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국가의 역량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네옴시티’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우선 사우디는 최근 2024-2026 회계연도에 대한 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재정적자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사우디 재무부가 발행한 예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이전 추정치(4.4%)보다 크게 하락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올해 사우디 GDP의 2.9%에 달하는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 역시 기존 추정치(1.9%)보다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를 보면 사우디가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공사 진행도 생각보다 더디다는 것이죠.
지난 5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더 라인'은 지속적인 재정적자, 사업 비용 증가 등에 따른 자금난과 기술적 문제로 난관에 봉착했다고 합니다.
더 라인의 전체 구간인 170km 중 2030년까지 완공될 수 있는 부분이 2.4km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우디 정부 역시 2030년까지 150만명을 입주시킨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졌으나, 현재 30만명으로 수정하였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시큰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액은 330억 달러(약 45조원)로, 목표액인 1000억 달러(약 136조원)의 33%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액은 GDP의 1.2%로, 목표치인 9.2%에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처럼 자금확보가 쉽지 않고,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인종주의적 차별 논란까지 나오면서 '네옴시티 완공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견문색이라도 쓴 것인지, 미래의 위기감을 느낀 일부 기업들은 계약을 철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영국 친환경 에너지 기업 ‘솔라 워터’는 사우디 당국이 네옴 프로젝트 토지 개간을 위해 마을을 불도저로 철거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1억 달러(1346억원) 규모의 네옴시티 계약을 철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