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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문입니다만, 한 번 읽어 보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작은 샘 박 상 휘
우리 중창단이 더 많은 감동을 받은 위문공연이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진 '광주보훈요양원(gjcare. bohun. or. kr)'에서 개최된 '빛고을 시니어 앙상블'의 위문 공연은 저의 삶 속에서 앞으로 영원히 아름답게 기억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 뿐 만이 아니라 우리 '빛시앙'의 차주원 단장님, 지휘자 이경미 교수님, 반주자 조수진 씨, 단원 한사람 한 사람의 가슴 속에 영원히 새겨질 아름다운 무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중창단이 지난 3월 24일 창단하여 매주 목요일에 모여 연습하여 오는 가운데, 대외적으로 첫 공연이면서 위문공연인 이 행사가 8월 3일(수요일) 오전 11시 부터 40분 조금 넘게 진행 되었습니다. 우리 중창단의 지도. 지휘를 하시는 이경미 교수님이 광주보훈요양원에서 음악치료 강의를 계속하여 오신 인연으로 공연이 이 곳에서 이뤄졌습니다. 9시 50분 부터 오늘의 공연 장소인 1층 강당의 무대에 올라 사전 연습(rehearsal)을 하였습니다. 어제 저녁에 함께 연습을 하였고, 집에 돌아 가서도 연습을 각자 하였는지 처음부터 중창 소리가 제법 좋았습니다.
공연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 되었습니다. 연주 프로그램과 단장 인사 말씀, 단원명단을 소개한 내용을 A4 용지의 앞뒤에 복사한 자료를 직원들이 나눠준 것을 요양생활을 하는 관람객 한 사람도 버리지 않고 손에 쥐고 우리를 쳐다 보는 그 분들의 눈동자를 마주하면서 우리의 연주는 진행되었습니다.
그 순서를 다시 한 번 들여다 보면서 이 글을 씁니다.
중창무대1 /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 따오기, 할아버지의 시계, 매기의 추억 Soprano Solo / 김정자 - 사랑이여 중창무대2 / 생기있고 굳굳하게 - 소나무, 아가씨들아 Tenor Solo / 박상휘 - 산노을 중창무대3 / 즐겁고 즐겁게 - 아빠의 청춘, 꽃집 아가씨, 남촌 Harmonica Solo / 차주원 - 추억의 가요 메들리 <목포의 눈물, 비 내리는 호남선 , 황성 옛터> - 부.처 주제가 <새 나라의 어린이, 따르릉, 우리의 소원, 빨간 마후라> - 정겨운 우리민요 메들리 <아리랑, 도라지, 늴리리야>
요양생활을 하는 분들은, 모두 휠 체어에 앉아서, 직원들은 모두 건강한 두 다리로 서서 우리의 연주를 지켜 보아 주셨습니다. 곡이 불려질 때 마다 열렬한 호응을 보여 주시고, 한 곡이 끝 날 떄마다 힘찬 박수를 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연습할 떄 보다 더 힘차고 신나게 노래 불러 나갔습니다. 지휘자 님의 지휘 폼도 신나 있었고, 반주자의 반주도 훨씬 아름답게 울렸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버릇이 하나 생겼는데(좋으 버릇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은 합창이나 중창을 하다가 남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오늘도 저의 소리를 조금 적게 내면서 중창 소리를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절묘한 화음에, 남성소리만이 갖는 힘차고 공명이 잘 된 소리가 아주 매력적으로 들 릴 때 속으로 감탄하였습니다. 제가 행복했습니다.
다시 앞을 바라 보았습니다. 하반신이 불편할 뿐 정신은 정상에 가까운 몇몇분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표정하게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 몇몇분을 볼 때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순간이 몇 번 계속 되었습니다. "연령적으로는 연주자의 입장인 우리도 저 분들과 비슷한 나이인데, 우리가 건강한 팔다리를 움직이며 가사와 멜로디를 외어서 부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캐나다에 가서 살고 있는 딸네 집을 2007년 여름에 저희 부부가 가서 경험한 일이 생각났습니다. 이민 온 한국인 어머니들이 모여 봉사활동을 하는 시설에 따라 가 본 적이 있었습니다. 딸네 집에서 한 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스노우 박사의 집(Doctor Snow's House)'이라는 시설에 갔었습니다. 70세~80세의 치매 노인들만 요양보호하는 시설(Care House)이었습니다. 실내에 들어 가니 치매 노인들이 각자의 휠체어에 구부정한 자세로 기대어 고개를 푹 숙이고 만사가 귀찮은 모습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 날에 캐나다 중학교 1학년(캐나다는 초등학교가 5년제임)에 재학중인 저희 외손녀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피아노는 다른 아이가 맡았는데 그날 아침 갑자기 몸이 아파서 나오지 못하였습니다. 외손녀가 바이올린 연주를 계속하는데 힘 들어 하자, 제 딸 아이가, "아빠, 찬송가를 피아노로 좀 쳐 주세요" 하였습니다. 피아노 치는 실력이 별 볼일 없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어, 영어로 가사가 적힌 찬송가 책을 뒤적이며, 아는 찬송가를 조금씩 피아노로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나라 개신교 찬송가 책에 나오는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비롯하여 계속 들려 주었습니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들려 드리다가 한 순간 옆을 바라보니, 7.8명의 치매 노인들이 피아노의 옆과 뒤에서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며 노래를 듣고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볼 수 없었던 맑은 눈동자로 저를 그윽히 바라보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습니다. 그러면서 제 가슴이 울컥하고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저 개인적으로 개신교 찬송가 중에서는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가장 애창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이 우리 인간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한 순간이었고, 치매에 걸리기 전이나, 어린 시절이나 젊었을 적에 들었던 곡들은, 늙고 치매에 걸렸을 지라도 기억회생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요양원 측에서 제공한 점심을 먹고 휴게실에서 잠깐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돌아가면서 소감을 한 마디씩 이야기 해 보자"는 차주원 단장님과 이경미 교수님의 권유에 따라 각자 소감을 말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 분씩 1.2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값진 소감을 말 해 주셨습니다. 특히 시인이신 이훈 선생님은 미쳐 말을 하지 못하고 눈을 손으로 가린채 울었습니다. 평소에 감성이 풍부하신 분이라 그렇다고 생각하면서, 한 편으로는 '빛시앙' 단원 모두가 공통으로 오늘 받은 깊은 감동을 대표적으로 나타내신 상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끝으로 광주보훈 요양원에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이 아름답고, 상냥하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일 하시는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음을 말씀 드립니다. 구성원 모두의 그러한 자세가 전국에서 1등 요양원으로 인정 받는 원동력이라 깊이 느끼고 생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공연이 끝난 직후 광주보훈요양원 측에서 홈 페이지에 우리들의 공연 내용 안내와 사진을 올려 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요양원 측의 부지런함과 정성에 놀라면서 고마움의 박수를 올립니다.
아래에 요양원측의 게재 내용을 스크랩하여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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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좋은 일 하셨습니다. 이렇게 멋진 활동을 하시다니 존경스럽습니다. 12월 송년음악회에서도 멋진 연주를 해주실 줄로 믿습니다
박원자 부회장님!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음악을 사랑하시고, 문학을 사랑하시고, 광주전남우리가곡부르기의 발전을 위하여 모든 열정을 다 하시는 그 모습에 감탄입니다. e-mail로 보내 드린 저의 글을 언제 또 이렇게 우리 카페에 올려 주셨는지 놀랍고 고맙습니다. 12월 송년음악회에서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을 단원 모두가 쌓아갈 것입니다. 감사, 감사.
오마나....울전경하올두분선생님께서 ,,모두,,,ㅋㅋㅋ감사합니다...박원자선생님?,,더운여름가보진않았지만 아름다운전원에서 농사___잘짓고계시는지요? 더운날인데건강챙기시면서아셨죠???올여름열심히공부하고지도해서,,빛시앙선보일게요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이 사회에 밝은 빛을 비추는 일을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