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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공부방 옥상에는 길고양이 가족이 터전을 잡고 있습니다.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검은 어미 고양이가 새끼 세 마리를 낳아 돌보고 있지요. 젖몸살로 불룩해진 어미의 배를 보면 짠한 마음과 함께 생명의 신비가 느껴집니다.
행복한공부방 옥상 위의 길냥이 가족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장영식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는데, 이 길고양이 가족이 어떻게 지낼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안해는 10년 넘게 함께했던 검은 고양이와의 이별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기에, 이 옥상 고양이 가족들에게 더욱 각별한 마음이 가는 듯합니다. 누군가에게 버림받았던 고양이가 안해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었는지는 아이가 떠난 후에야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막내인 듯한 아이의 귀여운 모습이 웃게 만든다. ©장영식
저의 하루는 산책냥이 마루의 모래 통을 청소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후 아들이 운영하는 카페 옆 동네 길고양이의 먹을거리를 돌보고, 옥상 고양이들의 먹을거리를 챙깁니다. 옥상의 어린 새끼들은 정신없이 뛰어 놀다가도 인기척만 나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워낙 재빨라서 가족이 모두 함께 있는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빠 고양이는 처음부터 보이지 않았기에,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행복한공부방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옥상 고양이 가족들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볼 수 없어 안타까워합니다. 먹이를 나눠 주고 싶어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 아쉬워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생명 가족이 자신들의 공부방 터전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려 식물들에게 성탄 선물로 따뜻한 겨울옷을 입혔다. ©장영식
오늘 아침에는 옥상 고양이들의 밥그릇에 까치 세 마리가 찾아와 깨끗하게 비우고 있었습니다. 옛날부터 까치는 반가운 손님이라 그들을 쫓아내지 않고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일까요? 어제(12월 8일) 사제 서품 50주년을 맞은 작은형제회 신부님이 서울에서 찾아오셨습니다.
아들은 고맙게도 부산역까지 마중을 나갔습니다. 신부님이 좋아하시는 돼지국밥과 동래 온천장 온천욕을 선물했습니다. 온천에서 신부님의 작아진 몸을 정성껏 씻어 주는 모습은 참으로 정겨웠습니다. 신부님은 아들에게 이탈리아에서 가져오신 이탈리아 젊은 신부님들의 흑백 사진 달력과 함께 커피와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과자 한 봉지를 건네주셨습니다.
사제 서품 50주년을 맞은 작은형제회 신부님이 이탈리아 젊은 신부님으로 구성된 2026년 달력을 선물하셨다. ©장영식
오늘 경험한 행복한공부방 옥상의 길고양이 가족, 까치, 그리고 노사제와의 인연을 기억하며 '공존의 아름다움'을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차이와 다름을 넘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가 선물이며 사랑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s://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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