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비오는 대구에서의 어느 일요일날 이른 점심..짬뽕이 먹고 싶었습니다. 진흥반점, 가야성까지 가서 줄서서 기다릴 엄두는 안나고 대동반점을 갔으나 문닫혀있고, 또 유창반점으로 갔지만 역시 문닫혀있어.. 경명여고 앞 태평양 반점을 갔던 기억이 납니다.
요런 메뉴판보다는
요런 메뉴판이 이 집에는 더 잘 어울리는거 같습니다.
대구의 마이너 짬뽕집들의 가격은 인천보다 천원정도 저렴합니다. 반면에 진흥이나 가야성 같은 대구의 메이져급들의 짬뽕 가격은 윗동네와 비슷~
시골 촌동네 중국집 같은 허름하고 좁은 ...
간장넣고 볶은...짭쪼롬함이 느껴지는 고소한 볶음밥 골고루 볶이지 않은 부분이 조금 아쉽긴했으나 이정도면 만족합니다. 하지만 자장소스는 아쉽더군요. 기계우동집에서 파는 자장소스맛?! 또는 3분짜장?! 이 소스라면 자장면은 솔직히 별로 일듯하네요...자장은 간짜장으로 가야 할듯.
오늘 점심때 회사 동료따라 삼원각이라는 인천 청천동..대우자동차 인근의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먹고 왔는데요...원래 볶음밥 별로 안좋아했는데, 용화반점의 볶음밥을 만난뒤로는 왠지 모르게 땡기는 메뉴가 되버린... 멋모르고 오늘 시켰다가 완전 낭패봤습니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도 않군요. 그런곳에 비한다면 아주 훌륭한 볶음밥이지요. 아무튼 용화반점의 그것을 만난 뒤로는...볶음밥을 바라보는 눈이 높아져 버렸습니다.
먹는 순간 대구 미도반점의 착한 짬뽕이 생각났습니다. 그 집 만큼 달작지근하진 않지만 그집의 짬뽕이 딱 연상되더군요. 미도반점의 그것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같은..
칼칼함...얕은듯 하지만 짭쪼롬하게 다가오는 고추장 베이스의 느낌... 곱게 갈아진 고추가루의 뻑뻑한 향취가 이 느낌으로 다가오는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간이 세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은근히 다가오는 찝찌름한 매콤함은 있구요. 어릴적 먹던 짬뽕국물맛입니다 제겐.
조미료향은 아주 강했습니다. 물통 한병이 금새 동이났으니까요. 대구 패밀리분의 요청대로 많이 넣으신걸까요... 들어오면서 그분이 그랬습니다.
" 조미료 이빠이 넣어주세욧!!!"
면발 굵기는 제가 딱 좋아하는 두께에요. 탱탱함이 아닌 몰랑몰랑 좀 퍼진듯한 느낌의 면발. 장거리 배달이나 다른 사정으로 인해 제때에 못먹게 되면 국물에서 밀가루 냄세만 날거 같네요. 먹기 좀 얄궂을거 같아요. 다소 걸죽하다는 느낌이 드는것은 면발의 영향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4명이서 깨끗하게 해치웠습니다. 물론 내가 제일 많이 먹었구요... 옛 추억에 빠져 무식하게 궁물 드링킹하다 체해서 소화제 신세를 져야했지만서도요.. 유창반점에 온걸 후회하진 않습니다. 아주 잘 먹고 느끼고 갔습니다. 대동반점도 궁금한데, 다음 대구방문때는 꼭 들려봐야겠습니다. 대구의 마이너급 중국집들은 그 집만의 색깔은 서로 틀리지만 수준은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입니다.
대구쪽과 인천쪽 짬뽕을 비교해보면 저는 그래도 인천쪽이 나은듯합니다. 대구는 메이져와 마이너급..그리고 동네 일반 배달집의 격차가 너무 크다고 봅니다. 멋모르고 대구집에서 짬뽕 배달 시켜 먹었다가 국물먹고 너무 놀랬으니까요. 살면서 그렇게 맛없는 짬뽕은 대구 배달짬뽕집에서나 맛볼수있었던거 같습니다. 동네에서 고작 3군데 정도 먹어봤지만 다 그 집이 그집이었습니다.
반면에 인천은 대구만큼의 격차는 아니라고 보여지구요. 대구의 메이져급하고 비교한다면 다소 망설여지겠지만 해물향, 센불에 볶여짐으로 인한 그윽한 불맛, 그리고 시원함, 칼칼함등
특징적인 한 부분을 잘 살려내는 짬뽕집이 여러군데 있습니다. 일단 조개류나 해산물쪽을 더 잘쓰고 육수맛을 잡는 부분에서는 일반 마이너급끼리 비교해봤을때 인천쪽이 우월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배달중국집도 꽤 맛을 내는 짬뽕집도 있고 말이죠. 제 생각입니다. 인천에 산다고 그러는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