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일어나기가 귀찮아서 누워서 명상을 했다.
호흡.
고요.
관.
그리고 만트라.
아침.
기범이와 대화를 나누고 함양 읍내로 내려왔다.
목욕을 하고 싶어서이다.
앙상한 몸.
몸 저울.
몸무게가 상당히 줄어있다.
산책겸 거리를 걸으며 PC방을 들렀다.
새로 단장 된 홈페이지를 본다.
정보화 사업단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해야 겠다.
하루종일 침묵으로 지내니 문득 생각나는 글이 있어 옮겨본다.
아래의 글은 지난번에 단식할때 적은 글이다.
<기도와 단식은 환대로 나타나야>
""기도와 단식
진정한 기도와 단식의 의미는 이미 복음에 잘 나타나 있다. 나의 기도, 나의 단식은 어떠한 것 이었는가? 스스로 자문할 일이다. 오늘의 말씀처럼 그러한 기도와 단식을 몸소 실천, 체험했다면 즐거운일이 아닐수 없다. 그 과정에는 어려움이 수반된다. 그래서 앞만보고 달리는 우직함이 필요하다. 또 그 우직함을 통하여 '승리의 월계관'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달라이라마는 티벳불교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이라 할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간단없이 "친절"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기는 언제 어느곳에서든지 주변을 먼저 생각한다고 했다. 즉 내가 무엇을 할 수있는가? 무엇을 도와 줄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정신적 수행'을 실시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누구나 반문을 하지 못한다. 아니 안한다. 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맥락의 관계성안에서의 마리아 공동체를 떠 올린다. 바로 '환대의 정신'이다. 이것은 본 수도회의 영성을 잘 드러내는 것이다. 하여 창설자 복자 샤미나드 신부님의 깊은 정신적 세계를 투영하고자 하는 갈망에 접한다.
진정한 기도와 단식의 의미를 깊히 깨달아 '환대'를 해야한다. 그 의미를 가슴에 새긴다면 어느 곳이든간에 풍요로운 유산을 선사 할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그 유산( 수행의 실천과 결과)을 누릴수 있을것이다. 오늘 아침 문득 떠 오르는 한 생각이 있어 적어 보고자 한다.
" 한 생각 일어나니
모든것이 사랑으로 다가오고
한 호흡 지나가니
가슴에 있는 이들이 살아 움직인다
순수한 느낌의 아침
생명의 신선한 충만으로
가슴 사람을 가꾸는 오늘
님 향한
사랑의 눈매와 연민의 눈 빛으로
다가오는 모든것을 가슴으로 품어 안자.
진정한 기도와 단식.
끊이지 않는 항구한 실천의 은총과 은혜를 기원하며 주변의 모든것을 사랑하자.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자.
이로인해 사람들의 의심과 의혹, 손가락질, 구설수나 배척이 있더라도.""
함양군, 읍 농협앞 동 사거리.
칸쿤에서 반세계화 시위, 농업주권 사수를 위해 숨져간 열사 이경해 1주기 행사.
심각하다.
절실하다.
막아내야 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사수해야한다.
식량은 생명이다.
식량은 주권이다.
식량은 무기이다.
식량은 평화이다.
지금 생명과 주권과 평화는 최후의 위협을 받고 있다.
지금 생명과 주권과 평화는 최후의 숨을 몰아쉬고 있다.
지금 한국정부의 쌀개방 정책은 어떠한가?
정부는 자동차 산업, 전자제품 산업에만 관심이 있다.
정부는 미국, 중국들을 포함한 9개국과 WTO 쌀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WTO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는 DDA협상이 끝나면 세계의 수십억 농민들이 농사의 현장,
농토에서 쫓겨나야 된다.
저지해야 한다.
WTO 무역 협상에서 농업은 제외 시켜야 된다.
농업은 산업이 아니다. 생명과 직접 연결된 것이다.
농업은 신성한 것이다. 평화와 직접 관계된 것이다.
농업은 여타의 것보다는 특별하고 차별성을 지닌다.
농업을 자유 무역 대상에 포함 시켜서는 안 된다.
결국, 정부의 쌀 개방 정책은 국민을 굶주리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결사저지 해야한다. 결사저지!.
농협앞 공연.
비가 내린다.
행사를 중단 할 수는 없다.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행사 시작.
지역일꾼들의 발언.
단식자들의 발언.
노래와 영상.
춥다. 한기를 느낀다. 날씨가, 기온이 무척 내려갔다.
지역 일꾼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짐을 정리하는 동안 차안에서 힘든 몸을 추수렸다.
숙소.
주인장은 보일러를 가동시켰다.
없는 살림에 있는것 까지도 다 내어 주는 민들레 선생님.
차리리 거지 똥구먹에서 꽁나물을 빼먹는다 했지 않은가?
우리가 그런 꼴이다. 아닌가?
순례단원들과 일정에 대하여 간단히 논의했다.
차 한잔.
오래간만이다.
기범과 민들레 선생님 그리고 나.
은은한 국화향기 내음을 즐기며 몸 기운을 다스린 따스한 차 한잔.
종교이야기, 풍수이야기, 건강 이야기, 자연의학 이야기, 고요와 침묵 이야기, 내적 이야기,
음식 이야기, 술 이야기, 만남 이야기로 긴 시간동안 비 바람 소리를 들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소중한 시간 이었다. 비록 하찮은 존재라고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빈정거려도 전혀 상관없는 그런 시간과 자각. 소중했다.
어둠이 짙은 밤.
집 밖에 잠시 서 있었다.
'후두둑' '후두둑' 옥수수 잎을 때리며 바람과 함께 날리는 비.
장중함속에, 깊은 침묵속에, 존재는 생명을 직감하고 평화를 예감했다.
마음의 기도하나.
"이런 존재의 진실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도반, 동반자를,
생명이 넘치고 화평스럼을 알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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