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바람이 되어~ 내 무덤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 거기 잠들어 있지 않아요. 난 천개의 바람으로 불고 있어요. 눈밭 위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기도 하고 익은 곡식위에 햇빛으로 내리기도 하고 부드 러운 가을비로 내리기도 해요. 아침에 서둘러 당신이 깨어날 때 난 당신 곁에 조용히 재빨리 다가와서 당신 주위를 맴돌 거예요. 밤하늘에 부드럽게 빛나는 별이 나에요. 그러니 내 무덤 앞에 서서 울지 말아요. 나 거기 있지 않아요. 나 죽지 않았거든요.
어떻게 이런 詩가 있을 수 있을까. 죽은 자가 산 자를 위로하는 詩라니ᆢ 산 자가 죽은 자를 애도하는 추모詩는 있지만, 죽은 자, 정확히는 죽을 자가 자기 죽음을 너무 슬퍼할 산 자를 망자 일인칭 주어로 걱정하는 참으로 특이한 詩다. 대체 누가 썼을까. 작가 미상인 만큼 작가 에 대해 몇 가지 설이 있는 바, 내가 가장 믿고 싶은 설은 이거다. 아일랜드 독립전쟁(1919년 1월~1921년 7월)때 IRA ( 아일랜드 공화국 군대 )의 소년병이 닥쳐올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어머니를 위해 이 詩를 자기가 먹은 빵봉지에 써두었다고 한다. 아마 소년병의 마지막 식사 빵 이었으리라.
아군의 어머니든 적군의 어머니든 전쟁에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만큼 비통한 것이 있을까. 자식이 죽은 아픔을 칼로 창자를 저며 내는 참척 (慘慽)의 고통이라 표현하지 않는가. 죽은 아들 이 엄마의 참척의 눈물을 닦아준다. "엄마 나 이 무덤에 누워있지 않아요. 천개의 바람으로 자유 롭게 나르며 아침부터 엄마 곁을 휘돌고, 햇빛으로 별빛으로 때론 가을비로 내리며 엄마를 영원히 지키고 있어요." 이 詩는 미국에서 명사들의 장례식에서 많이 애송되어 왔다. 알링턴 국립묘지 케 네디 대통령 장례식에서도 낭송되었고,
배우 존 웨인이 영화감독 하워드 혹스의 장례식에서 낭송했고, 여배우 마릴린 몬로의 25주기 기념 식에도 낭송되었다. 그리고 2002년 9월 11일 뉴욕 그라운드 제로. 미국 9.11 테러 1주기 기념식에서 한 소녀가 이 詩를 낭독했다. 마침 그 기념식에 참석했던 일본 작곡가 아라이 만이 이 詩에 감동, 곡 을 부쳐서 2003년 '천의 바람이 되어'란 j - pop 을 만들었는데 일본 전역에 걸쳐 대히트를 친바 있고. 지난 2009년 이 노래 가사를 번안 개사하여 팝페라테너 임 형주가 발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참척의 슬픔을 위로했다.
임 형주 노래는 '내 사진 앞에서 울지마세요'로 시작된다. 어렴풋이 엄마의 답시가 떠오른다. "그래 엄 마 안 울께 넌 죽은 게 아니라 천개의 바람으로 내 주위를 돌고 있어. 부드러운 바람이 나를 감싸 돌면 니가 나를 안아준다고 느낄게" ...라고... -작가 미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