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유수연
1학기가 시작됐다. 2학년이 된다는 생각에 너무너무 떨렸다. 1학년 때 ‘나와 너’로 수업을 진행했었는데 2학년 1학기 때는 숲속마을, 금산읍내, 금산군, 한국(강릉)으로 나아가는데 2학기 때는 지구라는 주제로 필리핀으로 갈 것이다.
먼저 숲속마을 활동을 했다. 우리팀 애들을 소개하자면 승호는 사진, 성엽이는 기록, 준우는 인터뷰&녹음이고 나는 지도 그리기 팀이었다(지도 그리기 팀은 5팀 중 1명씩 나와서 읍내에서 그린 지도를 갖고 합쳐서 전체 읍내지도를 그리는 작업을 하는 팀이다). 우린 인터뷰를 하기 위해 ‘청년’이라는 키워드를 골랐다. ‘청년’ 키워드이신 분은 <지구를 위한 시간>때 질경이 연고를 만드셨던 ‘쌀’쌤이셨다. 여우잡화점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인터뷰가 끝나자 음료수를 사주셨다(감사합니다♡). 숲속마을에 기숙사가 있지만 정작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무엇을 하시며 사시는지 몰랐었는데 쌀쌤과 인터뷰하며 조금이라도 알 수 있던 것이 좋은 경험이었고 재미있었다.
다음은 읍내로 나오는 활동을 했다. 우리팀은 금산 읍내 중에서 ‘아인리’지도를 그렸다. 아인리는 별로 재미있는 게 없어 보였다. 갈 데는 마부 마라탕, 배떡, 편의점밖에 없었다. 카페에서 음료수를 마시면서 지도를 그렸다. 편의점도 들러 맛있는 것도 사먹었다. 처음에는 ‘지도를 왜 그리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귀찮아도 계속해서 그리고 16기한테 선물하니까 뿌듯했다.
다음으로 이타적 자서전 프로젝트를 했다. 형석이, 동연이, 준하와 팀이 배정됐다. 먼저 어르신과 약속을 잡고 며칠이 지나자 당일이 되었다. 해물파전을 만들려고 조리실에 우리팀이 모였다. 오징어를 삶을 때 내가 너무 많이 삶아서 오징어가 다시 바다로 갈 것 같았지만 어쨌든 어르신 집으로 향했다. 어르신을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어서 어색하고 질문도 잘 안 나왔는데 할아버지께서 인터뷰하기 전에 얘기할 것들을 종이에 쓰시고 오셔서 너무너무 감동했다. 나는 옛날 얘기를 어릴 때 잘 안 들어봐서(기억이 안 나는 걸지도..?) 더욱 재미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1주일 안에 그림책을 만들어야 하는 지옥을 마주하게 되었다.
인디자인 수업을 준하와 같이 들었다. 조금 잊고 까먹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다시 알게 되고 책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게 되어서 좋았다. 원고를 쓰기 위해 준하가 녹음파일을 풀고 내가 원고를 쓰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글자를 잘 줄이는 법을 몰라서 원고가 안 나왔다. 팍팍 줄이는 방법을 터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형석이와 동연이가 도와줘서 잘 마칠 수 있었다. 나와 준하는 그림을 바로 넣을 수 있게 인디자인 밑바탕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고 형석이와 동연이는 그림 그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우리팀에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없어서 그나마 잘 그릴 것 같은 형석이한테 그림을 맡겼다. 인디자인 작업을 다 마치고 그림을 도와주러(?) 갔다. 형석이가 조금 느리게 그림을 그렸었는데 최종마감일이 다가오니까 그림을 빨리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우리팀이 집에 못 갈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빨리빨리 하니까 우리가 2번째로 마쳤다! 나는 우리 팀이 망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잘 마치게 되어서 정말정말 다행이라고 느꼈다. 다음에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 1주일 후 어르신 댁에 그림책을 선물하러 가는 날이 밝았다. 애견이는 조금 자라있었고 할아버지의 따님분도 만나 뵈었다. 할아버지께서 인과응보와 새옹지마의 뜻을 알려주셨다. 참 마음이 따듯하신 것 같았다. 따님분도 딸기와 과자를 꺼내주셨다. 어르신과 따님분에게 인사를 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나왔다. <이타적 자서전 쓰기 프로젝트>를 같이 해준 핫쌔기 짠진팀인 형석이, 동연이, 준하에게 정말 고맙다.
다음으로 비치코밍을 하러 강릉으로 갔다. 3시간 정도 달려서 쓰레커 분들과 만나고 조를 나눴다. 나의 조는 라찬이와 민재, 승호였다. 나는 왜 맨날 여자애들과 안 붙는지 의문이다. ‘더 웨이브컴퍼니’ 창업자분을 만나서 사업강의(?)를 듣고 나서 비치코밍을 하러 바다로 떠났다. 생각보다 쓰레기가 많진 않아서 조금 당황했다. 쓰레기를 모아서 비치코밍 아트를 만들었는데 꽤 재미있었다. 자유시간에 애들과 공차에서 음료수를 먹었다. 놀고 나니 막국수를 먹을 시간이 다가왔다.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난 뒤 숙소로 출발했다. MT보다 더 재미있게 놀아서 좋았다. 다음날에도 비치코밍을 했다. 전날보다 더 많이 주워서 뿌듯했다. 쓰레커 쌤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강릉에서 비치코밍을 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 뿌듯했고 의미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MT보다 더 재미있게 놀아서 더욱 즐거웠고 많은 지식을 알게 돼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