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 부럽네요 싸이코드라마 해보고 싶었는뎅...
옛날에 구경만 몇번...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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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겠네요...
전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해본적이 없어서...ㅡㅡ;;;
교수님과 같이 싸이코드라마 활동한 것이 전부예요...ㅠ.ㅠ
넘 부럽네요...
풍물동아리 정말 재미있는것 같아요...
구경꾼이 단순한 구경꾼이 아닌 풍물패와 하나가되는 느낌이네요...
우리 문화의 맛이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되요...^^;;;
나두 한번 구경하구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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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생이지만, 알바 끝나고 동아리를 찾아갔습니다.
어둑어둑해진 동아리 있는 동산에는 치복을 입은 후배들이 신문지를 모으러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오랜만에 학교엔 삼색드림이 휘날렸답니다. 어찌나 보기좋던지...
동아리방 앞에 마련된 고사상위에는 돼지머리가 뭐가 좋은지'씨잌~' 웃고 있고, 초라하긴 하지만 구색을 갖춘 떡이며, 사과, 배 등 제물이 있었습니다.
개강굿을 하기로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초대장을 보낸 동아리나, 학생회, 친분있는 사람들이 올생각을 안하네요.
1시간을 기다려도 1시간반을 기다려도 아무도 안옵니다...
동아리재학생들도 반절밖에 안왔네요.
후배녀석들하고 회장동기하고 울상 입니다. 많이 섭섭한가봐요.
그냥 우리끼리라도 개강굿을 지내기로 했습니다.
고사상 촛대에 불을 붙이고, 돼지머리앞 종이컵에 쌀을 그득담아 향을 꼽았습니다. 촛불의 일렁거림에 따라 돼지머리가 귀의 그늘 때문에 웃고 울고 표정이 변하네요.
상쇠녀석이 뽑아내는 삼채가락이 '개갱개갱 갱그라개갱' 힘이 없습니다.
덩달아 장구가락도 강약이 없습니다...
신명이 전혀 없습니다. 이래가지고는 동아리방 귀신이 올리가 없죠.
그런데 주위 락동아리 문이 하나하나씩 열리면서 사람들이 나오네요.
신기한듯 멀찌감치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우리를 둘러싸는 큰 반원을 만들었습니다.
갑자기 상쇠녀석의 삼채가락이 '깨캥지 깨캥지 깽그라깨캥지' 구성지게 맛깔스럽게 힘이 느껴집니다. 신명이 납니다.
회장동기가 읊는 축문이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을 넘어서 멀리멀리 울려퍼집니다. 학내곳곳에 퍼져있는 귀신님들이 다 듣고 오실것 같습니다.
'유~세~차~~~! 이천이년 삼월 이십팔일 어울놀이가 고하나이다~.
....... 상향~~~'
촛대에 축문을 태워날립니다. 까만하늘에서 사그라들며 퍼지는 축문에 적힌 바램처럼 올한해 '쌀바가지에 쌀이 다닥다닥 붙듯이, 동아리에도 복이 다닥다닥 붙고 동아리인들에게도 복이 다닥다닥 붙었으면' 합니다.
흥겨운 삼채장단에 고사상에 절을 했습니다.
향에 막걸리잔을 돌리고 쭈욱 들어켰습니다. 갑자기 장난기가 동해서..
반절남긴 막걸리를 구경꾼들에게 뿌렸습니다.
'꺄~' 소리지르고 도망가는 구경꾼들... 누구하나 옷에 막걸리가 묻었다고 불평하는 사람없이 오히려 즐거운 얼굴들입니다.
시퍼런 배춧잎을 몇장 돼지입에 꼽고 보니 돼지머리가 입을 헤~ 벌리고 웃고 있는듯 합니다.
마침 이제서야 초청했던 몇동아리가 왔네요.
택견동아리와 굿거리라는 풍물동아리... 러브체인이라는 락동아리...
입도 모자라 귀와 코에 배추잎을 가득꽂은 돼지머리와 고사상을 물리고 동아리방에 신문지를 깔고 막걸리를 돌리며 본격전인 술판이 벌였습니다.
한쪽 구석에서는 여자후배들이 부침개를 부치고 있습니다.
손님들에게 부침개 평이 좋네요. 역시 부침개는 얇게 부쳐야 제맛입니다.
우리동아리 후배들부터 자기소개를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가슴이 따뜻한 동아리! 우리얼~ 우리가락~ 어울놀이 8기 ㅁㅁ학부 02학번 ㅁㅁㅁ입니다.'
목소리가 우렁차네요. 역시 새내기답습니다.
그러다가 거제도에서 온 새내기 때문에 또 한바탕 웃었습니다.
'안녕하심니꺼~ 가심이 마 지이~인짜로 따따아~앗~한 동아리~........'
허허 짜식 짭뽕사투리를 쓰네요. 이쁨많이 받을것 같습니다.
다른동아리들도 질세라 새내기 소개를 시킵니다.
'애국의 등불 호국민족무예 택견~ ......'
'깨어행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문예패 굿거리~....'
참 흐뭇합니다. 이제는 사라진줄 알았던 각동아리의 구호를 확인하니 옛날 제가 새내기때로 돌아간듯 하네요.
나이지긋~하신 노땅예비역선배님들은 동방제일안쪽에 자리를 잡고 술잔을 기울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역시 연륜이 느껴집니다.
새내기들은 문쪽에서 서로 얼굴을 붏히며 수줍게 이야기를 나누네요.
허허.. '굿거리' 여자새내기 한테 '택견'남자새내기가 작업중인듯 합니다.
오랜만에 '술잔을 들자~ 술잔을 들자~ 너와 나 하나되는 수울~잔을 들자! 부어라~ 마셔라~ .....♪' 이 노래도 부르며 건배도 했습니다.
새내기들은 처음접한 건배노래(원래는 탈가)에 재밌는듯 합니다.
술을 마시다 생각나서 주섬주섬일어나 부침개두장과 두부와김치 그리고 막걸리 두병을 들고 2년전만해도 친했던근처풍물동아리를 찾아갔습니다.
혹시나 내가 새내기때 봤던 선배님들 동기들이 있을까봐서요.
똑똑 문을 열고 들어가니 모두 모르는 '여자'뿐입니다.
소개를 하고 챙겨온 안주와 막걸리를 드렸습니다. 더 드시고 싶으면 우리동아리방에 오시라는 말과 함께요.
아니 그런데 이 여자들이 저에게 노래를 시키네요.
근처에 있는 여자손을 잡고 사랑가-_-; 를 부르고 왔습니다.
허허~ 나중에 듣고 보니 모두 제 후배학번들이네요.
후배들에게 당하고(?) 왔습니다.
예전엔 동아리들끼리 술자리가 있으면 꼭 다른동아리도 초대하고 그랬는데 말이지요... 많이 그런것이 사라졌네요.
그렇게 얼키고 설키며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다 보니 이미 쓰러져 자는 사람도 있고 밖에서 오바이트 하는 사람도 있네요. 허허...
술판을 정리하고, 숨겨뒀던 소주를 꺼내어 깨어있는 사람끼리 새로운 판을 벌였습니다.
우리동아리선배님의 '비나리'가 시작되었네요. 이렇게 우리개강굿을 축하해주러 와주신 손님들에게 축원덕담이 시작되고 두둥두둥 북장단에 선배의 '천개~우주 하날이요 지개조축~♬' 하는 비나리자락이 맑게 새벽을 가릅니다.
택견동아리 선배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선배님이 말하시길 '많이 우리것이 우리문화동아리들이 사라진듯하고 약해진듯 하다'고요...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풍물동아리들은 모두 올해에는 고사없는 개강굿이 아닌, 개강모임을 했거든요. 고사를 지낸 동아리는 우리동아리 밖에 없었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초라한 고사였지만, 그래도 명맥은 유지했네요.
대학에서 풍물동아리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것들... 우리의 것...
개강굿을 하니 우리것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여전히 찾아오고 하는걸 보니 모두들 기다리고 있었나 봅니다. 누군가 이런 행사를 해주기를...
허헐.. 새내기들에게 그런것을 가르쳐주고 싶은걸 보니 저도 노땅이긴 노땅인가 봅니다.
언제까지나 새내기 인줄 알았거든요. ^^;
그렇게 기분좋게 얼키고 설키며 술을 먹다보니 오늘 알바를 조금 늦었네요.-_-;
술때문에 멍~한 머리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습니다.
허허~
얼쑤~(^^~)
오늘점심은 매콤얼큰한 짬뽕밥을 먹을겁니다. 아이고 속쓰려~ ㅡ,.ㅡ;
카페 게시글
사람사는 이야기
Re:Re:헉, 싸이코드라마!!!
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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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
02.03.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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