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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찾아오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정승기 정형외과 병원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정 원장은 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 오전에는 은평구 구파발에 위치한 노인전문요양원 '사랑채'에서 병원놀이를 펼친다.
하얀 가운에 청진기를 꽂은 정 원장과 간호사들이 나타나면 50여명이 기거하는 요양원은 갑자기 술렁댄다.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고…' 입맛 빼고 안 아픈 곳이 없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응석에 정 원장은 바빠진다.
장작개비처럼 바짝 마른 할머니의 두 다리를 접었다 펴고 마른 손등을 팍팍 문지른다.
알아듣기도 힘든 할아버지의 말을 귀신같이 알아듣고 가벼운 눈짓을 간호사에게 보낸다. 작은 파스라도 부쳐 줘야 안심하는 할아버지다. 20여명의 노인들의 진료를 마치고. 이제는 거동할 힘도 없는 노인 분들을 위해 일일이 방문을 두드린다. "노환에 특효약이 따로 있겠습니까? 관심을 가져 주는 게 가장 좋은 치료약이죠." 의술은 환자의 마음을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맑은 웃음을 짓고 넉넉함을 더한다.
사랑채요양원 오전진료를 마친 정 원장의 발걸음은 갑자기 빨라졌다. 오후에 병원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 벌써 무료진료를 시작한지 4년째가 됐다. '밥퍼 목사님'으로 유명한 김금복 목사 부인이 요양원 수리 중 부상으로 정원장의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 오늘의 인연이 됐다.
너무 짧은 진료시간이기에 언제나 아쉽기만 한 정원장은 황산면 청룡리 출신이다. 그의 작은 소망은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불우이웃들에게 할애하고 싶은 것이다.
정원장은 5월초에 불광 전철역 부근에 위치한 병원을 옆 건물로 확장이전 개업한다. 그리고 의사 1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정원장은 1995년 3월, 지금의 자리에 100평 규모의 정형외과를 개업했다. 300평 규모로 확장된 병원은 부 원장 1명 외 22명의 직원들이 환자들을 가족처럼 보살피며 분주하게 움직인다. 정 원장의 넉넉하고 편안한 의술은 각 대학병원과 언론사에도 알려져 그를 더욱 바쁘게 한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성균관대학 의과대학 정형외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후진들에게 고품질의 의술을 전해주는 정승기 원장, 그는 또 각 분야전문가로 구성된 경향신문 편집경영 의료부문 자문위원에 위촉돼 '의술과 인술'이란 건강칼럼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정 원장도 학창시절에는 가정형편이 무척 어려웠다.
해남중학교를 졸업하고 더 나은 교육혜택을 받고자 광주에 고등학교를 진학하려 했으나 어려운 집안사정으로 어쩔 수없이 주저앉았다. 잠시 방황도 하였지만 교육의 필요성에대한 작은아버지의 장문의 편지를 읽게 된 정 원장은 다짐했다. 기필코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그리고 그는 의대에 입학했다. 대학 입학 후, 어려운 가정형편은 나아지지 않아 '군위탁장학금'을 받고 7년을 복무했다. 긴 복무기간으로 사회생활에 조금 늦게 참여했지만. 지금도 나라에 대한 고마움을 절실히 안고 진료하고 있다. 지금에 이르러 말 할 수 있지만, 대학재학 중 부친의 사업실패로 인한 즐겁지 않은 과거를, 아직도 아픈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고향에는 작은아버지(정봉철)가 해남터미널부근에서 '해남참숫불가마'를 운영하고 있다. 오늘에 있게 해준, 고향에 대한 작은 보답으로 그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자 한다. 재경해남중·고등학교 27·25회 동기회장 직을 맡아 고향친구들과 더불어 하나 되는 작은 것부터 출발하려고 하는 것이다.
첫댓글 존경받으실만 하시네여...
그란디 이 기사를 보내 우리동네(불광동)에서 간판을 본것 같은디라~~ 황산 청룡출신이라고라.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인품이 훌룡한 사람 입니다 제 친구라서 그러는게 아닙니다 저두 가끔 치료 받으려 가지만 보면 알죠 믿을 수있는 정말 좋은 친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