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촌과 마동 원등 사서를 지나 유둔 사무실에 간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배가 고파 농협마트에 들러 빵과 막거리를 들고 노산공원으로 걷는다.
죽산재를 지나 구비길을 돌아 충혼탑 등을 둘러본다.
막걸리로 목을 축이며 빵을 먹었더니 졸음이 온다.
햇볕 든 벤치에 누워 안도현이 뽑은 시집을 얼굴에 덮는다.
눈을 뜨고 일어나니 옆 벤치에 한 남자가 앉아 잇다.
머쓱하여 말을 붙이니 중앙교회 목사라고 하신다.
화순 도암 출신인데 오신지 10여년 되신 모양이다.
난 신분을 말하지 않고 아는 척 한다.
그 분은 막걸리 병을 두고 누워있는 내가 걱정이었나 보다.
길없는 거친 ㅅ궆을 바로 헤치고 죽산재로 내려오며 묘소의 비석을 찍는다.
정만조와 오세창의 솜씨가 있다.
사무실에서 3시까지 시간을 보내다가 김미선 교감의 안내로 학교에 가 추가사진을 찍는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의 역사기록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4시 50분에 4차로 입구에서 순천에서 오신 윤식 형님의 차를 타고 녹동으로 가기로 했는데,
원등까지 걸어도 집에 일찍 도착했다는 바보차가 오지 않는다.
급하게 내려오니 윤식 형님은 이미 도착해 계신다.
김교장 사모님에게 전달할 깨와 이면지 등을 두고 와 다시 되돌아간다.
녹동 장수식당에서 술에 잔뜩 취해 윤식 형님의 차를 타고 동강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