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를 가다· 2] 손바닥 안에 잡힌 정보세계
광교 신도시가 들어설 중심부의 전경
2. 유비쿼터스 첨단신도시
2011년 4월. '꿈의 신도시'라 불리는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에 1천대 1의 분양경쟁률을 뚫고 입주한 이의동(41)씨는 PDA에서 메시지 도착 신호음을 들었다. '긴급, L 아파트 103동 701호 화재노출 위험. 실내온도 36도. 즉시 가스레인지 불을 꺼줄 것'. 그때야 이씨는 오늘 장거리 출장을 간다고 아내 심수원(37)씨가 일찍 나가는 바람에 아이들 학교를 보내느라 아침 밥상을 차리면서 찌게를 끓인다고 가스레인지를 켜 놓은 것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이씨는 PDA를 열고 홈네트워크 폴더에서 가스레인지 꺼짐과 창문 열기 폴더를 눌렀다. 자택에서 1시간 거리의 직장에 다니던 이씨는 예전 같으면 헐레벌떡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해야 했을텐데 광교신도시에 입주하고 나서는 그같은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10분 뒤 다시 PDA로 '실내온도 정상. 화재노출 위험 사라짐'이란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음날.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됐기 때문에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 가족들과 꽃구경을 가기로 했다. 그리고 TV 모니터에서 기상정보 채널을 선택하자 '황사경보 발령. 외출 자제' 정보가 떴고, 그래도 놀러가자는 아이들의 강요에 못이겨 가까운 화성 바닷가로 가기위해 ITS(교통정보) 채널을 선택하자 집에서 화성 서신까지 구간별 교통정보를 알려주는데 모두 빨간색(정체)으로 나와 아예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은 외출을 포기하고, 도시 통합네트워크센터에서 제공해 주는 원격 교육서비스로 학교공부 복습을 했고, 이씨와 심씨는 한기를 느끼고, 온몸이 욱신욱신 쑤시자 원격의료시스템을 통해 병원까지 가지 않고 집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씨는 황사와 교통정체로 외출은 포기했지만 자녀들과 함께 저녁에 아파트 인근 커뮤니티회랑내 공연장에서 '가족뮤지컬'을 보기로 했다.
광교신도시는 국내 최초로 단지 전체가 첨단 IT와 정보통신 인프라를 융합시켜 'Any time(언제), Any where(어디서), Any device(다양한 설비로), Any service(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첨단도시(U-City)다.
광교신도시에서 아파트와 단독주택 거주자는 물론 첨단기업, 행정기관 등 전체 입주자들이 제공받을 수 있는 정보서비스는 지하매설물 관리, 재난방재, 환경관리 등 도시기반시설 정보를 비롯해 ITS(교통정보), 기상정보, 방범·방재, 치안 등 공공서비스와 양방향TV, 원격디지털 홈제어, 모바일 인터넷, 원격교육, 빌딩자동화시스템, 원격의료시스템, 관광정보시스템, 뱅크, 쇼핑 등 기업특화 서비스 등이다.
이들 서비스는 광교신도시에 자리할 도시통합네트워크센터에서 핸드폰, PDA, 컴퓨터, TV, 전광판 등을 통해 제공한다. 광교신도시 거주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받아볼 수 있다.
광교신도시가 국내에서 추진중인 13개 'U-City'중 가장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입주자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도시조정기능을 갖추게 된 것은 계획 초기부터 국내 U-City의 표준모델이 될 수 있도록 건설교통부와 정보통신부 등 중앙부처와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택지개발사업자, 서울·인천시 등 지자체, IT선도업체인 삼성SDS 컨소시엄(통신업체) 등이 협의체를 구성해 서비스 품목별 수행주체와 역할, 서비스 통합 유지 관리 등을 단계별로 계획하고 추진했기 때문. 특히 광교신도시 공동 건설주체인 경기도와 경기지방공사는 U-City의 국내 모델이 없는 탓에 U-City 건설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가칭)U-City 건설지원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경기지방공사는 광교신도시의 U-City 체계가 완성되면 국내 다른 신도시에도 적용할 것을 건교부, 정통부와 협의했고, U-City 시행업체인 삼성SDS 컨소시엄은 해외의 경우 도시 전체 공간이 아닌 산업단지에만 U-City 체계를 적용하고 있어, 광교신도시 U-City 체계를 수출해 정보통신의 선두주자가 된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