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떡방에 어느하루ㅡ
나오는 사람들.
정 광무 : 떡방쟁이 (58세). 정 영순 : 계약직 근로자(54세)
김 광철 ; 밥상장사(58세정도). 김 충서 : 중소기업부장(58세)
이 형님 : 동네노인(88세) 정 성군 : 일회용품장사(56세)
*긴머리와 수염이 시커멓고 중절모를 쓰고 들어오는 나를보며
정광무가크게웃는다.이에 나는 신경질조로 정광무를 쳐다봤다*
정 광 무 : 저사람좀봐.저렇게허구다녀야.하하하,아,하하하하.
*정광무가웃으니 모여있는사람들도 입가에 웃음끼가서려있다.
풍운비용 : (웃는 정광무를 노려보며)웃기는.개조지나.뭘웃어?
내가무슨 광대여? 웃구난리게.헌데,,왜들놀구있어?
한판치지않구.요즘엔 별루데.그전에는 자주치더니.
정 광 무 : 한판치려구 생각중여.일두없구 심심해죽겠네.헌데.
아우,그렇게하구 일해두 회사에서 뭐라구 않하는가?
풍운비용 : 워떤놈이 지랄해.내머리,내수염,내맘대루 기르는데.
나 시시한회사다니지만 이래뵈두 회사고참여.고참.
왕고참여.회사에서 내성질 못건드려.나는그런놈여.
직업과월급도 별루인데 개성 죽여가며 일할수있남.
정 광 무 : 하하하,그래두 그렇지.그렇게허구 워치게 일한다나?
구숭거려 불편할텐디.손님들 이목두있구.않그런가?
풍운비룡 : 이목은무슨얼어죽을 이목여.불편함도없어.헐꺼다해.
머리길구 수염있다구 일못하나.헐꺼 다하구 남는디.
그리구 나는얼굴이 구숭거려야돼.구숭구숭해야좋아.
김 충 서 : 자네는 그런대루 어울려.빈말이않여.특히 중절모가.
머리와수염도 그런대루어울려.헌디,잘다듬고다니게.
풍운비용 : 뭘아는구먼.어울리고말구.어울리니께 이러구다니지.
않그려? 어험,이몸은 뭐든어울린다네.뭐든지어울려.
*그러면서 풍끼가있어 머리와손을 떨고있는 이형님을 바라본다.
풍운비용 : 형님,안녕하슈? 오랫만이네.한동안않보이길래 워디
불편할줄 알았는디..워디아픈덴없남? 떠는건 여전하
구먼.아~소래에 땅이많다며 땅팔어서 편히살지않구.
이 형 님 : (허기지고 맥빠진 목소리로) 응~아우,오래간만일세.
워디아픈덴 없어.내나이에 뭔 땅을팔어 편히산다나?
이렇게살다 죽는거지.에~구,죽구싶어두죽지도않혀.
정 광 무 : 땅많으면 뭣해.팔지도못하는데.저 아저씨는 저렇게
살다 죽을껴.나같으면 모두팔어서 편하게 살거같어.
풍운비용 : (아뭇소리 않고있는 정영순을보구) 야~ 너오늘노냐?
정 영 순 : 응,나요즘놀아.일거리가없어서 연락할때까지쉬라데.
드러워서 계약직 못해먹겠다.툭하면놀라구연락오니.
야~ 워디 일할데없냐? 아는데없냐?노가대도좋은디.
풍운비용 : 계약직은 그런거여.치사하고 드럽지.모르고 있었냐?
그럼,송도신도시가봐.거기아파트짖느라 노가대꾼들
우글우글하더라.현장이 원체커서 일거리가많은가봐.
정 영 순 : 가봤어.가봤는데 그 큰데두 일꾼들 다있다구하더라.
에~이,나두 대형면허따서 시내버스나 슬슬해볼까?
풍운비룡 : 슬슬헌다구? 얀~마,시내버스운전이 장난인줄아냐?
슬슬허게.이짜슥,웃기느만.슬슬좋아하구 자뻐졌네.
*그때,가만히있던 정성군이가입을연다.이친구 잘생긴미남이다.
정 성 군 : 시내버스운전은 사람죽이는일이야.노가대보다더해.
새벽5시부터 밤12시나1시까지일해.얼마나힘드는데.
*풍운비용은 시내버스운전이노가대보다 더힘들다는성군이말에
어쩐지기분이 상했다.내직업이 시내버스운전않인가?이짜슥이,
나는 성군이와 반말하며지내지만 거시기한 나이차이다.허지만*
풍운비용 : 얀~마!! 뭐가 노가대보다 힘들어? 뭐가? 이짜슥아!
노가대하구 시내버스운전하구 어떻게 비교해?짜슥.
X두모르면서,,야~장사는 잘되냐? 얼굴이 좋아졌다.
정 상 군 : 그래두 자기직업 이라구,미안하다.미안해.네입장은
생각못했다.장사? 잘되기는 뭐가잘돼.매일놀구있다.
김 광 철 : 나두요즘 장사가 너무않돼. 날일이라두 다녀야겠어.
정 광 무 : 야,너는마 돈많찮아? 옛날에상장사해서 부자됐잖어?
뭘,걱정해.뭘? 솔직히 죽쑤는건나다.나.아주죽쑨다.
김 광 철 : 내가무슨부자냐? 옛날에 장사좀 된걸가지구 부자래.
김 충 서 : (기지개를피면서) 허,우리회사두 불황이라네.불황여.
이명박이가 대통령 됐으니 뭔가 나아지겠지.이렇게
일거리없어 놀고먹는일은없겠지.뭔가좀좋아지겠지.
*그때, 이형님이 손을 흔들흔들떨며 담배를 들구서 불을붙힌다.
풍운비용 : 형님,담배좀 한개피만줘.나참,담배를 않가지구왔네.
이 형 님 : (허기지고 지친 목소리로) 응,그~려,그려,한대피게.
헌디,,담배가 별루여..난 이담배가 입맛에맞더라구.
풍운비용 : 괜찮유.얻어피는 주제에 아무거나 피면되지 뭘따져.
정 광 무 : 아,하하하,이사람은 아저씨보구 형님이래.아버지뻘
되는데.나는 아저씨에게 형님이라구 전혀 못하겠데.
헌디 이친구는잘해. 어~이,워치게 아버지뻘 노인께
형님이라구 하는가?아저씨 큰아들이 70이 다됐는데.
담배두잘얻구 맞담배두잘피워.아저씨한테 나는못해.
풍운비용 : 아무나허는게않여.나같은위인이나 허는거여.그리구
잘들어.나는 우리아버지만빼구 어느노인이던 형님여.
백살을 먹었던 천살을 먹었던.알았어?그래야 서루가
불편함이없는겨.담배두같이 피워야돼.그래야 좋은겨.
그래야 허물없어.모두들 알아들었남?않그래요 형님?
이 형 님 : 암,그~럼,젊은사람들과 어울리려면 형님아우해야지
아저씨니 할아버지니하는 존칭은 별루지.형님이좋아.
담배두 같이피구 서루주고받구.않그러면 내가불편해.
풍운비용 : 거봐.이(나)으르신네 말씀이맞지.암,맞구말구.나이만
핥었지 뭘모르는구만.뭘몰라.나따라올려면 멀었구먼.
나참,이래서 나는 70~80은먹은사람과 대화가된당께.
모 두 들 : 하하하하.알고보니 일리있는 말이구먼.일리있는말여.
역시자넨 뭔가있어.생긴것두그렇구.끝내줘.하하하하.
*이에 우쭐해진 풍운비용.목에힘주며 한마디한다.왕년엔 워쩐네
저쩐네 하면서.솔직히 여기있는 사람들은 내말이라면 잘믿는다.
풍운비용 : 개나발 불지말고 잘들들어.나 이래뵈도 왕년엔 알아
줬어.알았어? 젊잖게 말하지만 나같은 위인과 어울리
는걸 영광으로 생각해.젊었을때 잘만했으면 한목했어
왕년엔 정말이지 뵈는게 없었다구.출세길도 훤했었구
워치게 허다보니 이동네에 이지랄로살지만.알아들어?
*그러면서 풍운비용은 출입문을 열었다 닫았다한다.갈시간이다*
풍운비용 : 으흠,내일 일할려면 새벽에일어나야니 가봐야겠구먼
(그러면서 머리와손을 떨고있는 이형님을 바라본다)
형님! 먼저갈테니놀다가슈.찬공기에 감기조심허시구.
에~이,일하기싫어 죽건네.먼저갈테니 잘놀다들가슈.
이 형 님 : 갈건가?그려,잘가게.콜록콜록.허긴 나두 가야겠구먼.
김 충 서 : 가남? 잘가게.그리구 자주좀들려.얼굴 잊어버리겠어.
우리도슬슬가보세.그나저나 저친구말은 참재미있어.
말하는게 으스름허구그럴듯해.하는행동두 독특허구.
풍운비용 : 어~험!!! 으~에헴.험,
이리하여 이사람들 믿는듯 넘어가더구먼.솔직히
말해진짜지.과거 생각하니 내자신이 한심하더먼
지나간 좋은기회를 잘잡았으면 잘살고 있을텐데
누군들 좋은기회가 없었겠나.다팔자소관이지.암
2008.1.16.
雲風飛龍巨士
첫댓글 풍운비룡님 아직도 패기가 넘치는구먼 뭐든지 자신감이 있어야 살아가는데 수월한거지 별볼일 없다고 주눅들어 죽치고 앉아 살아가는 것 보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 어울려 야그도 하면서 웃으며 살 수 있는 것이 최고지.... 글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풍운 비룡거사 ! 생활속 꽁트작가로 한번 나셔 보심이 어떨런지,,,리얼하면서도 꾸민없이 와 닿는 글 맵시가 참 재미도 있고 공감도 가고 흑백 tv속 한 장면처럼 정감있게 흐르느먼,,,ㅎㅎㅎ,,잘 읽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