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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약승강지법(以弱勝强之法)
약한 자가 강한 자를 이기는 방법을 일컫는 말이다.
以 : 써 이(人/3)
弱 : 약할 약(弓/7)
勝 : 이길 승(力/10)
强 : 강할 강(弓/9)
之 : 갈 지(丿/3)
法 : 법 법(氵/5)
출전 : 삼국연의(三國演義) 第112回
때는 촉한(蜀漢)의 제갈량(諸葛亮)이 북벌(北伐) 중 오장원(五丈原)에서 죽고, 제갈량의 후계자인 강유(姜維)가 북벌(北伐)을 감행했으나 실패하고 군사를 훈련하고 있었다.
더구나 후주(後主)는 환관(宦官) 황호(黃皓)에 놀아나 국사를 돌보지 않고 있었다. 이때 위(魏)나라와 오(吳)나라가 싸움을 하고 있었다. 강유(姜維)는 이 소식을 듣고 절호의 기회라며 후주에게 위(魏)나라를 정벌하는 표(表)를 올렸다.
이 소식을 들은 중산대부 초주(中散大夫譙周)가 탄식하며 말했다. '근래 천자는 주색에 빠져 환관 황호를 신임하여 국사를 돌보지 않고 오로지 환락만 찾고 있다. 또 백약(강유)은 자꾸 정벌만하고 군사를 돌보지 않으니 나라가 장차 위태롭겠구나!'
近來朝廷溺於酒色, 信任中貴黃皓, 不理國事, 只圖歡樂. 伯約累欲征伐, 不恤軍士, 國將危矣.
이어 초주는 수국론(讎國論) 한편 지어 강유(姜維)에게 보냈다. 강유(姜維)가 읽어 보니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누군가 묻습니다. '옛날에 능히 약함으로써 강함을 이긴 이는 그 방법이 무엇입니까?'
或問: 古往能以弱勝強者, 其術何如.
이에 답하기를, '큰 나라에서 근심이 없으면 항상 몹시 태만한 반면에, 작은 나라에서 근심이 있으면 항상 개선할 방도를 찾는다고 합니다.
曰:處大國無患者, 恆多慢; 處小國有憂者, 恆思善.
몹시 태만하면 어지러워지고, 개선할 방도를 찾으면 다스려지는 것이 불변의 이치입니다.
多慢則生亂, 思善則生治, 理之常也.
그러므로 주문왕(周文王)은 백성을 잘 양육하였기에 소수의 무리로써 큰 무리를 이겼습니다.
故周文養民, 以少取多.
월(越)나라 구천(勾踐)은 그 무리를 잘 돌봤기에 약한 무리로써 강한 무리를 넘어뜨려 습니다. 이것이 그들의 방법입니다.'
勾踐恤眾, 以弱斃強. 此其術也.
어떤 사람이 말했다. '지난날 항우(項羽)의 초(楚)나라가 강하고 유방(劉邦)의 한(漢)나라가 약했을 때, 홍구(鴻溝)를 경계로 천하를 나누기로 약속했습니다.
或曰: 曩者楚強漢弱, 約分鴻溝.
그러나 장량(張良)은 백성의 뜻이 이미 정해지면 좀처럼 동요하지 않을 것을 알고 군사를 거느리고 항우를 추격해 마침내 항(項)씨를 죽였습니다.
張良以為民志既定, 則難動也, 率兵追羽, 終斃項氏.
이것을 어찌 꼭 문왕과 구천에게서 연유를 찾아야 합니까?'
豈必由文王, 句踐之事乎.
이에 답하기를, '상나라와 주나라 시절에는 왕후는 대대로 존숭 받고 임금과 신하는 오랫동안 안정되었으니 그런 때라면 비록 한나라 고조라도 어찌 능히 검을 잡고 천하를 취할 수 있겠습니까?
曰: 商周之際, 王侯世尊, 君臣久固, 當此之時, 雖有漢祖, 安能仗劍取天下乎.
그런데 진나라가 왕후를 폐지하고 군현을 설치한 뒤 백성들이 진나라의 노역에 시달리고 천하가 흙이 무너지듯 하니 이에 호걸들이 떼 지어 일어났습니다.
今秦罷侯置守之後, 民疲秦役, 天下土崩, 於是豪傑並爭.
지금은 아국과 적국이 나라를 후손에게 전해서 세대가 바뀌었습니다. 이미 진나라 말기처럼 들끓던 때가 아니고 육국(전국시대의 주요 여섯 개 나라)이 병립하던 형세에 있었습니다.
今我與彼, 皆傳國易世矣. 既非秦末鼎沸之時, 實有六國並據之勢.
그러므로 주나라 문왕이 될 수 있으나 비록 한나라 고조라도 좋은 시기가 오기를 기다린 뒤 움직이고, 알맞은 운수가 찾아온 뒤 일어나야 합니다.
故可為文王, 難為漢祖, 時可而後動, 數合而後舉.
그러므로 은나라 탕왕과 주나라 무왕의 군사는 두 번 싸우지 않아도 한 번의 이긴 것이니 참으로 백성의 노고를 중히 여기고 적절한 시기를 헤아린 것입니다.
故湯武之師, 不再戰而克, 誠重民勞而度時審也.
만약 급하게 무력으로 경거망동하게 정벌을 남발하다가 불행히도 어려움에 처하면 비록 지혜로운이라도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됩니다.'
如遂極武黷征, 不幸遇難, 雖有智者, 不能謀之矣.
강유(姜維)가 수국론(讎國論)을 읽고 화를 내면서, '이것은 썩은 선비의 논리(此腐儒之論也)'라면서 수국론(讎國論)을 내던지고 군사를 이끌고 정벌에 나섰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방법
정어리(鰯)는 물고기(魚) 변에 약할 약(弱)자를 붙여 표현할 정도로 한없이 나약한 물고기다. 그래서 그 무력함을 보완하기 위해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대형 물고기에게 습격을 당하면, 정어리 떼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인 양 집단을 유지한 채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습격을 꾀한다.
- 마스다 무네아키, '지적자본론' 中에서
세상에서 가장 약한 정어리는 하나가 되어 포식자의 공격을 막아냅니다. 정어리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덩어리와 수만 마리가 동시에 지느러미를 퍼덕이는 강렬한 진동음은 포식자를 당황시키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작은 것도 똘똘 뭉쳐 하나가 되면 더 크고 강한 것을 이길 수 있습니다.
손자 :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한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지면 그 사람은 그 분야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오늘날 우리는 스티브 잡스를 IT업계를 대표했던 사람으로 간주한다.
손자는 예나 지금이나 병법에서 일가를 이룬 무성(武聖)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논리를 적용하면 손자는 '백 번 싸우면 백 번 모두 이기는' 위대한 전략가이자 지휘관으로서 불패의 신화를 일군 사람으로 생각될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손자의 위대성은 싸우기만 하면 반드시 이기는 필승의 보증 수표에만 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보통 사람들은 손자병법을 읽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이 모두 군대에 가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 군대에 가더라도 그 사람이 군사 전략을 수립하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자병법은 고전이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가 병법을 전공으로 할 처지가 아니라면 도대체 왜 손자병법을 읽어야 하는 것일까? 손자병법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복잡할 것 같은 이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가 학창 시절에 영어와 수학을 배웠지만 그 분야 전문가가 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영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 대화하기 위해서 영어를 배웠으며, 수학적 사고를 익히기 위해 수학을 배우고 문제를 풀었다.
마찬가지로 손자병법도 병법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자병법의 사고를 익히기 위해서 읽는다. 이런 연유로 인해 손자병법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읽어야 하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은 손자병법을 읽으면서 그 안에 담긴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다.
질문을 바꿔보자. '우리가 왜 손자병법을 읽어야 하는가?'에서 '손자병법에서 어떤 사고방식을 눈여겨보면 좋을까?'로. 이 물음에 답을 찾으려면 손자가 활약했던 춘추전국시대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춘추전국시대 이전 중원 지역에는 모두 140여개의 나라가 있었다. 철제 무기가 등장하고 농업 생산이 늘어나면서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침략해 자신의 영토로 만드는 현상이 일어났다.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집어삼킨다는 점에서 약육강식(弱肉强食)이라고 하고, 약한 나라의 땅을 자국의 영토로 편입한다는 측면에서 멸국치현(滅國置縣)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약한 나라는 물론 강한 나라도 상대에게 멸망당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춘추전국시대 나라들은 처음엔 생존을 위해, 나중에는 번창을 위해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군사적으로 강한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앙이나 한비 등 법가는 부국강병을 추진하기 위해 군주를 권력의 정점으로 하는 중앙집권을 이루고자 했다. 법가의 전략은 당시 공자나 노자를 위시한 유가와 도가의 주장보다 큰 호응을 받았다.
그들은 적의 침략을 이기고 먼저 적을 공격하기 위해 법을 중심으로 사회를 새롭게 조직하는 기술을 제공했다. 당장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미래는 내다볼 여유가 없었다.
법가의 전략은 꽤 유효했지만 모든 나라에 공통으로 적용될 수는 없었다. 물론 부국강병을 꾀하면 살아남을 가능성은 커진다. 하지만 약한 나라가 부국강병의 목표를 달성하면 상대적으로 강한 나라가 불리해지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결국 강한 나라는 자신의 적이 부국강병에 성공하기 전에 전쟁을 미리 벌인다. 약한 나라가 아무리 부국강병 전략을 신속하게 추진한다 한들 실현이 쉽지가 않다. 상대가 가만히 있지 않는 이상 불리한 상황에서 상대의 위협에 직면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면 부국강병을 하건 말건 상황은 이미 결정돼 있으니까 약한 나라의 군주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사치와 향락으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걸까? 법가에 따르면 토끼와 거북이의 시합처럼 약한 나라는 강한 나라를 따라잡을 수 없다.
여기서 손자는 법가와 다른 길을 선택했다. 약한 나라도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강한 나라를 이길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누구나 희망사항을 말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
손자는 단순히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가능하게 하는 길을 제시하고 실제로 구현했다. 예나 지금이나 분야를 넘어 손자를 존경하는 이유다.
때로는 실제 전력의 반만 드러내라
손자의 제안대로 약한 자가 강한 자를 이길 수 있는 길을 살펴보자. 우선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해야 한다.
善戰者, 致人而不致於人. (虛實)
싸움을 잘하는 자는 적을 조종하지, 적에게 조종당하지 않는다. (허실)
국력이 월등하게 차이 나지 않으면 누구든지 쉽게 싸움을 걸려고 덤비지 않는다.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고 생각하면 공격을 하려고 할 것이다.
이를 활용하려면 실제 나의 전력을 100% 드러낼 것이 아니라 50%만 드러내 상대에게 자신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게 할 수 있다. 상대가 내 50% 전력을 전부로 판단해서 침략을 하면 우리는 드러난 50%와 숨긴 50%를 합쳐 적에게 커다란 타격을 줄 수 있다.
이 작전은 약소국에도 유용하다. 1000명의 병사가 1만명의 병사와 평원에서 정면으로 싸운다면 백이면 백, 1만명의 병사가 승리를 거둘 것이다.
만약 전장을 평원에서 산악으로 바꾼다면 어떨까? 평원에서 싸우다 지는 척하며 산으로 도망가면 1만명의 병사는 추격할 것이다. 하지만 산에서는 많은 병사를 한꺼번에 움직일 수 없으므로 병력을 쪼개야 한다.
병력이 나뉘면 1000명의 병사로도 작은 단위로 쪼갠 1만명의 병사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 이것은 형세가 늘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夫兵形象水.
군사의 움직임은 물을 닮았다.
水之行, 避高而趨下.
물은 흐르면서 높은 곳을 피해 아래로 나아간다.
兵之形, 避實而擊虛.
군사의 움직임도 대비하는 곳을 피해 빈 곳을 친다.
水因地而制流, 兵因敵而制勝.
물은 땅에 따라 흐름을 조절하고 군사는 적에 따라 승리를 조절한다.
故兵無常勢, 水無常形.
그러므로 군사에는 불변의 형세가 없고 물에는 불변의 형상이 없으니,
能因敵變化而取勝者, 謂之神.
적에 따라 변화해 승리를 거두는 것을 일러 신묘하다고 한다.
교범과 매뉴얼을 숙지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기민하게 변경해 그때 그때에 맞게끔 대처할 응용력도 중요하다는 게 손자의 생각이다.
손자는 통상적인 규칙과 상황에 따른 기민한 변화를 '정(正)'과 '기(奇)'라는 말로 표현했다. 정(正)'은 아군과 적군이 서로 어떻게 나올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다. 반면 기(奇)는 내가 어떻게 할지 상대가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다. 손자는 정(正)'만 써서도 안 되고 기(奇)만 써서도 안 된다고 본다.
戰勢不過奇正.
전투의 형세는 정과 기를 넘어서지 않는다.
奇正之變, 不可勝窮也.
정과 기의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奇正相生.
이처럼 기와 정이 서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손자가 말하는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려면 실제로 싸움을 하는 병사만큼이나 싸움을 지휘하는 장군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장군의 상을, 적벽대전의 제갈량이나 명량해전의 이순신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군사가 적다고 싸우기 전에 패배를 자인하지 않았다. 상황을 변화시킴으로써 아무도 예상치 못한 승리를 일궈냈다.
第五篇 勢
○ 孫子曰: 凡治衆如治寡, 分數是也.
손자가 말했다. '적은 병력을 통치하듯이 대규모의 병력을 통치하려면 병력수를 분리하여야 한다.
鬪衆如鬪寡, 形名是也.
대규모의 병력이 전투를 하려면 군대의 효율적인 진형과 정확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三軍之衆, 可使必受敵而無敗者, 奇正是也.
대규모의 군대를 통솔중 적의 기습공격을 감수하더라도 패배하지 않는것은 기이한 변칙과 정석의 원칙을 조화롭게 운용함에 의해 가능하다.
兵之所加, 如以?投卵者, 虛實是也.
군대가 공격할때는 숫돌로 계란을 부시듯이 적의 허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 凡戰者, 以正合, 以奇勝.
전쟁을 하는 자는 정석의 원칙으로 대적하고 기술적인 변칙으로 승리한다.
故善出奇者, 無窮如天地, 不竭如江河.
고로 변칙을 잘 운용하는 자는 천지처럼 작전이 궁색해지지 않고, 강물처럼 고갈되지 않는다.
終而復始, 日月是也.
종료된 것처럼 보이면서도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해와 달과 같다.
死而復生, 四時是也.
사망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다시 생동하는 것이 사계절의 변화와 같다.
○ 聲不過五, 五聲之變, 不可勝聽也.
소리의 기본은 다섯가지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변하면 모두를 다 청취하기가 불가능하다.
色不過五, 五色之變, 不可勝觀也.
색의 기본은 다섯가지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변하면 모두를 다 관찰하기가 불가능하다.
味不過五, 五味之變, 不可勝嘗也.
미각의 기본은 다섯가지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변하면 모두를 다 맛보기는 불가능하다.
戰勢不過奇正, 奇正之變, 不可勝窮也.
전술도 원칙과 변칙의 두가지에 불과하지만, 기정이 변화하면 모든것을 알기는 불가능하다.
奇正相生, 如循環之無端, 孰能窮之.
기정은 서로 생동하여 순환하는 것으로써 단절되어 있는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능숙하게 그 모든 것을 궁리해 낼 수는 없다
삼국지 112회 우전의 순절, 강유의 격전
第112回
救壽春于詮死節 取長城伯約鏖兵
수춘성을 구원하던 우전이 순절하고, 장성을 공격하는 강유가 격전을 치르다.
○ 卻說司馬昭聞諸葛誕會合吳兵前來決戰, 乃召散騎長史斐秀黃門伺郎鍾會, 商議破敵之策.
한편, 제갈탄이 오나라 군과 합류하여 결전하러 다가오니, 사마소가 이를 듣고 적군을 격파할 계책을 상의하고자, 산기장사 비수, 황문사랑 종회를 부른다.
鐘會曰: 吳兵之助諸葛誕, 實為利也. 以利誘之, 則必勝矣.
종회가 말한다. '오나라 군이 제갈탄을 돕지만, 실상은 이익 때문입니다. 이익으로 유인하면 반드시 이깁니다.'
昭從其言, 遂令石苞周太引兩軍於石頭城埋伏, 王基陳騫領精兵在後.
사마소가 그 말을 따라, 석포와 주태에게 2개 부대를 이끌고 석두성에 매복하라 하고, 왕기와 진건에게 정병(정예 병력)을 거느리고 후방에 있으라 한다.
卻令偏將成倅引兵數萬先去誘敵.
또한 편장(하급 장교의 일종) 성졸에게, 군사 수만 명을 이끌고, 먼저 가서 적군을 유인하라고 한다.
又令陳俊引車仗牛馬驢騾, 裝載賞軍之物, 四面聚集於陣中, 如敵來則棄之。
또한 진준에게, 군사들을 포상할 물건들을 수레와 병장기, 소와 말, 나귀와 노새에 실어날라, 진중(陣中)의 사방에 쌓아놓고, 만약 적군이 오면 버리고 달아나라 지시한다.
○ 是日諸葛誕令吳將朱異在左, 文欽在右.
이날 제갈탄이 오나라 장수 주이를 좌측에, 문흠을 우측에 배치한다.
見魏陣中人馬不整, 誕乃大驅士馬逕進.
위나라 진중에 인마가 정돈되지 않은 것이 보이자, 제갈탄이 군사를 크게 몰아 돌진한다.
成倅退走, 誕驅兵掩殺. 見牛馬驢騾, 遍滿郊野, 南兵爭取, 無心戀戰.
성졸이 달아나니 제갈탄이 군사를 몰아 엄습한다. 그런데 소와 말, 노새와 나귀가 들판 가득하자, 남병(남쪽 군사 곧 오나라 군사)들이 앞다퉈 노획하느라, 싸울 마음이 전혀 없다.
忽然一聲砲響, 兩路兵殺來. 左有石苞, 右有周太.
그런데 한바탕 포성이 울리더니, 양쪽에서 군사들이 달려든다. 왼쪽은 석포요, 오른쪽은 주태다.
誕大驚, 急欲退時, 王基陳騫精兵殺到.
제갈탄이 크게 놀라 서둘러 퇴각 하려는데, 왕기와 진건의 정병들이 쇄도한다.
誕兵大敗, 司馬昭又引兵接應, 誕引敗兵奔入壽春, 閉門堅守.
제갈탄이 패병(패잔병)을 이끌고 수춘으로 달아나, 성문을 닫고 굳게 지킨다.
昭令兵四面圍困, 併力攻城.
사마소가 군사들에게, 사면을 포위해 힘을 모아 수춘성을 치라 명한다.
○ 時吳兵退屯安豐, 魏主車駕駐於項城.
이때, 오나라 군은 안풍으로 물러나 주둔하고, 위나라 군주의 어가는 항성에 머문다.
鍾會曰: 今諸葛誕雖敗, 壽春城中糧草尚多, 更有吳兵屯安豐以為犄角之勢.
종회가 말한다. '이제 제갈탄이 비록 패전했지만, 수춘성 안에 식량이 아직 많은데다, 오나라 군이 안풍에 주둔해, 의각지세(犄角之勢; 사슴의 뿔과 뒷다리를 같이 잡음이라는 뜻으로 협공하기 좋은 형세를 의미)를 이룹니다.
今吾兵四面攻圍, 彼緩則堅守, 急則死戰.
이제 아군이 사면을 포위해 공격하지만, 적군은 공격이 느슨하면 굳게 지키고, 급박하면 죽기로 싸울 것입니다.
吳兵或乘勢夾攻, 吾軍無益.
오나라 군이 혹시라도 의각지세를 이용해 협공하면, 아군은 불리할 뿐입니다.
不如三面攻之, 留南門大路, 容賊自走. 走而擊之, 可全勝也.
차라리 3면만 공격해 남문의 대로를 열어주어, 적도들을 스스로 달아나게 하는 것만 못합니다. 달아날 때 공격하면, 완승을 거둘 것입니다.
吳兵遠來, 糧必不繼. 我引輕騎抄在其後, 可不戰而自破矣.
오나라 군은 멀리 온지라 군량이 바닥날 것입니다. 우리가 경기(輕騎; 가벼운 무장을 한 기마병)를 이끌고 후방을 습격하면, 싸우지 않고도 적군을 격파할 수 있습니다.'
昭撫會背曰: 君真吾之子房也.
사마소가 종회의 등을 두드리며 말한다. '그대는 참으로 나의 자방(子房; 한나라 고조 유방을 보좌한 장량의 자)이구려!'
遂令王基撤退南門之兵.
이에 왕기에게 남문의 군사를 철퇴하라 한다.
○ 卻說吳兵屯於安豐, 孫綝喚朱異責之曰: 量一壽春城不能救, 安可併吞中原. 如再不勝必斬.
한편, 오나라 군이 안풍에 주둔하고 있자, 손침이 주이를 불러 꾸짖는다. '그깟 수춘성 하나 구하지 못하고서야, 어찌 중원을 병탄하겠냐? 또 다시 이기지 못하면 반드시 참하겠다!'
朱異乃回本寨商議, 于詮曰: 今壽春南門不圍, 某願領一軍從南門入去, 助諸葛誕守城. 將軍與魏兵挑戰, 我卻從城中殺出, 兩路夾攻, 魏兵可破矣.
주이가 이에 본채로 돌아가 상의하니, 우전이 말한다. '이제 수춘 남문이 포위되지 않으니, 1군을 이끌고 남문으로 들어가, 제갈탄을 도와 성을 지키겠습니다. 장군께서 위나라 군에게 싸움을 걸 때 제가 성 안에서 달려나와 양쪽에서 협공하면 위나라 군을 격파할 수 있습니다.'
○ 異然其言. 於是全懌全端文欽等, 皆願入城, 遂同于詮引兵一萬, 從南門而入城.
주연이 그 말을 그럴 듯하게 여긴다. 이에 전택, 전단, 문흠 등도 모두 성으로 들어가고자 해서, 우전과 함께 군사 1만을 이끌고 남문을 통해 성으로 들어간다.
魏兵不得將令, 未敢輕敵, 任吳兵入城, 乃報知司馬昭.
위나라 군이 장령(將令; 장수의 명령, 군령)을 받지 못해, 감히 함부로 맞서지 못하여, 오나라 군의 입성을 지켜본 뒤, 사마소에게 알린다.
昭曰: 此欲與朱異內外夾攻, 以破我軍也.
사마소가 말한다. '이것은 주이와 더불어 안팎으로 협공해 아군을 격파하려는 것이오.'
乃召王基陳騫分付曰: 汝可引五千兵截斷朱異來路, 從背後擊之.
이에 왕기와 진건을 불러 분부한다. '군사 5천을 이끌고 주이의 진로를 차단하고 배후를 습격하시오.'
○ 二人領命而去. 朱異正引兵來, 忽背後喊聲大起. 左有王基, 右有陳騫, 兩路軍殺來, 吳兵大敗.
두 사람이 명을 받고 떠난다. 주이가 군사를 이끌고 오는데, 갑자기 배후에서 함성이 크게 인다. 왼쪽은 왕기가, 오른쪽은 진건이 양쪽에서 군사를 이끌고 달려들어 오나라 군이 대패한다.
朱異回見孫琳, 琳大怒曰: 累兵之將, 要汝何用.
주이가 되돌아가 손침을 만나자, 손침이 크게 노한다. '쓸모 없는 장수! 너 따위를 어디에 써먹겠냐!'
叱軍士推出斬之.
군사들에게 그를 끌어내어 처형하라고 호통친다.
又責全端子全禕曰: 若退不得魏兵, 汝父子休來見我.
또한 전단의 아들 전의를 꾸짖는다. '위나라 군을 물리치지 못하면, 너희 부자는 나를 다시는 못 볼줄 알아라!'
於是孫琳自回建業去了.
그러고는 손침은 건업으로 돌아가 버린다.
鍾會與昭曰: 今孫琳退去, 外無救兵, 城可圍矣.
종회가 사마소에게 말한다. '이제 손침이 물러가서 성 밖에 아무런 구원병이 없으니, 포위할 수 있습니다.'
昭從之, 遂催兵攻圍.
사마소가 이를 따라 군사들에게 포위 공격을 독려한다.
全禕引兵殺入壽春, 見魏兵勢大, 尋思進退無路, 遂降司馬昭.
전의가 보니 위나라의 군세가 대단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진퇴양난이라 마침내 사마소에게 투항한다.
昭加禕為偏將軍, 禕感昭恩德.
사마소가 전의에게 편장군의 직위를 내린다. 전의가 사마소의 은덕에 감동한다.
乃修家書與父全端叔全懌言孫琳不仁, 不若降魏, 將書射入城中.
이에 부친 전단과 숙부 전역에게 드리는 가서(家書; 가족 사이에 주고받는 서신 )를 써서, 손침이 어질지 않으니 위나라에 투항하는 것만 못하다고 한다. 서신을 화살에 묶어 성 안으로 쏘아 보낸다.
懌得禕書, 遂與端引數千人開門出降.
전역이 전의의 서신을 받더니 전단과 더불어 수천 명을 이끌고 성문을 나가서 투항한다.
諸葛誕在城中憂悶, 謀士蔣班, 焦彝進言曰: 城中糧少兵多, 不能久守, 可率吳楚之眾, 與魏兵決一死戰.
제갈탄이 성 안에서 번민에 잠기니, 모사 장반과 초이 두 사람이 진언한다. '성 안에 식량은 적고 군사는 많아서 오래 지킬 수 없습니다. 오초(吳楚; 춘추시대 오나라와 초나라의 땅이었던 장강 중류와 하류 일대)의 무리를 이끌고 위나라 군과 더불어 죽기를 각오하고 결전해야 합니다.'
誕大怒曰: 吾欲守, 汝欲戰, 莫非有異心乎. 再言必斬.
제갈탄이 크게 노한다. '나는 지키겠다는데 너희는 싸우겠다니, 너희가 다른 마음을 품은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 또 다시 이런 말을 꺼내면 참하겠다!'
二人仰天長嘆曰: 誕將亡矣. 我等不如早降, 免至一死.
두 사람이 하늘을 우러러 장탄식한다. '제갈탄이 곧 망하겠구나! 우리가 어서 항복해 죽음이라도 면하는 것만 못하겠구나!'
○ 是夜二更時分, 蔣焦二人踰城降魏, 司馬昭重用之.
이날 밤 2경 무렵 장반과 초이 두 사람이 성벽을 넘어 위나라에 투항하니 사마소가 이들을 중용한다.
因此城中雖有敢戰之士, 不敢言戰.
이 때문에 성 안에 비록 결전을 감행하려는 인물이 있더라도, 싸우자는 말을 감히 꺼내지 못한다.
誕在城中見魏兵四下築起土城. 以防淮水, 只望水泛衝倒土城, 驅兵擊之.
제갈탄이 성 안에서 보니, 위나라 군이 사방에 토성을 쌓아올린다. 이에 제갈탄이 회수의 물길을 막아 그 물이 넘쳐서 토성을 허물어뜨릴 때 군사를 몰아 공격하려 한다.
不想自秋至冬, 並無霖雨, 淮水不泛.
그러나 생각과 달리, 가을을 지나 벌써 겨울이 된데다 임우(霖雨; 장기간에 걸친 큰 비, 장마)도 없어 회수가 범람하지 않는다.
城中看看糧盡, 文欽在小城內與二子堅守.
성 안에 점점 식량이 떨어지데 문흠은 두 아들과 더불어 작은 성을 굳게 지키고 있었다.
見軍士漸漸餓倒, 只得來告誕曰: 糧草盡絕, 軍士餓損, 不如將北方之兵盡放出城, 以省其食.
그런데 군사들이 점점 굶어서 쓰러지자, 이를 보다 못한 문흠이 제갈탄을 찾아가서 고한다. '군량이 모조리 바닥나서 군사들이 굶어 죽으니, 차라리 북방의 군사를 모조리 성 밖으로 내보내어, 그들이 먹는 군량이라도 줄여야겠소.'
誕大怒曰: 汝教我盡去北軍, 欲謀我耶.
제갈탄이 크게 노한다. '네가 나더러 북방 군사를 모조리 떠나 보내라 하다니, 나를 어찌해 볼 셈이구나!'
叱推出斬之.
그를 끌어내서 처형하게 한다.
○ 文鴦文虎見父被殺, 各拔短刀, 立殺數十人, 飛身上城, 一躍而下, 越壕赴魏寨投降.
문앙과 문호는 부친이 피살되자 각각 단도를 뽑아들고, 곧바로 수십 인을 죽이고 몸을 날려 성벽을 오르더니, 한번에 뛰어내려 해자를 넘어 위나라 영채로 가서 투항한다.
司馬昭恨文鴦昔日單騎退兵之讎, 欲斬之.
지난날 문앙이 단기필마로 위나라 군을 격퇴한 것 때문에, 사마소가 원한을 품어 문앙을 참하려 한다.
鍾會諫曰: 罪在文欽, 今文欽已亡, 二子勢窮來歸, 若殺降將, 是堅城內人之心也.
종회가 간한다. '죄는 문흠에게 있는데 이제 문흠은 죽고 두 아들은 쫓겨서 귀순했습니다. 항장( 항복한 장수 )을 죽인다면 성 안의 인심을 굳게 만들 뿐입니다.'
昭從之, 遂召文鴦文虎入帳, 用好言撫慰, 賜駿馬錦衣, 加為偏將軍, 封關內侯.
사마소가 이를 따라 문앙과 문호를 군막 안으로 불러들여 좋은말로써 위무하고 준마와 비단옷을 하사하며 편장군의 벼슬을 더하고 관내후의 작위에 봉한다.
二子拜謝上馬, 遶城大叫曰: 我二人蒙大將軍赦罪賜爵, 汝等何不早降.
두 아들이 절을 올려 사례하고 성으로 가서 크게 외친다. '우리 두 사람은 대장군으로부터 죄를 사면받고 작위를 하사받았거늘 너희는 어찌 어서 항복하지 않냐!'
城內人聞言, 皆計議曰: 文鴦乃司馬氏讎人, 尚且重用, 何況我等乎.
성 안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모두 상의한다. '문앙은 사마 씨의 원수인데도 중용되었으니 하물며 우리는 어떻겠소?'
於是皆欲投降.
이에 모두 투항하려 한다.
諸葛誕聞之大怒, 日夜自來尋城, 以殺為威.
제갈탄이 듣고 크게 노해 밤낮으로 직접 성을 돌아다니며 처형함으로써 위엄을 세운다.
鍾會知城中人心已變, 乃入帳告昭曰: 可乘此時攻城矣.
종회가 성 안의 민심이 이미 변한 것을 알고 군막으로 들어가 사마소에게 고한다. '이 때를 틈타 성을 공격해야겠습니다.'
○ 昭大喜, 遂激三軍四面雲集, 一齊攻打.
사마소가 크게 기뻐하며 삼군을 독려하여 성의 사방에 구름처럼 모여 일제히 공격하게 한다.
守將曾宣獻了北門, 放魏兵入城.
성을 지키는 장수 증선이 북문을 열어서 위나라 군이 성 안으로 받아들인다.
誕知魏兵已入, 慌引麾數百人, 自城中小路突出, 至吊橋邊, 正撞著胡遵.
위나라 군이 이미 들어온 것을 알아차린 제갈탄이 황망히 수백 명을 이끌고 직접 성 안의 지름길로 탈출하다가 적교(吊橋; 해자를 사이에 두고 성과 바깥을 잇는 다리) 근처에 이르러 호준과 마주친다.
手起刀落, 斬誕於馬下, 數百人皆被縛.
호준이 한칼에 제갈탄을 베어서 말 아래로 떨구고 그를 따르던 수백 명도 모두 사로잡힌다.
王基引兵殺到西門, 正遇吳將于詮.
基大喝曰: 何不早降.
왕기가 군사를 이끌고 서문으로 달려가 오나라 장수 우전과 마주친다. 왕기가 크게 꾸짖는다. '어찌 어서 항복하지 않냐!'
詮大怒曰: 受命而出, 為人救難, 既不能救, 又降他人, 義所不為也.
우전이 크게 노한다. '명을 받고 사람들을 위하여 어려움을 구하러 와서 결국 구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항복하는 것은 의롭지 못하다!'
乃擲盔於地, 大呼曰: 人生在世, 得死於戰場者, 幸耳.
이에 투구를 땅에 내던지며 크게 외친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전장에서 죽게 됨은 다행이다!'
急揮刀死戰三十餘合, 人困馬乏, 為亂軍所殺。
급히 칼을 휘두르며 죽을 각오로 3십여 합을 싸우다가 말도 사람도 지쳐 난전 중에 살해된다.
後人有詩讚曰: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린다.
司馬當年圍壽春,
降兵無數拜車塵.
사마소가 그때 수춘성을 포위하니, 항복한 군사들이 무수히 거진(車塵) 앞에 엎드리네.
東吳雖有英雄士,
誰及于詮肯殺身.
동오에 비록 영웅들이 있다 한들, 그 누가 우전처럼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겠는가?
○ 司馬昭入壽春, 將諸葛誕老小盡皆梟首.滅其三族.
사마소가 수춘을 들어가 제갈탄의 노소(老小; 식솔, 가족)을 모조리 효수해 삼족을 멸한다.
武士將所擒諸葛誕部卒數百人縛至.
무사들이 제갈탄의 부하 장졸 수백 명을 포박해 끌고 온다.
昭曰: 汝等降否.
사마소가 말한다. '너희는 항복하지 않겠냐?'
眾皆大叫曰: 願與諸葛公同死, 決不降汝.
모두 크게 외친다. '바라건대 제갈 공과 함께 죽을지언정 결코 네놈한테 항복하지 않겠다!'
昭大怒, 叱武士盡搏於城外, 逐一問曰: 降者免死.
사마소가 크게 노해 무사들에게 소리쳐 그들 모두를 성 밖으로 끌고 가더니 한사람 한사람 다시 한번 물으며 말한다.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주마.'
並無一人言降.
直殺至盡, 終無一人降者.
그렇지만 아무도 항복하겠다 말하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다 죽일 때까지 한 사람도 항복하는 사람이 없다.
昭深加嘆息不已, 令皆埋之.
사마소가 깊이 탄식해 마지 않으며 모두 매장하게 한다.
後人有詩嘆曰: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탄식한다.
忠君矢志不偷生,
諸葛公休帳下兵.
주군에게 충성하며 뜻을 세워 달아나지 않건만, 제갈 공은 출전하지 않고 군사를 잃었네.
薤露歌聲應未斷,
遺蹤直欲繼田橫.
해로가를 함께 부르던 소리 아직 그치지 않는데, 발자취 남기며 전횡의 옛일을 계승하려 했구나.
○ 卻說吳兵大半降魏, 斐秀告司馬昭曰: 吳兵老小, 盡在東南江淮之地, 今若留之, 久必為變, 不如坑之.
한편, 오나라 군사의 태반이 위나라에 항복하니 비수가 사마소에게 고한다. '오나라 군사의 노소( 가족 )가 모두 동남의 강회 땅에 있으니 이대로 두면 훗날 틀림없이 변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들을 생매장해 버리는 것만 못합니다.'
鍾會曰: 不然. 古之用兵者, 全國為上, 戳其元惡而已. 若盡坑之, 是不仁也. 不如放歸江南, 以顯中國之寬大.
종회가 말한다. '그렇지 않습니다. 옛부터 군사를 부릴 때 나라를 온전히 하는 것을 상책으로 여겨서 그 원악(元惡; 원흉)만 죽였을 뿐입니다. 그들을 모조리 생매장하면 어질지 못한 것입니다. 차라리 그들을 강남으로 돌려보냄으로써 중국( 중원 곧 위나라 )의 관대함을 보여주는 것만 못합니다.'
昭曰: 此妙論也.
사마소가 말한다. '이야말로 훌륭한 의견이오.'
遂將吳兵盡皆放歸本國.
그리하여 오나라 군을 모두 풀어줘 본국으로 돌려보낸다.
唐咨因懼孫琳, 不敢回國, 亦來投魏.
당자는 손침을 두려워해 감히 귀국하지 못하고 다시 위나라에 귀순한다.
昭皆重用, 令分部三河之地.
사마소가 모두 중용하여 삼하(三河; 하동, 하남, 하내의 세 지역)를 맡아서 지키게 한다.
淮南已平, 正欲退兵, 忽報西蜀姜維引兵來取長城, 邀截糧草.
사마소가 철병하려는데 급보가 전해지니 강유가 군사를 이끌고 장성을 공격해 식량과 마초(馬草; 말먹이 풀)를 빼앗으러 온다는 것이다.
昭大驚, 與多官計議退兵之策.
사마소가 크게 놀라 여러 관리와 더불어, 적병을 물리칠 방책을 상의한다.
○ 時蜀漢延熙二十年, 改為景耀元年.
이때가 촉한의 연희 2십 년인데 경요 원년으로 개원한다.
姜維在漢中選川將兩員, 每日操練人馬.
강유가 한중에 머물며 촉나라 장수 두 사람을 뽑아 매일 인마를 조련한다.
一是蔣舒, 一是傅僉, 兩人頗有膽勇, 維甚愛之.
한 사람은 장서(蔣舒)이고 또 한 사람은 부첨(傅僉)인데 두 사람이 자못 담력과 용맹을 갖춰 강유가 몹시 아낀다.
忽報淮南諸葛誕起兵討司馬昭, 東吳孫琳助之, 昭大起兩淮之兵, 將魏太后並魏主一同出征去了.
그런데 급보가 전해져, 회남의 제갈탄이 군사를 일으켜 사마소를 토벌하려 하고, 동오의 손침도 이를 돕자, 사마소가 양회(兩淮; 회남과 회북 지역)의 군사를 크게 일으켜 위나라 태후와 황제를 다 같이 모시고 출정했다고 한다.
維大喜曰: 吾今番大事濟矣.
강유가 크게 기뻐하며 말한다. '내가 이번에는 대사를 이루겠구나!'
○ 遂表奏後主, 願興兵伐魏.
그래서 후주에게 표를 올려 아뢰며 군사를 일으켜 위나라를 정벌하겠다 한다.
中散大夫譙周聽知, 嘆曰: 近來朝廷溺於酒色, 信任中貴黃皓, 不理國事, 只圖歡樂. 伯約累欲征伐, 不恤軍士. 國將危矣.
중산대부 초주가 이를 전해듣고 탄식한다. '근래에 들어 조정은 주색에 탐닉하고 중귀(中貴; 권세를 가진 내시) 황호를 신임해 국사를 돌보지 않고 오로지 환락을 찾을 뿐이오. 백약(伯約; 강유)이 누차에 걸쳐 정벌에 나서려 하며 군사들을 돌보지 않으니 국가가 장차 위태롭겠소!'
乃作讎國論一篇, 寄與姜維.
이에 '수국론(讎國論)'이란 글을 1편 써서 강유에게 보낸다.
維拆封視之, 論曰:
강유가 뜯어서 읽어보니 내용이 이렇다.
或問: 古往能以弱勝強者, 其術何如.
누군가 묻습니다. '옛날에 능히 약함으로써 강함을 이긴 이는 그 방법이 무엇이었는가?
曰: 處大國無患者, 恆多慢; 處小國有憂者, 恆思善.
큰 나라에 처하여 재앙이 없는 이는 언제나 몹시 태만한 반면에, 작은 나라에 처하여 근심이 있는 이는 언제나 개선할 방도를 찾는다 합니다.
多慢則生亂, 思善則生治, 理之常也.
몹시 게으름을 피우면 어지러워지지만, 개선할 방도를 찾으면 다스려지는 것은, 불변의 이치입니다.
故周文養民, 以少取多.
그러므로 주나라 문왕께서 인민을 잘 양육했기에 소수의 무리로써 큰 무리를 이겼습니다.
句踐恤眾, 以弱斃強. 此其術也.
월나라 왕 구천은 그 무리를 잘 돌봤기에 약한 무리로써 강한 무리를 무찔렀습니다. 이것이 그들의 방법입니다.
○ 或曰: 曩者楚強漢弱, 約分鴻溝.
지난날 (항우의) 초나라가 강하고 (유방의) 한나라가 약하니 홍구를 경계로 천하를 나누기로 약속했습니다.
張良以為民志既定, 則難動也, 率兵追羽, 終斃項氏.
(유방의 모사) 장량이 민심이 안정되어 좀처럼 동요하지 않을 것을 안 뒤에 군사를 거느리고 항우를 추격해 마침내 항씨를 죽였습니다.
豈必由文王句踐之事乎.
그래도 어찌 꼭 문왕과 구천을 본받아야겠는가?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曰: 商周之際, 王侯世尊, 君臣久固, 當此之時, 雖有漢祖, 安能仗劍取天下乎.
상나라와 주나라 시절에는 왕후는 대대로 존숭 받고 임금과 신하는 오랫동안 안정되었으니 그런 때라면 비록 한나라 고조라도 어찌 능히 검을 잡고 천하를 취할 수 있겠습니까?
今秦罷侯置守之後, 民疲秦役, 天下土崩, 於是豪傑並爭.
그런데 진나라가 왕후를 폐지하고 군현을 설치한 뒤 백성들이 진나라의 노역에 시달리고 천하가 흙이 무너지듯하니 이에 호걸들이 떼지어 일어났습니다.
今我與彼, 皆傳國易世矣, 既非秦末鼎沸之時, 實有六國並據之勢.
이제 우리와 저들은 모두 전국(傳國; 국가를 자손이나 타인에게 전해줌)과 역세(易世; 시대가 바뀜, 임금이 바뀜)가 일어나서 이미 진나라 말기의 솥이 끓는 듯한 때가 아니라 참으로 육국(六國; 중국 전국시대의 주요 여섯 개 나라)이 병립하던 형세가 되었습니다.
故可為文王, 難為漢祖.
그러므로 주나라 문왕이 될지언정 한나라 고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時可而後動, 數合而後舉.
좋은 시기가 오기를 기다린 뒤 움직이고, 알맞은 운수가 찾아온 뒤 일어나야 합니다.
故湯武之師, 不再戰而克, 誠重民勞而度時審也.
그러므로 탕왕과 무왕은 다시 싸울 것도 없이 한번의 싸움만으로 이겼으니 참으로 백성의 노고를 중시하고 적절한 시기를 헤아린 것입니다.
如遂極武黷征, 不幸遇難, 雖有智者, 不能謀之矣.
극무(極武; 무력의 남용)와 독정(黷征; 정벌의 남발)을 행하여 불행히도 어려움에 처하면 비록 지혜로운이라도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됩니다.'
○ 姜維看畢, 大怒曰: 此腐儒之論也.
강유가 읽고 크게 노한다. '이것은 썩은 선비가 떠드는 것이다!'
擲之於地, 遂提川兵來取中原.
바닥에 내던지고 촉나라 군을 이끌고 중원을 치러 간다.
又問傅僉曰: 以公度之, 可出何地.
강유가 부첨에게 묻는다. '공이 보기에 어디로 나가야겠소?'
僉曰: 魏屯糧草, 皆在長城;今可逕取駱谷。度沈嶺, 直到長城, 先燒糧草, 然後直取秦川, 則中原指日可得矣.
부첨이 말했다. '위나라가 저장하는 군량과 마초는 모두 장성에 있으니 이제 바로 낙곡으로 가야 합니다. 침령을 넘어 장성으로 직행해 먼저 군량과 마초를 불사른 뒤 진천으로 가면 중원도 모지않아 장악할 수 있습니다.'
維曰: 公之見與吾之計暗合也.
강유가 말했다. '공의 견해와 내 계획이 딱 맞는구려.'
即提兵逕取駱谷, 度沈嶺, 望長城而來.
즉시 군사를 거느리고 낙곡으로 가서 침령을 넘어 장성을 향해 간다.
○ 卻說長城鎮守將軍司馬望, 乃司馬昭之族兄也.
한편, 장성을 지키는 장군 사마망은 사마소의 족형(族兄)이다.
城內糧草甚多, 人馬卻少.
성 안에 군량과 마초가 매우 많지만 인마는 오히려 적었다.
望聽知蜀兵到, 急與王真李鵬二將, 引兵離城二十里下寨.
촉나라 군이 오는 것을 듣고 사마망이 급히 왕진과 이붕 두 장수와 함께 군사를 이끌고 성 밖 2십 리에 영채를 세운다.
次日蜀兵來到, 望引二將出陣.
다음날 촉나라 군이 오니 사마망이 두 장수를 이끌고 출진한다.
姜維出馬, 指望而言曰: 今司馬昭遷主於軍中, 必有李傕郭汜之意也。吾今奉朝廷明命, 前來問罪, 汝當早降。若還愚迷, 全家誅戳.
강유가 출마해 사마망을 가리키며 말한다. '이제 사마소가 임금을 군중에 끌고 온 것은 틀림없이 이각과 곽사와 같은 뜻을 가져서다. 내 이제 조정의 밝은 명을 받들어 죄를 물으러 왔으니 너는 어서 항복하라. 만약 어리석게 군다면 온집안을 주륙하겠다!'
望大聲而答曰: 汝等無禮. 數犯上國, 如不早退, 令汝片甲不歸.
사마망이 큰 소리로 답한다. '너희가 무례하구나. 상국을 몇 차례나 범하다니. 어서 물러가지 않으면 네놈들 갑옷 쪼가리 하나 못 돌아가게 하겠다!'
○ 言未畢, 望背後王真挺槍出馬, 蜀陣中傅僉出迎.
그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사마망의 배후에서 왕진이 창을 꼬나 쥐고 출마하니, 촉나라 진영에서 부첨이 튀어나와 맞이한다.
戰不十合, 僉賣個破綻, 王真便挺槍來刺.
싸움이 십 합을 넘기지 못해 부첨이 일부러 허둥대는 척하니 왕진이 창을 꼬나 쥐고 찌르러 달려든다.
傅僉閃過, 活捉真於馬上, 便回本陣.
부첨이 재빨리 피하며 왕진을 말 위에서 사로잡아 본진으로 돌아온다.
李鵬大怒, 縱馬輪刀來救.
이붕이 크게 노해 말을 몰아 칼을 휘두르며 구하러 온다.
僉故意放慢, 等李鵬將近努力擲真於地, 暗製四楞鐵簡在手.
부첨이 일부러 방심한 척하며 이붕이 다가오기를 기다려 힘껏 왕진을 바닥에 내던지고, 몰래 사릉철간(四楞鐵簡; 무기의 일종으로 네모난 쇠막대기 종류)을 손에 쥔다.
鵬趕上舉刀待砍, 傅僉偷身回顧, 向李鵬面門只一簡, 打得眼珠迸出, 死於馬下.
이붕이 뒤따라 붙어 칼을 들어 베려는데, 부첨이 몸을 빼서 뒤돌아 보며, 이붕의 얼굴을 사릉철간으로 타격한다. 이에 이붕의 눈알이 터져나오며 말 아래 떨어져 죽는다.
王真被蜀軍亂槍刺死.
왕진 역시 촉나라 군사들이 창으로 마구 찔러 죽인다.
姜維驅兵大進.
강유가 군사를 휘몰아 크게 진격한다.
司馬望棄寨入城, 閉門不出。
사마망이 영채를 버리고 성으로 들어가 성문을 닫은 채 나오지 않는다.
維下令曰: 軍士今夜且歇一宿, 以養銳氣, 來日需要入城.
강유가 영을 내린다. '군사들은 오늘밤 우선 하룻밤을 쉬고, 예기를 길러 내일 입성하겠다.”
○ 次日平明, 蜀兵爭先大進, 一擁至城下.
다음날 평명(平明; 새벽, 여명)에 촉나라 군이 앞다퉈 크게 진격해 성 아래로 몰려간다.
用火箭火砲打入城中, 城上草屋, 一派燒著, 魏兵自亂.
불화살과 화포를 써서 성 안을 공격하니, 성 위의 초옥(草屋; 풀로 지붕을 인 집, 초가)들이 한꺼번에 불붙어 위나라 군이 저절로 혼란에 빠진다.
維又令人取乾柴堆滿城下, 一齊放火, 烈焰沖天.
강유가 다시 사람들을 시켜 마른 장작더미를 성 아래 가득 채워, 일제히 방화하니, 불꽃이 하늘을 찌른다.
城已將陷, 魏兵在城內嚎啕痛哭, 聲聞四野.
성이 곧 함락될 지경에 이르자, 위나라 군사들이 성 안에서 크게 울부짖으며 통곡하니, 그 소리가 사방에 들린다.
○ 正攻打之間, 忽然背後喊聲大震, 維勒馬回看, 只見魏兵鼓譟搖旗, 浩浩而來.
한창 공타(攻打; 공격)하는 사이에 갑자기 배후에서 함성이 크게 일어, 강유가 말을 멈춰 세워 뒤돌아 보니, 위나라 군이 북을 두드리고 깃발을 흔들며, 호호(浩浩; 한없이 넓고 큼)하게 몰려온다.
維遂令後隊為前隊, 自立於門旗下候之.
강유가 후대(後隊; 후미 부대)를 전대(前隊; 선두 부대)로 삼아, 스스로 문기(門旗; 군문에 세우는 큰 깃발) 아래에서 기다린다.
只見魏陣中一小將全裝貫帶, 挺槍縱馬而出, 年約二十餘歲, 面如傅粉, 脣似抹硃, 厲聲大叫曰: 認得鄧將軍否.
그런데 위나라 진중에서 일개 소장(小將; 젊은 장교)이 완전무장을 하고, 창을 꼬나 쥔 채 말을 몰아 나오는데, 나이가 스무 살 남짓이고, 얼굴이 마치 분칠을 한 듯하고, 입술이 흡사 붉은 먹을 바른 듯하다. 그가 소리 높여 크게 외친다. '등(鄧) 장군을 알아보지 못하겠냐?'
維自思曰: 此必是鄧艾矣. 挺槍縱馬而來.
강유가 '이 자는 틀림없이 등애구나!'고 생각하며, 창을 꼬나 쥐고 말을 몰아 달려간다.
二人抖擻精神, 戰到三四十合, 不分勝負.
두 사람이 정신을 집중해, 3, 4십 합을 싸우지만 승부를 내지 못한다.
那小將軍槍法無半點放閒, 維心中自思: 不用此計, 安得勝乎.
소장의 창을 쓰는 솜씨가 전혀 빈틈이 없어 강유가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이 계책을 쓰지 않으면, 어찌 승리를 거두랴?'
便撥馬望左邊山路中而走.
곧 말머리를 돌려 왼쪽의 산길로 달아난다.
○ 那小將驟馬追來.
소장이 곧 말을 몰아 뒤쫓는다.
維挂住了鋼槍, 暗取雕弓羽箭射之.
강유가 강창(鋼槍; 강철로 만든 창)을 걸어놓고 몰래 조궁(雕弓; 꽃무늬 등을 아로새긴 고급 활)에 우전(羽箭; 화살)을 매겨서 쏜다.
那小將眼乖, 早已見了, 弓弦響處, 把身望前一倒, 放過羽箭.
소장이 눈이 밝아 이것을 재빨리 발견해 활 시위 소리가 울리자마자 몸을 앞으로 엎드려 화살을 피한다.
維回頭看小將已到, 挺槍來刺.
강유가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소장이 엎드린 채 창을 꼬나 쥐고 찌르러 달려온다.
維閃過, 那槍從肋旁邊過, 被維夾住, 那小將棄槍, 望本陣而走.
강유가 몸을 숙여서 피하며 옆구리를 비껴가는 창을 잡아채니 소장이 창을 포기하고 본진으로 달아난다.
維嗟嘆曰: 可惜. 可惜.
강유가 '아깝구나! 아까워!'라고 탄식한다.
再撥馬趕來, 追至陣門前, 一將提刀而出曰: 姜維匹夫, 勿趕吾兒. 鄧艾在此.
다시 말머리를 돌려 뒤쫓아 진문 앞에 이르자 한 장수가 칼을 들고 나오며 말한다. '강유, 필부놈아! 내 아이를 쫓지 마라! 등애가 여기 있다!'
○ 維大驚. 原來小將乃鄧艾之子鄧忠也.
강유가 크게 놀란다. 원래 소장은 바로 등애의 아들 등충이다.
維暗暗稱奇.
강유가 마음 속으로 등충을 칭찬한다.
欲戰鄧艾, 又恐馬乏, 乃虛指艾曰: 吾今日識汝父子也. 且各收兵, 來日決戰.
등애와 싸우고 싶지만 말이 지친 것이 걱정돼 등애에게 둘러댄다. '내가 오늘에야 너희 부자를 알아봤다. 우선 각자 군사를 거둬 내일 결전하자.'
艾見戰場不利, 亦勒馬應曰: 既如此, 各自收兵. 暗算者非丈夫也.
등애가 보니, 전장 상황이 불리해 역시 말을 멈춰 세우고 응한다. '그렇다면 각자 군사를 거두자. 암산(暗算; 음모)을 하는 자는 대장부가 아니다.'
○ 於是兩軍皆退. 鄧艾據渭水下寨, 姜維跨兩山安營.
이에 양쪽 군사가 모두 물러난다. 등애는 위수(渭水)에 의지해 영채를 세우고, 강유는 양쪽의 산에 영채를 세워 주둔한다.
艾見蜀兵地理, 乃作書於司馬望曰: 我等切不可戰, 只宜固守. 待關中兵至時, 蜀兵糧草皆盡, 三面攻之, 無不勝也. 今遣長子鄧忠相助守城.
등애가 촉나라 군의 지리(地理)가 유리한 것을 보고, 사마망에게 서신을 써서 보낸다. '아군은 절대 싸우지 말고, 오로지 굳게 지켜야 하오. 관중의 군사가 오고, 촉나라 군의 군량과 마초가 모두 떨어지기를 기다려, 3면에서 공격하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소. 이제 저의 장자 등충을 보내어 수성(守城)을 돕겠소.'
一面差人於司馬昭處求救.
동시에 사마소가 있는 곳으로 사람을 보내어 구원을 요청한다.
○ 卻說姜維令人於艾寨中下戰書, 約來日大戰, 艾佯應之.
한편, 강유가 사람을 시켜 등애의 영채로 전서(戰書; 도전장)를 보내어, 내일 크게 싸우자 하니, 등애가 응하는 척한다.
次日五更, 維令三軍造飯, 平明布陣等候.
다음날 5경(五更; 새벽 3시 ~ 5시)에 삼군(三軍; 전체 군사)이 식사하고, 평명(平明; 새벽, 여명)에 포진해 대기한다.
艾營中偃旗息鼓, 卻如無人之狀.
그러나 등애의 진영은 언기식고(偃旗息鼓; 깃발을 누이고, 북을 쉼)하며, 마치 아무도 없는 듯하다.
維至晚方回.
강유가 저녁까지 기다리다 돌아간다.
次日又令人下戰書, 責以失期之罪.
다음날 다시 사람을 시켜 전서를 보내어, 기한을 맞추지 않은 죄를 꾸짖는다.
艾以酒食相待, 答曰: 微軀小疾, 有誤相持, 明日會戰.
등애가 술과 음식으로 대접하며 답한다. '몸이 좀 아파서, 싸우러 나가지 못했소. 내일 회전(會戰)하겠소.'
次日, 維又引兵來, 艾仍前不出.
다음날 강유가 군사를 이끌고 오지만, 등애는 또다시 출전하지 않는다.
○ 如此五六番, 傅儉謂維曰: 此必有謀也. 宜防之.
이렇게 대여섯 차례 반복되자, 부첨이 강유에게 말한다. '이것은 틀림없이 음모가 있는 것입니다. 마땅히 방비해야겠습니다.'
維曰: 此必捱關中到, 三面擊我耳. 吾今令人持書與東吳孫綝. 使併力攻之.
강유가 말한다. '이것은 틀림없이 관중의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지체하다가, 3면에서 아군을 협격하려는 것일 따름이오. 내가 이제 사람을 시켜 서찰을 가지고 동오의 손침을 찾아가게 하겠소. 우리와 힘을 합쳐 공격하게 만들 것이오.'
忽探馬報說, 司馬昭攻打壽春, 殺了諸葛誕, 吳兵皆降. 昭班師回洛陽, 便欲領兵來救長城.
그런데 탐마(探馬; 정찰병)가 달려와 보고한다. '사마소가 수춘성을 공타하여, 제갈탄을 죽이고 오나라 군사는 모두 항복했습니다. 사마소가 군사를 거둬 낙양으로 돌아갔는데, 곧 군사를 거느리고 장성을 구원하러 올 것이라 합니다.'
維大驚曰: 今番代魏, 又成畫餅矣, 不如且回.
강유가 크게 놀란다. '이번의 위나라 정벌도 그림의 떡이 되고 말겠구나. 우선 회군하는 것만 못하겠다.'
○ 已嘆四番難奏績, 又嗟五度未成功.
이미 네번의 출병에서도 공적을 아뢰기 어려웠는데, 또 다시 다섯번째 출병도 성공하지 못하는구나
○ 未知如何退兵, 且看下文分解。
어찌 군사를 물릴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 以(써 이)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람이 연장을 사용하여 밭을 갈 수 있다는 데서 ~로써, 까닭을 뜻한다. 상형문자일 경우는 쟁기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以자는 '~로써'나 '~에 따라'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以자는 人(사람 인)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以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수저와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밭을 가는 도구이거나 또는 탯줄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하고는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석은 없다. 다만 무엇을 그렸던 것인지의 유래와는 관계없이 '~로써'나 '~에 따라', '~부터'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以(이)는 ①~써, ~로, ~를 가지고, ~를 근거(根據)로 ②~에 따라, ~에 의해서, ~대로 ③~때문에, ~까닭에, ~로 인하여 ④~부터 ⑤~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⑥~을 ~로 하다 ⑦~에게 ~을 주다 ⑧~라 여기다 ⑨말다 ⑩거느리다 ⑪닮다 ⑫이유(理由), 까닭 ⑬시간, 장소, 방향, 수량의 한계(限界)를 나타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전(以前),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그 뒤로나 그러한 뒤로를 이래(以來), 어떤 범위 밖을 이외(以外), 일정한 범위의 안을 이내(以內), 어떤 한계로부터의 남쪽을 이남(以南), 어떤 한계로부터 동쪽을 이동(以東), ~이어야 또는 ~이야를 이사(以沙), 그 동안이나 이전을 이왕(以往), 까닭으로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을 소이(所以), ~으로 또는 ~으로써를 을이(乙以), 어떠한 목적으로나 어찌할 소용으로를 조이(條以), ~할 양으로나 ~모양으로를 양이(樣以), 석가와 가섭이 마음으로 마음에 전한다는 뜻으로 말로써 설명할 수 없는 심오한 뜻은 마음으로 깨닫는 수밖에 없다는 말 또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말을 하지 않아도 의사가 전달됨을 이르는 말을 이심전심(以心傳心),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는 뜻으로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당해 내려는 어리석은 짓을 일컫는 말을 이란투석(以卵投石), 대롱을 통해 하늘을 봄이란 뜻으로 우물안 개구리를 일컫는 말을 이관규천(以管窺天), 귀중한 구슬로 새를 쏜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이주탄작(以珠彈雀), 독으로써 독을 친다는 뜻으로 악을 누르는 데 다른 악을 이용함을 이르는 말을 이독공독(以毒攻毒),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뜻으로 힘에는 힘으로 또는 강한 것에는 강한 것으로 상대함을 이르는 말을 이열치열(以熱治熱), 옛것을 오늘의 거울로 삼는다는 뜻으로 옛 성현의 말씀을 거울로 삼아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이고위감(以古爲鑑), 새우로 잉어를 낚는다는 뜻으로 적은 밑천을 들여 큰 이익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이하조리(以蝦釣鯉), 손가락을 가지고 바다의 깊이를 잰다는 뜻으로 양을 헤아릴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말을 이지측해(以指測海),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이식위천(以食爲天),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댄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기만하고 권세를 휘두름을 이르는 말을 이록위마(以鹿爲馬), 하나로써 백을 경계하게 한다는 뜻으로 한 명을 벌하여 백 명을 경계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이일경백(以一警百), 털만으로 말의 좋고 나쁨을 가린다는 뜻으로 겉만 알고 깊은 속은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이모상마(以毛相馬), 남의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자신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이인위감(以人爲鑑), 백성을 생각하기를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백성을 소중히 여겨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으로 삼음을 일컫는 말을 이민위천(以民爲天), 피로써 피를 씻으면 더욱 더러워진다는 뜻으로 나쁜 일을 다스리려다 더욱 악을 범함을 이르는 말을 이혈세혈(以血洗血),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과거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미래를 미루어 짐작한다는 말을 이왕찰래(以往察來), 불로써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폐해를 구해 준다는 것이 도리어 폐해를 조장함을 이르는 말을 이화구화(以火救火) 등에 쓰인다.
▶️ 弱(약할 약)은 ❶회의문자로 弓(궁; 활) 두 개와 羽(우; 보드라운 날개)를 합하여 활을 구부린다의 뜻이 전(轉)하여 약하다, 젊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지사문자로 弱자는 '약하다'나 '쇠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弱자는 두 개의 弓(활 궁)자에 획을 그은 모습이다. 활시위에 획을 그은 것은 활시위가 약하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弱자는 활시위가 약하다는 의미에서 '약하다'나 '쇠해지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활시위에 떨림이 없는 글자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 '강하다'라는 뜻을 가진 弜(강할 강)자이다. 그래서 弱(약)은 ①약하다 ②약하게 만들다 ③약해지다 ④쇠해지다 ⑤수가 모자라다 ⑥잃다 ⑦패하다 ⑧침노하다(侵擄; 불법으로 침범하다) ⑨날씬하다 ⑩젊다 ⑪약한 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약할 나(懦), 거둘 수(收), 연할 취(脆), 부드러울 유(柔), 쇠할 쇠(衰), 연할 연(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강할 강(强)이다. 용례로는 힘이나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집단을 약자(弱者), 약하여짐 또는 약하게 함을 약화(弱化), 모자라서 남에게 뒤떨어지는 점을 약점(弱點), 나이가 어림 또는 어린 나이를 약년(弱年), 약하고 작음을 약소(弱小), 허약한 몸을 약체(弱體), 몸이 약한 골격 또는 그런 사람을 약골(弱骨), 힘이 약한 나라를 약국(弱國), 튼튼하지 못한 체질 또는 그러한 체질의 사람을 약질(弱質), 남에게 대한 자기 아들의 낮춤말을 약식(弱息), 어깨가 약하다는 뜻으로 몸이 약한 사람을 약견(弱肩), 남자가 스무 살에 관례를 한다는 데서 남자의 스무 살 된 때를 약관(弱冠), 무르고 약함 또는 가냘픔을 취약(脆弱), 의지가 굳세지 못함을 나약(懦弱), 몸이 쇠하여 약함을 쇠약(衰弱), 강함과 약함을 강약(强弱), 연하고 약함을 연약(軟弱), 힘이 없고 여림을 미약(微弱), 가난하고 힘이 없음 또는 보잘것이 없거나 변변하지 못함을 빈약(貧弱), 마음이나 몸이 튼튼하지 못하고 약함을 허약(虛弱), 굳세지 못하고 여림 또는 불충분하거나 모자람을 박약(薄弱), 몸이나 마음이 약함을 유약(柔弱), 병에 시달려서 몸이 쇠약해짐을 병약(病弱), 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먹힘이란 뜻으로 생존 경쟁의 살벌함을 이르는 말을 약육강식(弱肉强食), 약한 말에 무거운 짐을 싣는다는 뜻으로 재주와 힘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이 크나큰 일을 맡음을 비유하는 말을 약마복중(弱馬卜重), 봉래와 약수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큰 차이가 있음을 비유한 말을 봉래약수(蓬萊弱水),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 줌을 이르는 말을 억강부약(抑强扶弱), 한편은 강하고 한편은 약하여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강약부동(强弱不同), 미진이 연약한 풀잎에서 쉰다는 뜻으로 덧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경진서약초(輕塵棲弱草), 일가 친척이나 뒤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근약식(孤根弱植), 약한 자를 억누르고 강한 자를 도와 줌을 이르는 말을 억약부강(抑弱扶强), 고립되고 힘없는 군사라는 뜻으로 아무도 돌보아 줄 사람 없는 외롭고 힘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고군약졸(孤軍弱卒), 가냘프고 연약한 체질을 일컫는 말을 섬섬약질(纖纖弱質), 의지가 박약하여 일을 단행하는 힘이 없음 또는 뜻과 행실이 약하여 어려움을 견디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박지약행(薄志弱行),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줌을 이르는 말을 제약부경(濟弱扶傾), 용감하고 강한 장수에게는 약하고 비겁한 병사는 없음을 이르는 말을 용장약졸(勇將弱卒) 등에 쓰인다.
▶️ 勝(이길 승)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 팔의 모양으로, 힘써 일을 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朕(짐)으로 이루어졌다. 근육(月)을 써서 힘써 싸운다는 뜻이 합(合)하여 이기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勝자는 '이기다'나 '뛰어나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勝자는 朕(나 짐)자와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朕자는 노를 저어 배를 움직이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천자가 자신을 지칭하는 '나'라는 뜻이 있다. 그러니까 朕자는 천자가 자신을 뱃사공에 비유하여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뜻이다. 여기에 力자가 더해진 勝자는 나라를 이끌어가는 천자가 힘을 발휘한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즉 勝자는 싸움에서 이기거나 나라를 훌륭하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이기나'나 '뛰어나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勝(승)은 (1)일부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승리(勝利)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이기다 ②뛰어나다 ③훌륭하다 ④경치(景致)가 좋다 ⑤낫다 ⑥승리를 거두어 멸망시키다 ⑦넘치다 ⑧지나치다 ⑨견디다 ⑩바르다 ⑪곧다 ⑫기회(機會)를 활용하다 ⑬뛰어난 것 ⑭부인(婦人)의 머리꾸미개 ⑮훌륭한 것 ⑯이김 ⑰모두, 온통, 죄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극(克), 견딜 감(堪), 참을 인(忍), 견딜 내(耐),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패할 패(敗), 질 부(負)이다. 용례로는 겨루어 이김을 승리(勝利), 이김과 짐을 승패(勝敗), 이김과 짐을 승부(勝負), 송사에 이김을 승소(勝訴), 꼭 이길 만한 좋은 꾀 또는 가망을 승산(勝算), 경기나 내기 따위에서 이겨서 얻은 점수를 승점(勝點), 경치가 좋은 높고 밝은 곳을 승개(勝塏), 뛰어나게 좋은 경치를 승경(勝景), 경개 좋기로 이름난 곳을 승지(勝地), 경치가 좋음 또는 좋은 곳을 경승(景勝),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승(名勝), 크게 이김을 압승(壓勝), 운동 경기 등에서 이기고 짐을 마지막으로 가림을 결승(決勝), 성미가 억척스러워서 굽히지 않는 이상한 버릇을 기승(氣勝), 경기나 경주 등에서 첫째로 이기는 것을 우승(優勝), 힘이나 가치 따위가 딴 것보다 썩 나음 또는 크게 이김을 대승(大勝),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통쾌한 승리 또는 시원스럽게 이김을 쾌승(快勝), 잇달아 이김을 연승(連勝), 완전하게 이김 또는 그런 승리를 완승(完勝), 경기 등에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이기는 것을 낙승(樂勝), 한 번도 지지 않고 전부 이김을 전승(全勝), 승전의 결과를 적은 기록을 일컫는 말을 승전보(勝戰譜), 재주가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싫어함을 일컫는 말을 승기자염(勝己者厭), 이기고 짐을 판가름하는 운수를 이르는 말을 승패지수(勝敗之數),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백전백승(百戰百勝), 어떤 일에 앞장서는 자나 맨 먼저 주창하는 자를 이르는 말을 진승오광(陳勝吳廣),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이라 한다는 뜻으로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임을 이르는 말을 자승자강(自勝者强), 나은 자는 이기고 못한 자는 패함 또는 강한 자는 번성하고 약한 자는 쇠멸하는 적자 생존을 일컫는 말을 우승열패(優勝劣敗), 한 번 이기고 한 번 짐을 일컫는 말을 일승일패(一勝一敗), 유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약한 것을 보이고 적의 허술한 틈을 타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능승강(柔能勝剛), 교묘한 꾀로 먼 곳의 싸움을 이기는 것을 이르는 말을 결승천리(決勝千里), 이름난 지구와 경치 좋은 곳을 이르는 말을 명구승지(名區勝地), 예의가 지나치면 도리어 사이가 멀어짐을 일컫는 말을 예승즉이(禮勝則離), 하도 수가 많아서 이루 셀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불가승수(不可勝數), 명승과 고적 즉 훌륭한 경치와 역사적인 유적을 일컫는 말을 명승고적(名勝古跡), 남과 겨루어서 꼭 이기기를 즐기는 성벽을 일컫는 말을 호승지벽(好勝之癖), 매우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모름을 일컫는 말을 희부자승(喜不自勝), 이길지 질지 분간이 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분승부(不分勝負), 스스로가 남보다 낫다고 여기는 버릇을 일컫는 말을 자승지벽(自勝之癖), 공은 사를 이기지 못한다는 뜻으로 공적인 일에도 사사로운 정이 끼여들게 마련이라는 말을 공불승사(公不勝私), 싸울 때마다 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연전연승(連戰連勝), 지세가 좋아서 승리하기에 마땅한 자리에 있는 나라를 일컫는 말을 형승지국(形勝之國),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땅을 일컫는 말을 형승지지(形勝之地), 남에게 이기기를 좋아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호승지심(好勝之心), 승부가 서로 같음 즉 서로 비김을 일컫는 말을 상승상부(想勝相負), 재주는 있으나 덕이 적음을 일컫는 말을 재승덕박(才勝德薄), 재주는 있으나 덕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재승박덕(才勝薄德), 수효가 너무 많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지불승굴(指不勝屈),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인불승(中人弗勝), 사람이 많으면 하늘도 이길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중승천(人衆勝天),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말을 자승가강(自勝家强), 싸움에서 이긴 기세를 타고 계속 적을 몰아침을 일컫는 말을 승승장구(乘勝長驅), 기묘한 계략을 써서 승리함을 일컫는 말을 출기제승(出奇制勝) 등에 쓰인다.
▶️ 强(강할 강)은 ❶형성문자로 強(강)은 본자(本字), 彊(강), 犟(강)은 동자(同字), 強(강)의 속자(俗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彊(강)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弘(홍, 강)은 활시윗 소리, 크다, 가운데가 넓다의 뜻이다. 强(강)은 본디 바구미의 뜻이었으나 힘이 세다는 뜻의 勍(경) 또는 활이 세다의 뜻의 彊(강) 따위와 섞여 후에 강하다의 뜻으로 쓰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强자는 '굳세다'나 '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强자는 弓(활 궁)자와 口(입 구)자, 虫(벌레 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强자는 強(강할 강)자의 또 다른 글자로 이전에는 強자가 '강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強자는 弘(넓을 홍)자와 虫(벌레 충)자가 결합한 것이다. 強자는 이렇게 '크다'나 '넓다'라는 뜻을 가진 弘자에 虫자가 결합한 것으로 강한 생명력을 가졌던 쌀벌레를 뜻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강하다는 뜻만이 남아 '강하다'나 '굳건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强자는 強자의 속자(俗字)였으나 지금은 强자가 '강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强(강)은 (1)일부 명사 앞에 붙어서 썩 세거나 된을 뜻하는 말 (2)넉넉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강하다 ②강하게 하다 ③굳세다 ④힘쓰다 ⑤강제로 하다, 억지로 시키다 ⑥굳다, 단단하다 ⑦거스르다, 순종하지 아니하다 ⑧세차다, 성하다(盛; 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⑨권하다 ⑩힘이 있는 자, 세력이 있는 자 ⑪강궁(強弓: 탄력이 센 활) ⑫포대기(襁) ⑬마흔 살 ⑭태세의 이름 ⑮억지로 ⑯나머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굳셀 강(剛),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약할 약(弱)이다. 용례로는 굳세게 버티어 굽히지 않는다는 강경(强硬), 남의 물건이나 권리를 강제로 빼앗는 강탈(强奪), 힘차게 외치어 의기를 돋움을 강조(强調), 강하게 함을 강화(强化), 억지로 시킴을 강제(强制), 강제로 주장하는 말을 강변(强辯), 강제로 간음함을 강간(强姦), 강제로 행함을 강행(强行), 강하여 어려움에 지지 않거나 잘 견디는 상태를 강인(强靭), 강렬한 정도를 강도(强度), 강제로 요구함을 강요(强要), 강함과 약함을 강약(强弱), 얼굴 가죽이 두껍다는 강안(强顔), 힘찬 활에서 튕겨나온 화살도 마지막에는 힘이 떨어져 비단조차 구멍을 뚫지 못한다는 뜻으로 아무리 강한 힘도 마지막에는 결국 쇠퇴하고 만다는 말을 강노지말(强弩之末), 아주 가까운 일가 친척을 이르는 말을 강근지친(强近之親), 도움을 줄 만한 아주 가까운 친척을 이르는 말을 강근지족(强近之族), 한편은 강하고 한편은 약하여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강약부동(强弱不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굳세고 튼튼함을 일컫는 말을 강고무비(强固無比), 원기왕성한 나이 즉 삼사십대를 이르는 말을 강장지년(强壯之年), 강철이 가는 데는 가을도 봄이라는 뜻으로 다되어 가는 일이 못된 방해자로 인하여 파탄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강철지추(强鐵之秋),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 주장의 조건에 맞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견강부회(牽强附會), 스스로 힘을 쓰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자강불식(自强不息), 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먹힘이란 뜻으로 생존 경쟁의 살벌함을 일컫는 말을 약육강식(弱肉强食)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法(법 법)은 ❶회의문자로 佱(법), 灋(법)은 (고자)이다. 물(水)은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去) 규칙이 있다는 뜻이 합(合)하여 법(法), 규정(規定)을 뜻한다. 水(수; 공평한 수준)와 사람의 정사(正邪)를 분간한다는 신수와 去(거; 악을 제거함)의 합자(合字)이다. 즉 공평하고 바르게 죄를 조사해 옳지 못한 자를 제거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法자는 '법'이나 '도리'를 뜻하는 글자이다. 法자는 水(물 수)와 去(갈 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법이란 한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이자 모두가 공감해야 하는 이치이다. 물(水)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去)것이 당연한 이치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法자는 바로 그러한 의미를 잘 표현한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치(廌)자가 들어간 灋(법 법)자가 '법'을 뜻했었다. 치(廌)자는 해치수(解廌獸)라고 하는 짐승을 그린 것이다. 머리에 뿔이 달린 모습으로 그려진 해치수는 죄인을 물에 빠트려 죄를 심판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에 水자가 더해진 灋자가 '법'을 뜻했었지만 소전에서는 글자의 구성을 간략히 하기 위해 지금의 法자가 '법'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法(법)은 (1)사회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국가 기관에서 제정 채택된 지배적, 특히 국가적인 규범(規範). 국민의 의무적 행동 준칙의 총체임. 체계적이며 물리적인 강제가 가능함 (2)도리(道理)와 이치(理致) (3)방법(方法) (4)~는 형으로 된 동사(動詞) 다음에 쓰여 그 동사가 뜻하는 사실이 결과적으로 반드시 그렇게 됨을 나타냄 (5)~으라는 형으로 된 동사 다음에 있다 없다와 함께 쓰여 당연하다 함을 뜻하는 말, ~는 형으로 된 동사 다음에 있다 없다와 함께 쓰여 아주 버릇처럼 된 사실임을 뜻하는 말 (6)인도(印度) 유럽계 언어에서, 문장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하는 사람의 심적 태도를 나타내는 동사의 어형(語形) 변화를 말함. 대체로 직설법, 가정법, 원망법, 명령법 등 네 가지 법이 있음. 그러나 원망법은 형태 상으로는 인도, 이란 말, 토카리 말, 그리스 말에만 남아 있고, 라틴 말에서는 가정법(假定法)과 합체되어 있으며 게르만 말에서는 가정법의 구실을 빼앗아 그 뜻도 겸하여 나타내게 되었으나 명칭만은 가정법이라고 불리게 되었음 (7)나눗수 (8)성질(性質). 속성(續成). 속성이 있는 것, 상태. 특징. 존재하는 것 (9)프랑 등의 뜻으로 ①법(法) ②방법(方法) ③불교(佛敎)의 진리(眞理) ④모형(模型) ⑤꼴(사물의 모양새나 됨됨이) ⑥본받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법식 례(例), 법 전(典), 법칙 칙(則), 법 식(式), 법칙 률(律), 법 헌(憲), 격식 격(格), 법 규(規)이다. 용례로는 국민이 지켜야 할 나라의 규율로 나라에서 정한 법인 헌법과 법률과 명령과 규정 따위의 모든 법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법률(法律), 소송 사건을 심판하는 국가 기관을 법원(法院), 법률의 안건이나 초안을 법안(法案), 법에 따른 것을 법적(法的), 법식과 규칙으로 모든 현상들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내재하는 보편적이고 필연적인 관계를 법칙(法則), 법원에 소속되어 소송 사건을 심리하여 법률 상의 해석을 내릴 권한을 가진 사람을 법관(法官), 일반적으로 법률 사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법조(法曹), 재판하는 곳을 법정(法廷), 법률에 의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법치(法治), 법령을 좇음 또는 지킴을 준법(遵法), 기교와 방법을 기법(技法), 법령 또는 법식에 맞음을 합법(合法), 한 나라의 통치 체제의 기본 원칙을 정하는 법을 헌법(憲法), 일이나 연구 등을 해나가는 길이나 수단을 방법(方法),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수학에서 문제를 푸는 방법을 해법(解法), 원칙이나 정도를 벗어나서 쉽게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나 수단을 편법(便法), 법률 또는 명령을 어김을 위법(違法), 법률 또는 법규를 제정함을 입법(立法), 범죄와 형벌에 괸한 내용을 규정한 법률을 형법(刑法), 법규나 법률에 맞음 또는 알맞은 법을 적법(適法),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함을 범법(犯法),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의 말을 법고창신(法古創新),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을 법원권근(法遠拳近), 자기에게 직접 관계없는 일로 남을 질투하는 일 특히 남의 사랑을 시샘하여 질투하는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을 법계인기(法界悋氣), 올바른 말로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법어지언(法語之言), 좋은 법도 오랜 세월이 지나면 폐단이 생김을 일컫는 말을 법구폐생(法久弊生), 모든 현상이나 사물은 결국 하나로 된다는 말을 만법일여(萬法一如), 모든 것이 필경에는 한군데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만법귀일(萬法歸一), 법이 없는 세상이라는 뜻으로 폭력이 난무하고 질서가 무시되는 판국을 이르는 말을 무법천지(無法天地), 자기가 정한 법을 자기가 범하여 벌을 당함을 일컫는 말을 위법자폐(爲法自弊),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인연으로 생겼으며 변하지 않는 참다운 자아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일컫는 말을 제법무아(諸法無我)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