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아! 아! 『앙코르와트(Angkor Wat)』→신화 세계로의 초대
앙코르와트 앞의 호수 / 앙코르와트 전경 / 수미산 형상의 첨탑
캄보디아의 고대국가 크메르(Khmer/8~16세기) 왕조 수리야바르만 2세 때 수도(首都)였던 이곳 앙코르(Ankor)에 힌두신인 비슈누(Vishnu) 여신에게 바치기 위하여 앙코르와트 왕궁을 세우는데 30여 년이 넘게 건축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이 유적은 비교적 훼손이 덜 되었으며 어마어마한 규모와 눈부신 회랑(回廊)의 부조들로 앙코르 유적군 가운데서 단연 돋보인다. 이 장엄한 석조의 건축물은 왕궁으로, 사원으로, 혹은 왕이 죽은 후 묘지로 이용하기 위하여 건축되었다는 등 다양한 견해들이 있을 만큼 기록으로 남은 것이 없다고 한다.
특히 천상세계와 지상세계를 표현한 전체적인 구조와 건물의 배치 및 각 부분의 거리와 치수까지 너무도 완벽에 가까워 ‘신(神)의 지문(指紋)’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건축물은 전체 외곽이 가로세로 1.3km와 1.5km로 거대한 장방형을 이루고 있으며 바깥쪽으로 넓은 해자(垓子/環湖)가 조성되어 있다.
해자를 건너면 높은 담장이 둘러있고 그 안에 넓은 정원과 인공호수, 길게 조성된 진입로가 이어져 있다.
정원입구 장방형의 돌로 잘 다듬어진 석조 다리는 그 길이가 200m 정도나 되며, 양쪽 난간은 뱀의 몸통이 조각되어 있다.
다리를 건너 출입문을 들어서면 비로소 앙코르와트의 전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밀림을 배경으로 하여 황금빛으로 빛나는 그 장엄한 광경은 숨이 막힐 정도이다.
정문에서 건물까지는 또다시 넓은 정원을 가로질러 진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진입로 양편으로는 수련(睡蓮)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는 폭 40m 정도의 직사각형 연못 두 개와 도서관(藏經閣)으로 쓰였다는 똑같은 모양의 석조 건축물 두 개가 정확히 대칭을 이루며 들어서 있다.
건물 입구에 다다르면 십자형의 테라스가 조성되어 있는데 여기까지 석조다리를 포함하여 진입로의 총 거리는 750여m나 된다. 여기서 십자형 테라스로 오르면 맨 아래 1층의 제3 회랑이 시작되는데 연못을 건너면서부터 속세를 떠나 천상세계로 들어서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건물의 구조를 보면 가장 바깥쪽부터 건물을 한바퀴 돌아가면서 1층의 제3 회랑(回廊)이 있고, 2층에는 제2 회랑(回廊)이 , 3층의 가장 가운데 높은 곳에는 제1 회랑(回廊)이 있는데 맨 위는 다섯 개의 첨탑(尖塔)이 우뚝 솟아있는 구조이다.
해자(垓子)를 건너 정면에서 바라본 앙코르와트의 전경은 푸른 물이 넘실거리는 넓은 해자 건너편으로 출입문이 보이고, 그 안쪽으로 첨탑이 우뚝 솟아있는 모습으로 그저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1> 제3 회랑(1층) - 눈부신 부조의 힌두신화 세계
벽면을 가득 메운 부조(浮彫) / 쿠루평원의 전투 / 2층으로 오르는 계단
제3 회랑은 가장 바깥쪽으로 사원 전체를 한 바퀴 도는데 높이 3m 정도의 벽면에 너무나 섬세하고 정교한 부조(浮彫)들이 한 치의 틈도 없이 빼곡히 메워져 있어 경탄을 금할 수 없다. 부조의 주제는 힌두신화로 『왕의 행렬』, 『우유바다 젓기』, 『쿠루평원의 전투』, 『라마 왕자와 악마의 왕 라바나의 전투』, 『천국과 지옥』 등 완벽한 스토리 전개식으로 펼쳐져 있다. 그중 천지창조의 신화인 『우유바다(乳海) 젓기』의 부조는 그 길이만 50m에 달한다.
벽면의 반대쪽인 정원 쪽은 창살이 하나하나 모두 꽃무늬가 아름답게 장식된 돌조각인데 그 창살 사이로 들어온 희미한 광선으로 벽면의 부조들은 한층 신비롭게 보였고, 너무나 생소한 힌두신화의 내용이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속으로 온통 빠져들게 하는 마력(魔力)이 있다.
<2> 제2 회랑(2층) - 천상의 무녀 압사라(Apsara)
제3 회랑을 둘러본 후 제2 회랑으로 가려고 2층으로 오르면 수십 개의 기둥이 늘어서 있는 십자(十字)회랑을 지나야 하는데 제법 넓고 어두컴컴하며 목욕탕이었다고 짐작되는 네 개의 공간(聖池)이 보인다.
천상의 무녀(舞女) 압사라 / 비슈누 여신 부조 / 가파른 계단
이곳을 지나 제2 회랑으로 들어서면 수많은 천상의 무녀 압사라와 여신들의 부조가 벽면에 채워져 있다. 이 제2 회랑에만 1.500여 천상(天上)의 무녀(舞女) 압사라(Apsara)와 여신의 부조(浮彫)가 새겨져 있다.
<3> 제1 회랑(3층) - 천상의 세계
제2 회랑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마지막 가장 높은 곳의 제1 회랑을 오르는 가파른 돌계단이 나타난다.
약 70도 정도의 가파르고 좁은 30여 개의 계단을 매달려 기다시피 오르면 천상의 세계인 제1 회랑과 수미산(須彌山) 형상의 첨탑이 나타난다. 이곳은 왕과 대사제들만 오를 수 있었던 곳이라는데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가파르고 좁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곳은 앙코르와트의 정상 부분으로, 빙 둘러 비교적 좁고 천정이 낮은 제1 회랑이 조성되어 있는데 부조(浮彫)는 없고 창문과 통로만 있다. 그 안쪽의 가운데에는 높이 60m의 신들이 거주하는 우주의 중심 수미산(須彌山/일명 메루산)이 우뚝 솟아있고, 네 귀퉁이에는 그보다 조금 낮은 같은 형태의 첨탑 네 개가 배치되어 있다. 가운데의 수미산 첨탑과 네 귀퉁이의 첨탑이 연결 형태로 되어 있어 정상부근은 네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지는데 첨탑의 연결 부위는 비가 오면 물이 고이도록 설계된 듯하였다.
앙코르와트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정말 천상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는데 눈 아래로 제2 회랑, 제3 회랑이 내려다보이고 넓은 정원과 똑같은 크기의 두 개의 연못, 일직선으로 뻗은 참배로와 그 바깥의 해자까지 모든 것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설계도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울창한 밀림 사이로 프놈바켕(Phnom Bakheng)과 앙코르 톰(Angkor Thom)의 건물들이 언뜻언뜻 보여 과연 나는 지금 힌두 신화세계(神話世界)의 한가운데 서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