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9편
최초 발견자
최우림
사회사업 현장에서 사례관리 업무를 맡아 일하다 보면
꾸준히 만났던 분이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순간을 맞이하곤 합니다.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사회사업가에게도 분명 위로와 격려의 순간이 필요하기도 할 텐데요,
선생님들 기관에서는 이럴 때 어떻게 하나요?
최우림 선생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는 곧장 119에 신고했다. 주소, 발견 당시 상태 등을 설명했다.
바로 동료에게 연락했다. 보호자의 연락처를 받아 바로 전화했다.
신호음이 몇 차례 이어졌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말을 정리해야 했다.
전화 너머 들리는 보호자 목소리, 그리고 잠깐의 정적.
는 내가 방금 '최초 발견한' 당사자의 상태와 119 신고 상황에 대해 최대한 침착하게 설명했다.
사실 침착하지 않았다. 침착할 수 없었다.
119와 경찰, 현장 감식반이 차례로 도착했다.
나는 ‘최초 발견자’ 신분으로 진술했고 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개인 연락처를 묻는 질문에 대답했다.
‘최초 발견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나니 간신히 참고 있던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죄책감과 후회, 그리고 나의 지난 실천과 선택, 역량에 대한 의심.
8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두 번 상담 다녀왔다.
사실 사업 신청하기 전 조금 고민했다.
퇴근 시간 이후 혹은 주말 시간 따로 내어 상담을 받기에는 시간도, 마음도 여력이 없었다.
근무 시간 중에 가기에는, 또 그런 요구를 하기에는 괜히 불편했다.
‘내가 너무 과한 배려를 요구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니야. 안 될 것 같아.
시간 지나면 나아지겠지.’하며 단념했다.
하지만 관장님 생각은 달랐다.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에요. 근무 시간에 가야지요.
사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 계속 마음 쓰였거든.
그런데 이렇게 먼저 나서줘서 고마워요. 걱정하지 말고 신청해요.”
힘이 났다. 든든했다. ‘적극적인 회복’과 ‘의도적인 방치’,
이 두 갈래 길에서 갈팡질팡하던 나는
그렇게 딱 보기에도 난관이 예상되는 ‘적극적인 회복’의 길로 첫발을 내디뎠다.
'최초 발견자'를 읽은 뒤,
댓글로 '읽었습니다' 하고 남겨주세요.
소감이나 질문을 써도 좋습니다.
첫댓글 ‘나는 내 편의와 안위를 위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미루지 않기로 한다. 사회사업 실천에 있어 시간과 마음을 아끼지 않기로 한다.’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짐작할 수 없지만, 글을 통해 선생님의 진심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종결’을 위해 움직이신 선생님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사자를 마주할 때 시간과 마음을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첫 만남부터 종결까지 마음다해, 진심으로 함께해애겠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눈물이 가득 맺혀있었어요. 보호자가 "선생님 지금 하고 있는 일, 참 귀한 일이에요. 정말 가치 있는 일이에요. 건강하고 또 단단해지세요. 앞으로도 지금 그 마음으로 주변 아프고 어려운 사람의 편이 되어주세요."라는 말에서 와르르 맺힌 눈물이 흘러버렸답니다.
저도 선생님과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항상 사회복지를 천직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과연 진실된 마음일까?' 내 마음을 의심하고 또 의심했었지요.
그렇지만 이제는 명확하게 말할 수 있어요. 사회복지를 하고 있는 제가 참 대단하고, 이 일이 나에게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요. 그래서인지 선생님의 글을 보며 깊은 공감이 되네요.
선생님의 단단해지는 과정을 글로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글을 통해 저도 다시한번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아요. 쉽지 않았지만, 의미 있었던 그 경험을 나누어주셔서, 단단해져주셔서 감사해요.
당사자의 죽음을 목격한 일을 감사로 받아들이기까지 내면의 복잡하게 밀려드는 부정적인 감정들과 직면하신 선생님께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죽음을 책임지기 싫은 일로 치부하는 이해 관계자가 아니라 관계가 깊은 선생님이 발견해서 다행이라 여기시는 깊은 마음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래, 이래야 사회사업가지' 깨닫게 해 주시네요.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를 공부해서 일하고 있는 제가 선생님 글을 읽으며 인생과 사랑, 성숙을 배웁니다.
정말 귀하고 가치있는 일을 하셨습니다. 그 과정을 자세히 기록해서 공유해 주심이 더 감사합니다. 앞으로 건강하게 애도하시면서 단단해 지시길 기도합니다.
사례관리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접하게 되지만 오랜기간 만나온 당사자의 죽음...심지어 최초발견자라면...그 충격과 슬픔, 두려움...어떤 단어로 이를 표현 할 수 있을련지요...힘들어 허우적대던 선생님의 손을 꼬옥 잡아준 관장님, 팀장님, 동료 그리고 지인들, 그 손을 놓지 않고 그날에 멈춰버린 선생님의 시간속에서 포기하지않고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와준 선생님..모두 감사합니다. 한 사람의 삶,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연달아 최우림선생님 글을 읽으면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 나온 이민기 역할이 떠올랐습니다. 어린시절부터 가족의 죽음을 처음으로 목격하고, 우연히 장례지도사 수업까지 듣게되어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캐릭터였습니다.
최초발견자로서의 모든 과정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일을 겪게 될까 걱정하는 사람들과 이미 겪은 사람들 모두에게 치유가 되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발견부터 인간적인 종결까지 인상깊지 않은 내용이 없었습니다.
한 땀 한 땀 소중히 읽어내려갔습니다. 글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