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전용면적이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살 기회가 많아진다. SH공사는 올해 1만여가구의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고 이 가운데 중대형을 2000여가구 분양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시프트는 주변 아파트 전셋값의 80%선에 최장 20년간 살 수 있어 거주의 안정성을 꾀할 수 있는데다 최근 들어 일반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오르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공급한 장기전세주택은 대부분 전용 85㎡ 이하여서 가족 수가 많은 수요자들의 불만을 샀다.
서울시가 공급키로 한 중대형 물량은 전체 장기전세주택의 19% 선으로 매입형(재건축 임대주택을 사들여 분양하는 것)은 없고 모두 건설형(직접 지어 분양하는 것)이다. SH공사의 국민임대주택단지 등 대규모 택지지구에 들어서기 때문에 기반시설과 교통여건이 잘 갖춰진 게 특징이다.
첫 분양물량은 마포구 상암동 상암2지구 1·3단지(186가구)다. 26일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오고 3월초 1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신청을 받는다. 주변에 월드컵공원·하늘공원 등이 있고 상암초·중·고등학교를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전용 114㎡형은 4베이(침실+침실+거실+안방)로 설계됐으며 거실과 부엌이 맞붙어 환기가 잘되고 베란다도 넓다고 SH공사 측은 설명했다.
서울 강남권에선 652가구가 공급된다.용인고속도로 헌릉나들목과 가까운 강남구 세곡동의 세곡지구(254가구)와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의 북쪽에 맞붙어 있는 서초구 우면동 우면2지구(398가구)에서다. 이들 물량은 현재 공사가 한창이어서 일러야 11월에 분양될 것 같다. 마천지구에서는 중대형이 8월에 처음 나오는데 녹지가 많아 쾌적성이 뛰어나고 지하철 5호선 마천역 등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올해 시프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자는 지난해와 달라진 청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재당첨 감점제가 도입돼 한 번 당첨된 사람을 다시 분양받기 어렵다. 따라서 주거환경·교통여건·학군 등을 꼼꼼히 따져 반드시 원하는 곳에 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
청약 자격은 청약예금통장 1000만원 가입자(2년 경과)이나 서울 거주기간,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 7개 항목(총 배점 32점)에 따라 점수를 매기므로 무주택자가 절대 유리하다. 지난해 5월 강동구 강일지구에서 분양된 중대형 시프트 커트라인을 감안하면 당첨 안정권은 21~22점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