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 황혼으로 걸어가는 길에 / 남 백
인내의 강은 흘러
서산 산봉우리에 걸치고
하얀 구름 조각들 반백의 머리가 되었나.
가는 해, 마중 하러
동천에는 반달은 왜 저리 떠오르고
기러기는 줄지어 가는 해를 따르며 넘는가.
하얀 머리를 이고 가는
저 노인네야 한마디 물어나 보세나.
그대 가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나 있는가?
고개마저 힘없이
내 젓는 저 무지 앞에
가는 길 그 여정이 얼마나 고될 것인가.
알고도 힘든 길.
모르는 길임에는 오죽 하랴.
청춘아.
물어보자
너는 아느냐?.. 왜 사는지를...
산다고 살아도
그 의미를 모르니
참으로 한심한 무명무지의 삶 아닌가.
어느 날, 뇌리를
쪼개듯이 내리박히던 그 의미는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되어 흘러서 가다보면
물도 되고 하늘도 되어
별도 품고 너도 품고 나도 품고
그렇게 가는 것이 인생이요, 삶의 길이라,
가는 길,
혼자 간다 하지마라
해님도 반가운 내 동무요,
달님도 또한 그리운 내 동무이니
그를 마저
외롭다 한다면
벌 나비 풀꽃들이 민망하다 할 것이다.
할일 다하고
마지막 피우는 혼신의 불꽃
구름도 축복하여 붉은 노을 이고 지고
천지 대자연
동행하여 흘러서 가는 황혼 길임을....
서방정토 고운임을 만나러 가는 나의 길임을...
이 인연공덕으로 모두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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