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이슬 내리는 GOP 전선에서 [109]
해인 (adob****)
주소복사 조회 13763 14.06.25 01:42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articleId=5456857&bbsId=D003&pageIndex=5&RIGHT_DEBATE=R7
군을 전역한지 25여년이 지났는데도 자주 악몽을 꾸곤 합니다.
주된 내용은 전역을 남겨두고 비상사태가 발생하여 전역특명이 자꾸 미루어지는 그런 악몽을 말입니다.
왜 그런 트라우마가 나의 두뇌에 내재해 괴롭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니,그토록 그곳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최전방에서 군생활 해보신 분들은 이해가 되시는 현실이라 사료 됩니다.
저는 21사단 양구군, 펀치볼 주변대대에서 복무를 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민통선 내의 부대이고
소위 말하는 펀치볼은 해안면을 두고 하는 은어 이지요.그 펀치볼의 운해는 가히 상상릏 초월하는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곤 했지요. 지금도 그러할것 입니다.
GOP 투입이 결정되면, 부대는 일사분란하게 돌아 갑니다.
투입전 교육 이라는 명목하에 상상하기 어려운 고강도 훈련과 정신교육이 6개월여를 지속되게 되지요.
그 시기에는 모든 병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하루빨리 투입이 되어 훈련을 그만 했으면....하는 바램 이지요.
이번에 발생한 22사단의 임병장 사건을 보면서 지난 군생활의 아픈 기억들이 되살아 납니다.
그 당시는 관심 사병이 아니라 "문제사병" 으로 분류하여 내무반내에 문제사병들을 분류하여 정신교육과 상담을 중대장이 진행하며 도저히 적응하기 어려운 사병은 타 부대로 전출을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허나, 저의 견해상으로는 문제사병만이 총기사고를 내거나,월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누구나,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최악의 환경에서 그런 생각을 한,두번 해본게 아니라는 의견 입니다.
단지, 종이한장 차이로 그것을 실행하는냐 마느냐 차이로 순간 결정이 된다고 봅니다.
못된 선임문제 라든지,자질이 결여된 소대장,열악한 근무환경(한겨울에 체감 영하40도를 넘나드는 추위)....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GOP 근무중에 수없이 들던 의문은 2가지로 집약 됩니다.
전체예산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국방예산은 다 어디에 쓰이는가?
현제 이 상황에서 사태가 발발하면 제되로 내가 조치를 취하며 전쟁을 수행할수 있는가?
라는 문제였습니다.
우선 첫번째 의문부터 풀어보겠습니다.
강원도(흔히 비탈도 라고 부르지요) 는 험준한 산악지대여서 운이 좋으면 계곡에 위치한 ,물의 양이 충분한 장소에소초가 배정되어 식수문제나,세탁,목욕등등 가장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할수 있으나, 그외 대부분은 고지 산등성에 위치해서 이 문제가 아주 심각하게 대두 되었다는 사실 입니다.
우리 소초도(소대 내무반) 계곡에서 3Km 이상 떨어진 산 위에 있어서, 항상 70여도에 이르는 경사각의 비탈길을 오르는 과정에서 매번 급식문제를 계곡에서 수령 해오던지,내려가서 해결하곤 했지요.
문제는 겨울이 심각했습니다.
돌 계단이 얼어버려 물지게를 지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사고가 나서 부상을 많이 당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도 열악한 환경 입니다.
소초 주변에 물을 퍼 올릴수 있는 시설만 갖춰 줬어도 쉽게 해결될 일 이었습니다.
빨래는 물론이고,세면을 한다던지, 목욕은 월례행사도 복에겨울 지경 이었으니 통탄할 일 이지요.
그 많던 국방비는 다 어디로 갔을까요?
두번째는 전투력 문제.
형식....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전투력이 형 이상학적에 치우쳐 실전 보다는 형식에 치우친 경향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너무 안전에 급급한 나머지, 유사시 상황 발생시에 대부분 허둥대다 큰 일을 치루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이번에 임병장이 탈영해서 이틀정도 후방에서 잠적할수 있었던 경우도,실전이 발생 했을때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이것은 군인의 기본적인 전투력에 심히 잘못된 부분 입니다.
원래,GOP는 최전방 방어선 입니다.
허나, 이런 시스템과 전투력으로는 10분이상 버티기 힘들다는것은
그곳에 근무해본 경험이 있는 분 이라면 동의하실것입니다.
저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미군들을 만났고, 그들의 전투력도 보았습니다
.
아프가니스탄이나,이라크에서 그들은 수많은 실전을 하였고 현재 진행형 입니다.
물론, 전투에서 중상과 사망도 부지기수 입니다.
사망에 이르렀을때 그의 부모나 형제들은 슬프지만
,애국했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위로를 합니다.
충분한 대우와 치료,심리상담,최고의 근무조건.....등등이
지금도 많은 이들이 지원을 하며, 꽃다운 젊음을 나라를 위해 희생 합니다.
무엇이 근본적으로 다른가요?
신무기 체계를 매년 도입 하면서, 극히 일부분의 별님들과 무기상들은 배를 불리면서도,
최전방의 소중한 우리네 아들들은 소위 말하는 10종 군바리 인가요?
잘못 되었습니다.
미군들은 한 명의 부상자를 구출하기 위해서 스텔스 전투기를 날려 보냅니다.
삼가, 전우의 총탄에 유명을 달리한 5명의 우리 아이들....
명복을 기도 드립니다.
첫댓글 18개월짜리 방위로 1988년에 제대했다.
나도 불과 10여일전에 26년전에 제대한 군관련 악몽을 꾸었다.
내용은 당시 나보다 2달 먼저 입대한 악질 선임놈들중의 한명으로부터
훈련을 빙자한 모진 고문을 받아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꿈이였는데
잠에서 깬뒤로도 많은 상념에 잠기기도 했다.
군생활 경험한 왠만한 남자는 군대 트라우마에 대해 쉬이 공감할 것이다.
살면서 꿈에서도 나타나 꿈속에서도 괴로워할 만큼 이런저런 많은 트라우마에 시달렸는데
대개 특정인과 관계된 경우가 많았다.
타존재들에게 도움과 이로움은 주지 못할망정 트라우마 줄 정도로는 살지 말아야 하겠다.
사소한 잘못과 피해 등에 대해선 용서 자비를 베풀어야 하겠지만
삼각한 잘못과 피해 악영향 등 및
트라우마로 남길 정도의 가해자에 대해선 결코 용서 자비를 베풀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