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커런츠’는 늘 아시아영화의 미래를 내다보는 전망대의 역할을 해 왔다. 특히 다소는 서툴거나 미숙하더라도 신선한 감각으로 보편적인 형식을 뛰어넘는 실험을 하거나, 기존의 영화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이야기에 과감히 도전하는 패기를 지지해 왔다. 올해 역시 그러한 도전과 열정으로 가득 채워진 작품 7개국 11편의 작품이 ‘뉴 커런츠’를 통해 선보인다.
마니제 하크맛의 [여성교도소]는 이란의 일반적인 종교,사회적 관습이 드러내기를 거부하는, 여성의 억압에 관한 문제들을 과감하게 들춰내고 있다. 그녀의 용기가 오랜 시간을 거친 준비와 고뇌끝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작품에 대한 신뢰를 더욱 높여준다. 이상일의 [보더 라인]은 가족관계가 붕괴되어 가는 현대 일본사회의 모습을 다양한 계층의 시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 복잡한 구조의 이야기를 이상일은 신인감독답지 않게 능수능란하게 풀어나간다.
매년 그래왔지만, 젊은이들의 삶은 신인감독들의 주요 관심사중의 하나였으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왕밍타이의 [함두장]은 대학진학을 앞두고 방황하는 고교생들의 꿈과 좌절된 욕망을 마치 자신의 과거를 들여다 보듯이 애정어린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으며, 알렉스 양의 [방아쇠] 역시 기성세대에 반항하여 사회를 이탈한 젊은이들의 좌절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리리 리자의 [엘리아나 엘리아나]는 부모세대와의 갈등과 화해를 여성심리의 섬세한 묘사와 함께 그려내고 있다.
정체성에 대한 탐구나, 사라져가는 전통에 대한 아쉬움도 아시아의 젊은 감독들이 갖는 주요 관심사중의 하나이다. 루추안의 [사라진 총]은 ‘사라진 총’이라는 상징적 매개체를 통해 현대 중국인이 점차 잃어가고 있는 중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이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카날라 사스트리의 [의례.. 열정] 역시 가족간의 사랑이 종교,정치적 신념 때문에 파멸되어가는 인도사회의 현실을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처럼, 올해의 ‘뉴 커런츠’ 초청작들이 대체로 사실주의적 경향이 강하지만, 스기모리 히데노리의 [물의 여인]의 경우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들고 있다. 특히, 보다 근원적인 인간의 욕망과 원죄의식, 그리고 용서를 몽환적인 분위기속에 담아내고 있어 이채롭다.
한국에서 출품된 세편의 영화는 감독들의 데뷔경로에서부터 작품 경향에 이르기까지 많은 면에서 흥미로운 대비를 보여준다. 국내 개봉에 앞서 많은 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데다 거듭된 등급 논란으로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죽어도 좋아]는 오랜 방송 PD생활을 거친 박진표 감독의 첫 장편이다. 노인들의 성과 사랑이라는 소재와 표현양식에서 모두 개척자적 시도를 감행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이름 높았던 변영주 감독은 뜻밖에 주류영화의 문법을 대폭 수용하면서도 예민한 연출력이 녹아있는 멜로드라마 [밀애]를 내놓고 평단과 관객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단편작업과 조감독의 전형적 데뷔 경로를 거친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은 질투심에 빠진 한 젊은이의 행로를 잔잔한 리듬으로 좇는데, 은밀한 파격이 긴 여운을 남긴다. [김지석, 허문영]
물의 여인
작은 공중 목욕탕 집의 딸 료(Ryo)는 그녀의 삶에 중요한 일이 일어날 때면 언제나 비가 내려 ‘비의 여인 (Rain Woman)’이라 불린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료(Ryo)의 아버지와 그의 약혼녀가 동시에 죽음을 맞게 되고, 후지산을 다녀온 후 료(Ryo)는 불에 사로잡혀 있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또 다시 비는 내리기 시작하고… 물, 불, 바람과 흙, 절대적인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이 땅 위에서 일어나는 시적이며 신화적인 러브스토리를 다룬 작품으로, 남녀 주인공으로는 일본의 ' 디바 ' 라는 찬사를 듣는 여가수 우아(UA)와 현재 일본 영화계에서 최고의 배우로 손꼽히는 아사노 타다노부(Tadanobu Asano)가 출연하여 눈길을 끈다.
스기모리 히데노리
일본 출생. 백편이 넘는 TV 프로그램과 SONY, Honda, Coca Cola 등의 TV 광고를 연출했으며 이번 작품을 포함한 몇몇 작품의 각본을 직접 썼다. 일본의 여가수 우아(UA)에게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면 항상 비가 온다는 데에 영감을 받아서 쓴 [물의 여인] 각본이 2001년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씨네마트(CineMart)에 초청되고, 선댄스영화제 NHK시나리오상을 수상하면서 스기모리 히데노리는 감독으로서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을 선보일 수 있었다.
밀애
여자는 남편의 외도를 알고 절망에 빠진다. 남편은 아내를 달래기 위해 시골 마을의 전원주택으로 이사한다. 그 마을엔 염세적이며 매력적인 외모의 의사가 살고 있다. 여자와 의사는 격렬한 사랑에 빠져든다. 언뜻 상투적으로 보이는 불륜 이야기지만, [밀애]는 결혼제도에 갇혀있던 여성이 배신과 새로운 사랑에 직면하면서 겪는 심리적 동요와 각성을 극히 섬세하고 서정적인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이름 높았던 변영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변영주
한국의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여성감독.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영화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기록영화제작소 보임의 대표로 있다. 주요 작픔으로는 1993년 작품인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1995년 작품인 [낮은 목소리], 1997년 작품인 [낮은 목소리2]가 있다. [낮은 목소리]는 1995년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오가와 신스케상을 수상하였고 제 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방아쇠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한 감독 데뷔작, [방아쇠]에서 알렉스 양은 여러 등장 인물들의 다양한 측면을 통해 현대 대만 젊은이들의 역할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결국, 우리 자신을 구원하는 길은 사랑 뿐이라는 메시지를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아버지 없이 일생을 살아온 고등학생 아홍(A-Hong)은 어머니 캐서리나(Catherina)마저 집을 나가고, 얼마 후 두 친구와 함께 전직 경찰 서장의 의붓딸 코코(Coco)를 유괴해 세인의 주목을 받는다. 결국, 경찰에 붙잡혀 투옥된 아홍은 감옥에서 중년의 갱 조직 암살자 귀(Gui)를 만나고, 둘은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나눈다. 출소한 뒤 아내와 아이가 이미 전직 경찰 서장, 바로 코코의 의붓아버지와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귀는 아홍과 함께 복수를 꿈꾼다. 그 과정에서 코코를 다시 만난 아홍은 사랑에 빠지고, 귀 또한 아홍의 어머니 캐서리나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리스로 사랑의 도피를 떠나기로 한 아홍과 코코는 귀의 총을 훔치지만 냉혹한 현실 앞에 불안하기만 하고. 도망자가 되어버린 아홍, 결국 그가 방아쇠를 당긴 대상은…
알렉스 양
1965년 대만 출생. 대만의 국립예술종합대학에서 연극예술전공. 1991년 에드워드 양의 [고령가소년 살인사건](91)에서 각본, 조감독, 연기 지도자와 배우로 활약했으며 금마장상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보더 라인
택시 운전사 데이고는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던 슈지를 치고 만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슈지는 얼굴에 그늘이 드리운 채 북쪽으로 가야 한다며 서둘러 가버리고 걱정이 된 데이고는 그의 뒤를 따라간다. 40대의 대쥬케는 별 볼일 없는 삶을 살다가 동료의 배반으로 야쿠자에게 쫓기는 몸이 된다. 이제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문득 예전에 버린 자신의 딸을 떠올리게 된다. 가정주부인 아이카와 미사는 행복한 가정의 상징이다. 그러나 아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두들겨 맞고, 남편은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가족간의 유대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친구가 많은 고등학생 하루카. 그러나 그녀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가지고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데...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이상일 감독의 데뷔작으로, 붕괴되어 가는 일본의 가족관계를 다양한 부류의 주인공들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사라진 총
작은 마을에 사는 중년의 경찰관 마샨은 어느날 아침, 자신의 총이 사라졌음을 발견한다. 누군가 우연히 총을 가져갔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사람들을 조사하던 중, 마샨은 놀랍게도 그의 고향마을이 갑자기 변했음을 깨닫는다. 마을 최고의 갑부이자 첫번째 용의자인 쥬 지아오강의 집을 찾은 마샨은 거기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첫사랑, 리 지아오멩(닝 징)을 우연히 만난다. 다음날, 그녀는 시체로 발견되고 마샨이 잃어버린 총알이 현장에서 함께 발견되자 사건은 복잡하게 꼬인다. 살인혐의로 체포된 마샨은 살인을 저지른 실제인물이 쥬 지아오강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쥬 지아오강이 체포된 후, 마샨은 점차 진범이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되는데. 진범을 잡기위해 그는 살인범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위험한 덫을 놓기로 결심한다. 신비롭고 초현실적인 스릴러 [잃어버린 총]은 30살의 중국감독 류 츄안의 놀랄 만큼 뛰어난 연출과 중국 최고스타 지앙 웬의 열정적인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루 추안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전직 인민 해방군 번역가 일을 그만둔 감독 루 츄안은, 이후 베이징 필름 아카데미에 입학, 연출을 전공했다. 극영화 데뷔작인 [잃어버린 총]은 중국의 남서부 지방인 귀주에서 39일만에 촬영을 끝낸 저예산 영화로 그의 필름 아카데미 동기생들이 주요 기술담당을 맡았다.
엘리아나 엘리아나
인도네시아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수립한 [셰리나의 모험](00) 이후에 내놓은 리리 리자의 최신작. 저예산과 최소 인원으로 만들어진 독립영화이며 감독은 자신의 최대 실험작으로 [엘리아나, 엘리아나]를 꼽고 있다. 관객들은 엘리아나와 함께 택시를 타고 자카르타의 어두운 구석을 돌아다니며 어머니와 딸이 겪는 세대간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오늘날의 인도네시아를 느낄 수 있으며 인간관계의 연약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분다(Bunda)는 5년 전 파당(Padang)의 집에서 가출한 딸 엘리아나(Eliana)를 만나기 위해 자카르타(Jakarta)로 간다. 직장도 잃고 밀린 집세로 인해 집 주인에게 위협받고 있는 엘리아나에게 갑작스런 어머니의 방문은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니다. 엘리아나는 어머니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녀의 룸메이트 헤니(Heni)를 찾아 나선다. 분가란(Bungaran)이라는 운전사의 낡은 택시를 타게 되면서 시작되는 그들의 하룻밤 동행은 과거의 진실과 현재, 그리고 미래의 자신들의 모습을 밝혀주는데…
리리 리자
[나의 일기 My Journal]등의 텔레비젼 영화와 뮤직 비디오를 여러편 만들었으며 [셰리나의 모험]의 제작자이기도 한 미라 레스마나(Mira Lesmana)와 팀이 되어 [천개의 섬의 아이 Child of a Thousand Islands]이라는 연작 다큐멘타리 작업도 했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행복한 영화를 만들고 싶은 오랜 꿈이 셰리나를 발견하여 이루어졌다.
여성교도소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감옥 영화. 테헤란의 여자 교도소에서 폭동이 일어나자 당국은 이를 진압하기 위해 굳건한 종교적 믿음을 지닌 타헤레(Tahereh)라는 젊은 여성을 교도소장으로 보낸다. 타헤레는 엄격한 규칙으로 죄수들을 다루는데, 거기서 그녀는 어머니를 구하려다 의붓아버지를 살해, 종신형을 선고 받은 미트라(Mitra)를 알게 된다. 감옥에서 만난 이 두 여성은 20년의 세월을 함께하며 경멸, 증오, 때로는 조화를 이루게 된다. 마니제 헤크맛 감독은 실제 감옥생활을 토대로 여성 죄수들이 저지른 약물중독, 매춘, 도둑질과 같은 범죄를 재조명함으로써 여성에 가해지고 있는 이란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비판하고 있다.
마니제 헤크맛
1962년생. 스크립터로 영화계에 입문한 이래, 11편의 조감독과 6편의 프로덕션 매니저를 거쳤고, 이란의 쿠르디스탄 주에서 만들어진 독일 영화 [운동화를 신은 소녀와 풀밭(The Girl in the Sneakers and Bunch of Grass)]을 포함하여 10년간 5편의 장편 영화를 제작했다. 헤크맛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인 [여성 교도소]는 장기간 이란의 여성 죄수들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실제 감옥에서 75일간 촬영한 작품이다.
의례...열정
전성기 때는 베다인의 대학자였으나 지금은 장의사로 전락해 버린 수바이아 사스트리(Subbaiah Sastry)에 관한 얘기다. 그의 아들, 라구람(Raghuram)은 테러리즘을 옹호하는 자로 현상금이 걸린 채 경찰에 쫓기고 있다. 그리고 라구람의 아내 파드마(Padma)는 아들을 낳는데 아이가 아버지를 죽음으로 이끌 불길한 사주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서 사스트리는 악의 기운을 없애기 위한 예식을 준비한다. 한편,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고수하려는 라구람은 쫓기는 중에도 늙은 아버지와 아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고. 결국, 험한 세상에 혼자 남게 된 파드마는 새로운 인생의 행로를 시작하게 된다.
카날라 사스트리
1948년 인도 태생. 인도의 주요 일간지에서 30년 간 베테랑 영화비평가로 활약하며 국립 최고비평가상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러시아소치영화제 등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으며 그의 첫 장편 [의례… 열정]은 사회정의와 종교적 지향점 속에서의 현대적인 삶과 전통적인 삶의 방식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죽어도 좋아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사랑을 느끼고 아옹다옹하며 함께 살아간다. 이 평범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70대 노인들이라는 점, 그리고 둘의 육체적 사랑이 가감 없이 묘사된다는 점이 [죽어도 좋아]가 던지는 1차적 충격이다. 이 이야기는 실화에 근거했으며, 이 영화의 남녀배우는 그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들이다. 이 영화는 어떤 로맨틱 코미디 못지않게 로맨틱하지만, 주류 로맨틱 코미디가 담을 수 없는 실제 정사장면까지 자세하게 그리면서도 영화의 경쾌한 리듬을 잃지 않는다. 이를 통해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실재감이 전해진다.
박진표
1966년 생.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SBS TV와 ITV에서 다큐멘터리PD로 일하면서 30편 이상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연출하였으며, 1999년에는 한국방송위원회 대상 기획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극영화 데뷔작 [죽어도 좋아](02)에서 70대 노인부부의 성과 사랑을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내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으나, 구강 성교와 성기 노출 장면 등을 이유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두 차례 심의에서 제한상영가 등급판정을 받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질투는 나의 힘
대학원생 원상은 애인으로부터 이별을 통보 받는다. 애인이 잡지사 편집장 윤식과 불륜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원상은 그 잡지사에 취직한다. 윤식은 원상을 신뢰하게 되고 원상은 윤식의 호의를 받아들인다. [질투는 나의 힘]은 멜로드라마의 구도에서 출발하지만, 상식적인 인과관계를 부인하는 일종의 부조리극으로 나아간다. 무심히 인물들을 지켜보는 듯한 카메라워크, 느린 리듬의 편집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편엔 기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박찬옥
94년 16mm short Film [ The shutter Man ] 95년 16mm short Film [ Cat Woman and Man ] 96년 16mm short Film [ To Be ] 98년 [느린 여름]
함두장
대만의 저명한 영화 제작자이자 조감독으로 활동해온 왕 밍타이의 감독 데뷔작이다. 고등학교 시절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 그리고 학창시절의 방황 등을 그려낸 작품으로 무명의 젊은 배우들을 기용해 참신함을 더하고 있다. 1980년대 대만의 고등 학생들에게 있어 미래에 대한 유일한 희망은 대입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치웬(Chi-wen)과 밍시안(Ming-cian)은 주어진대로의 삶을 사는 것에 저항한다. 밍시안은 칭팬(Ching-fen)이라는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애인인 아숀(Ah-shawn)에게 새 기타를 사주기 위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이는 밍시안을 이용해 돈을 벌 계획을 세운다. 결국 밍시안과 치웬은 함께 대입시험을 보지 않기로 결심하고, 서서히 삶에 대한 중심을 잃기 시작한다. 한편 치웬은 우연히 아래층에 사는 여인이 갱단의 협박을 받고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영웅심에 그녀를 구하려 하는데…
왕 밍타이
대만 출생. 국립예술대학(National Institute of the Arts)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한 왕 밍타이는 호 핑(Ho Ping), 왕 샤오디(Wang Shao-Di), 차이 밍량(Tsai Ming-liang) 등의 조감독을 거쳤으며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해 왔다. 본인이 직접 각본을 쓴 [함두장]은 2001년 정부로부터 제작지원 대상작으로 뽑힌, 감독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