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음반 나왔는데, 들어보지도 못하고…”
찬불가 음반 '나 없어라' 남기고 입적한 민중가수 범능스님
6월13일 새벽 입적한 범능스님이 생전에 기타를 치고 노래하고 있는 모습.
386세대들의 귀에 익숙한 ‘광주 출전가’를 작곡한 민중가수 범능스님(화순 불지사 주지)이 새 음반 작업을 마치고 뇌졸중으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로 10여 일 간 투병하다 오늘(6월13일) 새벽2시30분 광주 전남대 병원에서 입적했다. 세수 53세 법랍 20세.
3년에 걸쳐 준비한 찬불가 음반 ‘나 없어라’는 결국 범능스님의 유작이 됐다. 더욱이 수차례 밤샘작업을 하며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앨범에 공을 들였음에도 스님은 정작 음반을 보지도 듣지도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의식불명인 범능스님을 대신해 음반 홍보에 나선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은 “외국인근로자쉼터 돕기 공연을 준비하다가 지난 6월1일 뇌졸중으로 쓰러져 의식불명의 상태로 전남대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해 음반이 나왔는데도 보고 듣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스님은 그동안 불교음악발전과 지역 대중을 돕기 위해 온 몸을 바쳤음에도 자신을 위한 병원비는 현재 한 푼도 없어 지역 신도들이 후원회를 조직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전남대 국악학과에서 피리를 전공하고 민중가수, 작곡가로 활동하다 1993년 덕숭총림 수덕사에서 출가한 스님은 불교의 정서를 가득담은 음반을 정기적으로 발표하며 불교음악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6남매 가운데 스님을 포함해 4명이 종단에 출가한 집안 출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민중가수로 활동할 당시 스님은 1980년대 광주에서 노래패 ‘친구’와 '우리소리연구회'를 결성해 민주화 운동의 선두에서 노래로 시대의 한복판에 섰었다. 또 1980년 민주화 운동의 현장마다 불려졌던 ‘광주 출전가’, ‘혁명광주’를 작사, 작곡하는 등 수 많은 노래를 만들고 불러왔다.
이와 더불어 광주에서 매년 불교환경연대, 외국인 노동자 쉼터 마련, 소아암 환자 돕기 등 자선음악회를 여는 등 자비 나눔에도 앞장섰다. 한국의 정서를 담아 제작한 이번 음반은 현장스님, 용산스님, 고규태 시인의 시를 국악과 서양악기를 모두 사용해 범능스님이 작곡과 직접 노래를 불러 기대를 모았다.
한편 범능스님의 법구는 이날 새벽 화순 불지사로 옮겨졌다. 스님의 영결식은 오는 15일 오전10시 불지사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불교신문 | 2013.06.13]
범능 스님 새 앨범 ‘나 없어라’ 발매
‘아미타불 나의 님’ 등 11곡 수록
발표 앞두고 뇌졸중으로 쓰러져
현재까지 의식 찾지 못하는 상황
후원회 결성됐지만 병원비 부족
네 장의 노래음반과 일곱 장의 명상음반을 발표했던 화순 불지사 주지 범능 스님이 첫 찬불음반 ‘나 없어라’ 발매를 앞두고 뇌졸중으로 쓰러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제대로 된 찬불음악을 선보이겠다는 원력으로 지난 1년 동안 앨범제작에 매진해왔던 범능 스님은 지난 6월1일 급작스럽게 쓰러져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 스님은 전남대병원 중환자실에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세상에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앨범 ‘나 없어라’는 지난 6월10일, 스님이 의식을 찾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발매됐다.
범능 스님은 1993년 예산 수덕사에서 출가했다. 출가 이전에 스님은 민중가수이자 작곡가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스님은 1980년 5월 광주의 슬픔을 노래한 ‘광주출전가’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1985년 전남대에서 국악을 전공했으며 ‘우리소리연구회’를 만든 후에는 전남 진도에 머물며 인간문화재 조공례 선생에게 민요를 배우는 등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쳐왔다.
창작활동도 꾸준히 전개했다. 스님은 ‘오월의 꽃’에서부터 ‘무소의 뿔처럼’까지 네 장의 노래음반과 ‘나무아미타불’, ‘지장보살’, ‘신묘장구대다라니’ 등 일곱 장의 명상음반을 발표했다. 스님은 지극한 불심으로 만든 음악을 세상에 회향했다. 광주광역시에서 매년 외국인 노동자 쉼터 마련, 소아암 환자 돕기 등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열었으며 새만금 갯벌에서, 부안 핵폐기장 반대 농성장에서, 5․18 추모문화제에서 사회적 약자,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했다.
6월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범능 스님의 새 앨범을 소개한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은 “갑작스럽게 쓰러진 당시에도 스님은 7월10일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공연준비에 여념이 없었다”며 “지금까지 스님은 모든 공연과 음반수익금을 지역의 소외된 곳에 회향했기에 정작 자신을 위한 병원비는 현재 한 푼도 없는 상태”라고 안타까워했다. 병원비는 하루 50만원. 광주․전남지역 신도들이 ‘범능스님 돕기 후원회’를 조직하고 스님의 후원비를 받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02년부터 범능 스님과 인연을 이어왔다는 금강 스님은 “평소 스님은 찬불가가 서양음악을 답습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며 “불교와 전통의 가치를 담아 모든 사람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찬불가를 만들겠다는 원력으로 음반제작에 매달려왔다”고 말했다.
스님의 첫 찬불음반 ‘나 없어라’에는 ‘아미타불 나의 님’, ‘천의 손 천의 눈’ 등 11곡이 수록됐다. 앨범은 범능 스님 홈페이지(www.buleum.pe.kr)나 전국의 불교용품점에서 구매 가능하다. 061)372-5521. 후원계좌 농협 355-0024-3817-13.
[법보신문 | 2013.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