길풍경 정원길 방향으로 가서 마산 숲길을 지납니다~
마산 숲길을 벗어나며 나타난 해안길에서는 바다 위의 녹색 등대와 서검도, 미법도, 석모도 등이 흐린 날씨 및 미세먼지로 아주 희미하게 보입니다~
자그마한 죽산포구에 도착 후 죽산님의 선창에 따라 길동무 남성팀의 바다음악회도 있었는데 곡목은 군가 '진짜사나이' 였습니다~ ㅎ
제방 아래 갯벌에는 밀물이 들어 오는 듯 합니다~
해안가 작은 저수지 양지녁에는 강태공 한 분이 얼음을 깨고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동산리 갯벌에는 붉은 빛의 칠면초가 군락을 이루어 가득합니다~
길게 이어진 동산리 제방길 좌측으로 산 아래 아늑한 곳에는 강화나들길 10코스의 주제인 '머르메' 마을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방이 끝나는 곳에 있는 수로를 유턴으로 건너서 다시 숲길로 접어 들어 양갑리 방향으로 향합니다~
편안한 숲길을 오르면 하얀 건물이 있는 언덕이 있는데 이곳에서 직진하여 내려가면 양갑리마을회관, 황경례 정려문, 대한감리교 양갑교회 등을 거쳐 개시미벌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교동서로에 이르는 10코스의 정코스가 됩니다~
오늘은 정코스를 잠시 벗어나 강화나들길 이정목 우측의 등산로 계단을 올라 빈장산 정상으로 향하기로 합니다~
빈장산은 해발 102.5m의 낮은 산임에도 등산로 초반부터 매우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
능선을 수 차례 오르고 내린 끝에 처음으로 빈장산 정상(102.5m)에 도착하여 삼각점에 길동무님들의 발들을 모아 봅니다~
새롭게 설치된 빈장산 상문봉 표석앞에서 수명산 리더님과 함께 인증샷을 남깁니다~
정상 숲사이로 교동평야와 화개산을 바라보고 서둘러 하산을 시작합니다~
빈장산 등산로 주변은 작년 9월 초순 한반도 전역을 강타한 태풍 '링링'의 강풍 피해로 인해 수백 그루의 나무들이 쓰러지고 꺽여져 있고, 바람이 직접 강타한 길은 거의 초토화 수준으로 무척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등산객들이 별로 찾지 않은 곳이어서인지 태풍 피해 후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아 오늘 길동무님들은 수차례 장애물 경기를 하듯 쓰러진 나무 밑을 기어가거나 타고 넘으며 무척 힘들지만 기억에 남는 등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빈장포로 향하는 하산길은 등로보다 더 가파라서 간격을 두고 조심해서 미끄러지듯 내려가니 빈장포 해안가에 위치한 해빈정이 길동무님들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해빈정에 올라 잠시 휴식과 함께 과일 등 간식을 나누는 시간을 갖으며, 처마 밑과 입구에 걸려있는 시(詩)들을 일독해 봅니다~
<濱嶂慕帆(빈장모범)> - 시인 석천 김흥기 -
빈장산 밖은 하늘에 닿았고
해저문 배는 개미같이 나무끼네
가득실은 고깃배는 서주로 갔건만
올 때는 주머니 반밖에 안되네
<포구의 침묵> - 시인 황하심 -
사랑을 밀어낸 포구의 침묵은
내 여린 유년을 달래려듯
고요롭기만 한데
반백의 노년은 "해빈정" 난간에서
왈칵 가슴을 쏟는다
영화를 낳던 빈장포구
슬픔을 안겨주던 파도를 따라가면
왁자한 지껄임 정겹던 소란이
귓바퀴에 날아와 내이름 부르지만
아린 가슴 다독이며
질척이는 갯벌에 발을 담그면
초록빛 갯돌은 여전히 나를 반기리니
한 모금 들숨에도
코끝을 간질이는 갯내음 따라가
인연의 피붙이들 하며
가랑머리 깡동치마 벗들을 만나리라,
그리고 깔깔깔 수다를 떨리라
때마다 도지는
아픈 생채기를 보듬으며
해변 모래사장으로 내려가 빈장포로 향합니다~
해변길이 끝나고 빈장포에 이르러, 수문의 우측으로 수로를 건너 조개맨들로 향합니다~
광활한 조개맨들 사이를 통과하는 약 1km의 농로를 걷다보면 교동서로와 만나게 됩니다~
교동서로에 도착하여 대룡시장을 향하여 마지막 스퍼트를 올립니다 ~
유현정미소와 교동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을 차례대로 지납니다~
대동공업(농기계)가 있는 양갑교를 건너 순,역도보 갈림길을 지나는데 대룡리를 품고 있는 듯한 화개산(259.5m)이 저멀리 보입니다~
드디어 오전 트레킹을 시작 후 약 5시간 28분이 소요된 오후 3시 14분 경 10코스 시ㆍ종점인 대룡시장에 도착해서, 단체 인증샷을 남기며 오늘의 서울 둘레길 길동무님들과의 다함께 행복했던 同幸 트레킹을 무사히 마칩니다~
잠시 대룡시장을 둘러보며 방앗간에 들려 교동쌀로 만들어 아주 맛이 끝내준다는 떡국 떡을 산 후 오후 3시 40분 경 군내버스를 타고 강화버스터미널로 향합니다~
첫댓글 끝없이 펼쳐지는 교동평야, 우리는 박인희의 "끝이없는 길"을 부르며 걸었지요. 한겨울인데도 얼지않은 난정저수지를 지나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교동도 머르메 길은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나들길에서는 조금 벗어난 길이지만 빈장산 특공대 작전은 마치 각개전투 아니 유격훈련 같았지요. 함께여서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명산님!
길동무님들의 새해 첫 동행 트레킹에 참가해서 처음으로 빈장산에 오르고, 태풍 피해로 자연 유격장이 된 등산로의 장애물을 타고넘거나 기어가며 돌파하는 기억에 남을 발걸음을 하였습니다~
이번에도 치밀한 계획으로 길동무님들을 완벽하게 리딩해 주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새해 더욱더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드립니다 ~
즐겁게 걸으신 흔적들이 여기 저기서 보이고
빈장산의 특공훈련은 더욱 추억에 남는 걸음이였겠습니다.
강화도 석모도 교동도 또 배를타고 주문도 볼음도를 돌아 보아야 하는 나들길은 늘 즐겁고 의미있는 길이지요.
직장과 바쁘신 와중에도 왕성하신 열정과 체력에 갈채를 보냅니다.
후기작성도 쉬운일은 아닌데... 많이 배웁니다.
즐거운 밤 되세요.
수고 하셨습니다.
가곡님 !
저는 혼자서 걷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같이 걷다보니 여러가지 즐거움이 많았던 하루였습니다~
빈장산을 처음 올라보았는데 많은 추억을 준 곳이라 앞으로 10코스를 걸을때면 또 오르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산과 바다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강화나들길의 매력입니다~
항상 과찬으로 격려해 주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가곡님 내외분도 평안한 저녁 보내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한 한해가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교동도는 머르메,다을새길을 하루에 추위와 싸우며 다녀오느라 머르메 가는길은 난정저수지와 수정산 한증막터,대룡시장만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덕분에 죽산포까지 잘 감상했습니다. 먼길 다녀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강조심하시고, 즐거운 걸음하세요.
금강님!
겨울 추위와 싸우며 교동도 9, 10코스 33km가 넘는 거리를 하루에 걸으셨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마도 교동도에서 가장 높은 화개산과 정상에서 보시던 월선포와 고구저수지도 생각나시겠지요~
죽산포는 명칭이 별호와 같아서인지 죽산님이 무척 좋아하시는 곳이랍니다~
이번 주말도 건강하고 행복한 발걸음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
새해 첫걸음을
강화나들길 10코스 교동도에 내 디디셨군요
드넓은 곡창지대와 난정저수지 수정산과 빈장산을 넘어 해안길까지
여성합창단과 남성합창단의
음악회까지
다채로운 동행 트레킹 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상세한 포스팅 즐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복돼지/최하영님 !
길동무님들의 동행, 새해 첫걸음을 교동도에서 즐겁게 같이 하였습니다~
교동평야 1년 수확이면 강화군민이 10년을 먹을 수 있다니 교동도는 정말 대단한 곡창인것 같습니다~
빈장산에 처음으로 올랐는데 작년 가을 태풍 링링의 강풍으로 등산로를 가로막고 쓰러진 나무들이 너무 많아 마치 장애물경기나 유격훈련을 하고 온 듯 합니다~
새해에는 편찮으시지 말고 항상 강건하시길 기원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