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꽤 오랫동안 파업을 하던 공영방송이 정상화되고 나서
뉴스를 진행하는 여자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낯선 광경이라 어색하더니만 자꾸 보니 훨씬 이지적이 됩니다.^*^
안경을 낀다고도 하고 안경을 쓴다고도 합니다.
이 두 말은 구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어서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리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우리말 동사들은 제각기 자기 본연의 임무가 있어서,
그 임무에 맞게 사용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낱말이 가진 본래의 임무를 찾아 주면,
안경은 ‘끼는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쓰는 것’이라고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끼다’는 낱말은 우리 몸의 일부에 꿰는 것을 표현하는데 한자말로는 ‘착용’에 가까운 말이지요.
주로 ‘반지를 손가락에 끼다’, ‘장갑을 끼다’ 들처럼 사용합니다.
이에 비해 ‘쓰다’는
우리 몸에 무엇인가를 얹어 놓거나 덮거나 또는 걸쳐 놓는 것을 이르는 동사입니다.
‘모자를 쓰다’, ‘우산을 쓰다’, ‘안동 하회탈을 쓰다’ 들처럼 사용하지요.
안경도 얼굴에 꿰는 것이라기보다는 걸쳐 놓는 것이므로
‘쓰다’가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안경을 낀 사람”보다는 “안경을 쓴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지요.
수영장을 이용할 때, 수영복, 수영모와 함께 꼭 필요한 것이 물안경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수영장 안내문에는 ‘물안경을 써야’, ‘물안경을 쓰고’라 하지,
‘물안경을 껴야’. ‘물안경을 끼고’처럼 적어 놓은 곳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안경과 물안경은 얼굴에 고정하는 방식이 다르기는 하지만,
‘안경을 쓰다’ 쪽의 쓰임이 더 널리 퍼져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젊었을 때는 양쪽 시력이 모두 1.5를 넘어 참 눈이 밝았는데..
인제는 돋보기와 운전용 안경을 번갈아 써야 하게 되었네요.^*^
자국이 남아 불편하고 땀이 솟을 때면 더 걸리적거리더라구요.
오늘도 초여름 같이 무덥겠지만 오후 늦게부터 비소식이 들리니 견딜 만은 하겠지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