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개인의원에서 다한증 진료를 하고 있는 김동현 이라고 합니다.
이제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고 있네요.
다한증 환자에게 있어서 그리 반갑지만은 않지요.
그동안 진료를 하면서 느낀 점들을 또 적어볼까 합니다.
그런데 적고 보니까 거의 정보전달이 목적인 설명체의 글이 되어 버렸네요.
주저리 주저리 생각난대로 써 본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만약 이 글이 상업적인 목적이 있거나,
카페의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이 되신다면, 관리자분께서 삭제하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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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불편함. 항문주위 다한증
다한증 진료를 하다보면, 많은 종류의 다한증을 만나게 됩니다.
그 중 대부분의 분들이 잘 모르고 낯설어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항문주위 다한증입니다.
모든 다한증이 그렇지만, 이런 부위의 다한증도
일상생활에 있어서 괴로움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밝은색 옷을 많이 입고, 하의가 보이는 여름철에는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꼭 바지에 오줌을 지린 것 같다고나 할까요?
축축한 하의 때문에 앉아 있는 것도 힘들고,
주변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이런 불편함을 호소하시면서 저의 진료실을 방문한 분들 중에는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이 항문주위로 발생했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물론 보상성 다한증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본인도 충분히 알고 있었고,
여러 매체를 통해 보상성 다한증이 어느 곳에 발생할지 예상치 못한다는 사실도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항문 주위로 발생한 것에 대해서
많이 놀라고 당황하십니다.
항문주위 다한증의 빈도는 다한증 중에서도 적은 편에 속합니다.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이나 척추염증에 의한 이차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특별한 원인이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 다한증이 이 부위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생연령은 대략 25세 이전, 사춘기 때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이런 항문부위는 교감신경 중에서도 외톨이 교감신경절 (ganglion impar)의
영향을 받는 부위이며, 이 교감신경절은 천미골 연결부위,
쉽게 말하자면 꼬리뼈 안쪽의 윗부분에 있습니다.
그리고, 손발 다한증일 경우는 성인기가 지날수록
그 발생빈도가 많이 줄어드는 편인데 비해, 항문주위 다한증은
성인이 되어서도 크게 줄어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문주위 다한증은 그 위치적 특성상 습진이나 곰팡이 감염 등의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주의를 요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헐적으로 액취증 증상과 같이 냄새가 나는 땀의 분비나
땀에서 색깔이 보이는 경우 또는 피부변색 등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것은 서혜부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아포크린 땀샘 때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부위의 다한증도 다른 부위의 다한증과 마찬가지로,
조직학적으로 정상인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유발인자도 열, 운동, 스트레스가 대부분이고, 드물게는
추위 또한 유발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진단기준은 항문주위의 과도한 발한으로 인해
옷이 젖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준다면 임상적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외에 다른 진단기준으로는 땀의 분비량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임상적으로 널리 활용되기 어려운 면이 있어 잘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치루, 척추관 결핵 등이 있습니다.
치료는 다른 부위의 다한증과 비슷합니다.
물론 그 원인이 특정 질환이나 복용하는 약 때문이라면, 그것에 대한 교정이
우선이 되어야하나, 만약 위에서 말한 이차적인 원인이 없는 경우라면,
우선 드리클로나 시큐어 같은 바르는 약을 사용할 수 있고,
그 다음으로는 글리코피롤레이트 같은 먹는 약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먹는 약은 전신부작용의 가능성이 다른 방법에
비해 많은 편이므로 일차적으로 권하지는 않습니다.
최근에는 보툴리눔 톡신 주사법이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방법에 있어서 투여약제, 투여부위, 투여용량 등에 대해서는
환자분들과의 긴밀한 상담 및 시술자의 노하우가 중요합니다.
교감신경 절제술 및 외톨이 교감신경 차단술도 치료의 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성기능장애 등 여러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어서 많이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이제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왔습니다.
많은 이들은 동장군의 물러감을 좋아하지만, 많은 다한증 환자분들에겐
겨울의 물러감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지나간 동장군을 아쉬워하며,
주절주절 또 적어보았습니다.
2012년 3월
다한증 환자이자 의사인 김동현.
첫댓글 정말 어느부위든 땀이 과도하게 난다면 일상생활에서나 정신적으로나 너무 힘든것같습니다ㅜ 항문다한증은 좀 생소한데 다른다한증보다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정말 힘들꺼같네요ㅜㅜ
저는 수족다한증으로 2002년에 교감신경절제술을 받았습니다...이제 손은 땀이 전혀 안나고 보상성 다한증으로 평소엔 몸통(겨드랑이 아래쪽), 맵거나 뜨거운 음식 먹을 땐 얼굴에 땀이 납니다...첨엔 큰 돈 들여서 수술까지 했는데 이게 뭔가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기능성 내의 입고, 자극적인 음식 피하고, 맘 편히 먹으니 지금은 적응이 된 상황입니다...헌데...제가 아침마다 꾸준히 헬스와 수영을 해왔는데요(최근엔 수영만 하고 있습니다)...한 4~5개월 전부터 운동하면 붉은 반점이 돋기 시작했습니다...주로 땀이 안나는 부분(손, 팔, 다리, 겨드랑이 위쪽의 몸통)에 두드러기가 납니다...
처음엔 금방 가라앉았는데 점점 지속 시간도 길어지고 가려움까지 생겨 피부과에서 두드러기 약 처방을 받은지 3개월이 됐는데 가려움은 없어졌지만 두드러기는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서 두드러기가 생기는 것 같은데 평생 두드러기 약을 먹어야 할까요? 전공 분야가 아닌 줄 알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다한증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여쭤봅니다...
네. 글만 보아서는 콜린성 두드러기 증상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저의 전문분야는 아니고, 직접 병변을 본 것도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만약 콜린성 두드러기가 맞다면, 양의학적으로는 체온의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보습에 신경쓰면서, 대증치료를 해나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확한 것은 피부과 전문의 선생님께 상담 받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답글 감사합니다...제가 다니는 피부과에서는 콜린성 두드러기가 의심된다는 말조차 못하고 계십니다...ㅠㅠ
대증치료가 어떤 말씀인지요? 증상에 대해서 치료를 한다는 것인가요?
네, 대증치료라는 말은 증상 호전을 위한 치료라는 말 입니다.
혹시 두드러기증상이 시작되기전에 체하신적이 있으신지요??
체한 기억은 없습니다...
그래도 항문다한증에 있어서는 외톨이교감신경차단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건가요? 아직 절제술 한지는 9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구요..민망하지만 저같은 경우 회음부, 항문에 보상성 다한증이 심하게 와서 드리클로, 시큐어도 사용해봤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외톨이 교감신경 차단술을 생각해 보고 있는데 효과는 확실히 있을지요?...외톨이 교감신경 차단술의 부작용은 어떤게 있을까요? 다른 부부에 또 보상성이 올까요??..여자도 성기능장애등의 부작용을 고려해야 할지요? 유지기간은 어느정도일지..궁금합니다.
외톨이 교감신경 차단술은 주로 대학병원급의 마취통증의학과나 재활의학과에서 시행합니다.
문의하신 효과나 부작용 등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 시술을 시행하는 선생님께 문의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보상성 다한증이 2년내에 호전될 확률이 80% 정도 된다는 것 같은데 차단술 전에 기다려보는게 좋을 것 같으신지..궁금하네요. (호전 된다는 건 통계에 근거한건가요?). 어떤 원리로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지...답변 기다립니다 선생님
보상성 다한증의 호전에 대한 확률은 연구자 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확률은 여러 논문들의 통계를 근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