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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귀암과 함께 원문보기 글쓴이: 귀암(龜巖) 김재형
폭주하는 ‘제왕적 국회’
조우석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건국 대통령 이승만과 부국 대통령 박정희 둘에게 좌파는 오래 전부터 독재자란 딱지를 붙여놓았다. 형식 논리로만 보면 틀린 말만은 아니다. 건국 이래 9번의 헌법 개정 중 네 번은 그들의 장기 집권 길을 열기 위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러저런 이유로 저들이 갖다 붙인 또 다른 주홍글씨가 ‘제왕적 대통령’이란 딱지다.
하지만 문제있다. 지금 이 나라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건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고 엄연히 제왕적 국회다. 행정부 독재시대가 끝나고 이젠 가히 입법독재 전성시대다. 그 위험성을 다시 보여준 게 지난 주말 눈뜨고 못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결이다. 차제에 제왕적 국회의 실체를 들여다볼 때가 됐다.
문제는 1987년 제정된 현행 헌법에 맹점이 있다는 것이다.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가 언명한 것처럼 40년 전인 당시엔 지금처럼 국회가 권력을 남용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헌법은 대통령의 독재를 막는 데만 중점을 두었다. 때문에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도 없애고 국회의 국정감사권을 부활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제왕적 국회가 폭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짐은 5년 전부터 등장했다. 당시 벌써 거대 정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대북전단금지법,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등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정치적 숙의 없이 법안을 단독 강행 처리하기 시작했다. 선거에서 이겼으니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며 선거민주주의의 한계를 넘어선 다수당 횡포가 시작된 것이다. 이래저래 제왕적 국회가 화근이다.
이번 윤 대통령 탄핵 가결도 바로 그 맥락이다. 배경에는 민주당 대표 이재명이 있다. 그의 사법 리스크를 가리려고 저들은 기를 쓴다. 그래서 윤 대통령 탄핵 의결을 전후해 민주당은 국무총리를 탄핵소추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국무위원들을 내란 가담 혐의로 수사하는 특검법도 통과시켰다. 제왕적 국회가 이 나라를 무정부 상태로 몰아넣고 있고 설치는 꼴이다.
우린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제왕적 대통령을 저주하더니만 이젠 제왕적 국회의 꼴을 보려는가? 그리고 중대범죄 혐의자 이재명의 실체를 왜 모르는가? 못난 국민들은 아직도 계엄 선포로 국민에게 총부리를 돌렸다며 윤 대통령만을 욕을 하고 있다. 제발 정신 좀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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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