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31 - 서영남
아침이 바쁩니다. 부랴부랴 국수집으로 왔습니다. 여덟 시입니다. 국수집 앞에서는 벌써 주헌씨가 앞치마를 입고 왔다갔다 합니다. 술을 끊어보려고 애를 씁니다. 술을 드시지 않으면 불면증 때문에 고생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조금이나마 잘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합니다.
문을 열고 준비를 하는 중에 프라비아노 형제님께서 오셨고 곧이어 한 분 두 분 오셨습니다. 오늘은 또 일찍 여사님께서 오셨습니다. 여사님은 살림꾼입니다. 집이 없이 제물포역 지하도에서 노숙을 하시지만 품위가 있습니다. 도와드리겠다고 해도 아직 버틸 힘이 있으니 괜찮다고 합니다. 오늘은 여사님께서 설거지를 담당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바오로 어르신께서 어제 민들레의 집 새 식구가 되셨습니다.
어제 배추 백 포기 김치를 담았습니다. 자원봉사자 분들이 거의 남성이어서 허드렛 일은 잘 하시는데 2% 부족한 것을 동네 아주머니 몇 분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옥련동 민들레의 집은 어제 난로 설치를 했습니다. 이제 연탄만 들여놓으면 겨울 준비 끝납니다.
고마운 분이 일월 전기요를 보내주셨습니다. 아픈 분을 위해서 곧 나눠드렸습니다. 그리고 보내주신 분께 선물 주셔서 고맙다고 문자메시지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전화가 왔습니다. 잘못 배달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일월 전기요를 돌려달라고 합니다.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돌려드리긴 해야하는데 줬다가 다시 뺏으면 이것 참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전기요 선물해 드린 곳은 연탄도 땔 수 없는 처지의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인데 아무래도 다른 것을 장만해 준 다음에 가져와야 할 것 같습니다. 난감
요즘은 민들레 식구들이 아침 아홉 시면 국수집에서 아침 식사를 합니다. 꼭 분위기가 수도원 같습니다. 서로 돕고 나누고 배려하고...
첫댓글 돈보다 더 귀하고 소중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일이 행복해지는 비결이라는 것을 민들레 국수집이 알려줍니다. '민들레 책들레' 개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요즘 나눔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과 호흡할 수 있는 세상이 그리워질때 민들레 국수집을 떠올려 봅니다~ 민들레 수사님 힘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