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Pixabay
이관순의 손편지[106]
2020. 02. 24(월)
마음아 안녕! 우리 힘내자!
지난 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80만 명입니다. 5년 만에 30%쯤
늘어난 수치라는데, 눈에 띈 것은 20대 증가세가 30대를 앞질렀다는 점이죠.
갈수록 마음이 아픈 건 연령층이 내려간다는 건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구직은 어렵고 사회는 이렇다 할 위로를 주지 못하니, 패기 왕성해야 할
젊음을 우울하게 만듭니다.
겨울철 곰치값이 크게 올랐다는 소식입니다. 대구보다 더 귀하신 몸이 됐다니
놀랍네요. 곰치국은 동해안에서 맛볼 수 있는 겨울철 속풀이국의 대명사지요.
얼마 전만해도 어부들로부터 재수 옴 붙는다고 버려졌던 곰치였죠. 곰치처럼
신분이 바닥에서 수직상승한 어종으로 아구가 있습니다. 곰치도, 아구도, 수모
를 참고 견디다보니 좋은 세월이 옵니다.
어저께는 생활고를 비관한 일가족이 세상을 버렸다는 비보가 들렸습니다.
얼마나 힘들면 그 형극의 길을 가족까지 데리고 갔을까. 세계 몇 번째 경제
강국이면 뭘 하나요? 이 땅에서 굶어죽고, 생활고로 죽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니 열린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휘황찬란한 도시의 불빛 뒤로
드리운 그림자가 망령처럼 떠도는 세상입니다.
그렇다고 세상이 다 잿빛은 아닙니다. 버려진 땅으로 포기했는데 재개발로
살아나고, 오갈 데 없어 눌러앉아 살았더니 뉴타운이 되는 꿈같은 일도 세상엔
많습니다. 문제는 당장 오늘이 고비인데 이겨내라고 하면 가혹한 주문이겠지
만, 주위를 돌아보면 나만 힘든 삶이 아닙니다. 더한 경우도 이겨내는 사람은
이겨 내니까요. 그들은 한 목소리로 마음의 힘을 잃지 않았다고 합니다.
삶은 크고 작은 시련과 역경의 연속 위에 존재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모든 인생에는 역경을 이겨낼 잠재적 힘인 회복탄력성을 지녔다는 것이지요.
회복탄력성은 심리학에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말합니다.
‘역경을 이겨낸 마음의 근력’이란 책을 보면, 소통능력 높이기, 미소 짓기,
긍정적인 사고하기, 감사하기, 규칙적인 운동이 이 힘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라
면서, 특히 ‘감사일기’를 쓰라고 추천합니다.
이런 점에서 지난 대학수능시험에 만점을 받은 송영준 군은 좋은 모델입니다.
김해외고에 입학할 때 127명 중 126등이던 영준이가 전국 1등을 했으니까요.
중학교 입학선물로 고모가 사준 가방을 6년간 메고 다닌 영준이는 어려운 가정
환경에 기죽지 않았습니다. 가방 구석구석이 낡아 뜯어지고 덜렁거리는 가방을
수능시험장에 메고 간 영준의 얼굴엔 그늘이 없었다고 합니다.
엄마가 전합니다. “아들에게 고마운 건 공부보다 엄마보고 늘 웃어준 것”이라고요.
“남편을 잃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는데 엄마가 힘들까봐 한 번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영준이. 네티즌들이 찬사를 보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상대적 박탈감을 이겨낸 게 대단하다”고... 영준이는 견뎌냈고 승리했습니다.
호주 최악의 산불로 인해 코알라가 멸종위기라는 기사가 떴습니다. 작년 11월
시작된 산불은 서울면적의 100배를 태우면서 수십 명이 죽고, 수천 가구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야생동물 5억 마리가 죽고 호주의 상징인 코알라도 7만
5천 마리 중 3만3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행동이 굼떠
피해가 더 컸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자연은 회복능력이 탁월합니다. 이보다 더한 재해를 겪고도 수억 년을
꿋꿋하게 견디며 아름다운 자연을 회복시켜왔습니다. 사람이나, 자연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힘은 다 있습니다. 역경을 당했다고 다 불행한 결말을 맞는 건 아니죠.
이를 악물고 참고, 견뎌내는 동안 고난을 이겨내는 회복탄력성이 몸에 붙습니다.
눈앞의 어려움에 쫄지 말고 마음의 근력을 키워요. 마음아, 안녕! 힘내자!
(소설가12.0)
첫댓글 언제나 좋은글 고마워합니다.
변함없이 꾸준하게
좋은 글 너무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들에게 고마운 건
공부보다 엄마보고 늘
웃어준 것".....
힘들고 외로울때도
가족은 해결사이고
힘이 됩니다.
몸의 근력도 중요하다고
하나 마음의 근력도
탄탄하게 키움이 중요합니다.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영화같은 일이 속히
지나가길 빌어봅니다.
건강 유의하시길 빕니다.
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모두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나라에서 건강지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