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기운이 실제로 바뀐다는 동짓날입니다.
이렇게 기운이 바뀌는 날 사찰을 찾아 한해의 축복을 기원하며
부처님께 기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올 한해도 ‘원화소복(遠禍召福)’ 하시길 축원 드립니다.
경전과 어록의 말씀은 자신을 보게 해주는 거울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오히려 경전의 구절을 입에 담고, 의식에 깊이 담아야 합니다.
부처님과 역대 스승님들의 가르침은 그것을 접하고 가까이 하는 것만으로도
그늘이 되어주고, 자양이 되어줍니다.
그 내용이 비슷한 내용의 반복으로 보여 지는 식상함이 있을지라도,
나에게 필요한 자양분으로 삼으면서,
계속 접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은
아직은 내속에 스스로에 대한 존중과 희망을 지니고 있다는 반증이며,
그것이 어려운 상황을 잘 견디며 진중하게 처신하게 하는 바탕이 됩니다.
작년 동짓날에 ‘기도(祈禱)’라는 용어의 개념을 정리해서 말씀드렸었습니다.
이렇게 정리 했었지요.
『부처님이시여!
이제 제가 당신이 가리켜준 대로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러니 스승이시여!
제가 당신의 가르침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바르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저를 격려해주시고, 때론 매섭게 경책(警責)도 내려주면서
제가 가는 길을 엄하게 증명(證明)해 주소서.
당신 앞에 나 자신을 숙이며 나의 이러한 서원을 당신에게 공양 올립니다.』
평소 제가 갖는 서원(誓願)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해주십시오’가 아닌 ‘해보겠습니다’라는 강력한 의지의 발현(發顯).
이것이 장애를 물리치는 가장 무서운 힘이고, 무기입니다.
그런데 하는 데 있어서 뭘 알아야, 하는 게 실질적이고도 효과적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스승의 가르침에 대한 공부가 있어야 합니다.
그걸 바탕으로 제대로 자신을 탁마해 갈 수 있게 되지요.
이걸 ‘쌍윳따니까야’에서는 ‘네 가지 흐름에 듦의 고리’로 언급하고 있지요.
내 자신을 바꾸고, 내 자신에게 오는 인연을 바꾸는 것 역시
지금 내가 내 자신에게 심어가고 있는 것과 심어진 것이 올라오는 것에
지금 내가 어떻게 영향을 받고 활용하는 가에 따라 달라진다 하겠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원화소복’이라 할 수 있겠지요.
‘배우고, 닦는다.’
한해의 기운이 바뀐다는 동짓날, 이런 마음, 이런 서원을 갖는 것으로 맞이했으면 합니다.
스승의 가르침.
또 언제 만날지 모르는 귀한 가르침입니다.
2024년 12월 동짓날
정림사 비구 일행(日行)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