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의 추억 > 봉준호 , 2003
개인적인 한국영화의 마스터 피스 <살인의 추억>입니다.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시대정신이 실제로 벌어졌던 극악무도한 연쇄살인이야기에 완벽히 버무려졌을 때 나오는
서스펜스와 공포가 정말 압도적인 영화입니다.
이 후로 나온 수 많은 '한국형 스릴러'는 <살인의 추억>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봉준호의 천재적인 연출과 송강호의 미친 연기력이 만나서 폭발시키는 영화적 에너지도 대단합니다.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초반에 송강호는 얼굴만 봐도 웃긴 존재인데 영화의 마지막에서 송강호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죠.
고작 두 시간 짜리 영화라는 매체 속에서 이런 흐름과 힘을 보여주는 한국영화는 정말로 흔치 않습니다. 꼭 보시길!
< 북촌방향 > 홍상수 , 2011
정성일 평론가와 허문영 평론가 그리고 김혜리 평론가, 이 세 명의 평론가 모두가 2010년 이후 최고의 영화 열 편을 뽑을 때
<북촌방향>을 뽑았습니다.
평론가의 말이 절대적이거나 객관적인 사실은 아니지만 좋은 영화라는 애매한 기준에서 충분히 참고가 될 만한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평론가의 말 때문이 아니라 저 역시 이 영화를 보고 정말 좋은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다른 말을 다 각설하고 북촌방향이 좋았던 이유 단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 영화만큼 우리의 삶을 잘 보여준 영화는 한국을 넘어서도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위라세타쿤이나 왕빙, 지아장커, 타르코프스키 같은 감독들을 좋아하는데 이 세계적이고 역사적인 감독들의
영화에서나 느꼈던 영화적 체험을 느끼게해준 한국영화였습니다. 꼭 보시길!
< 옥희의 영화 > 홍상수 , 2010
저에게는 북촌방향과 우위를 가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영화인 옥희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영화적 마법이 비로소 옥희의 영화를 통해서 펼쳐졌습니다.
데이빗 린치와 위라세타쿤이 컷 하나로 현실과 비현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가지고 노는 것. 영화만이 가능한 이런 마술을
홍상수가 완벽히 해냈습니다.
반복과 반복, 그리고 그 반복 속 다른 점과 같은 점.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반복과 그 속에서 다시금 찾아지는 다른 점과 같은 점. 또 다시 반복.
해체론이나 들뢰즈처럼 무척이나 철학적인 개념이 담긴 이야기를 영화라는 매체에서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홍상수의 마법같은 영화입니다.
< 복수는 나의 것 > 박찬욱 , 2002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한 편인 <복수는 나의 것>이라는 영화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박찬욱이라는 감독을 알려준 영화는 바로 <올드보이>이지만 개인적으로 박찬욱감독의 최고작은 바로 이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박쥐>라는 영화를 기점으로 꽤 많은 부분들이 변화했습니다
- 부수적으로 말씀들지만 박쥐는 그 변화의 기점이 되면서 예전의 박찬욱과 현재의 박찬욱이 영화적 색깔이 완벽히 분균질하게 어우러지며 엄청난 아이러니와 광기를 내뿜는 영화입니다. 복수는 나의 것과 같이 박찬욱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하네요.
<박쥐> 이전의 박찬욱 감독은 현대사회와 인간 본성에 대한 시니컬한 시선을 아이러니와 광기로 영화에서 풀어냈습니다.
<올드보이>가 이러한 와중에서도 상업성과 대중성에 치중을 조금 더 비율을 둔 영화라면 <복수는 나의 것>은 조금 더 날 것 그대로의 영화입니다.
영화적 소재와 이야기 그리고 미술이나 프로덕션 디자인, 사운드 , 색감 등 영화의 모든 요소가
박찬욱의 광기라는 하나의 소실점을 향해 집중력있게 모여집니다.
그래서 박찬욱만이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광기, 아주 싸늘하고 날카로운 박찬욱의 시니컬한 광기의 절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꼭 보시길!
< 밀양 > 이창동 , 2007
마지막으로 이창동감독의 밀양입니다. 전도연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죠.
이동진 평론가는 이 영화를 보고 만점과 함께 이런 한 줄평을 남겼습니다.
'영화라는 매체가 도달할 수 있는 깊이'
깊습니다. 정말 깊습니다. 영화라는 매체가 어떤 분들에게는 재미있는 하나의 오락일 수도있고 또 어떤 분들에게는 철학이나 미학같은 하나의 학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밀양을 보고 난 뒤에 저는 영화가 하나의 대상이 아니라 보는 사람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카메라라는 기계로 세상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화는 도대체 어떤것일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최고의 영화입니다. 꼭 보시길!
이 밖에도 '서편제, 춘향뎐,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해변의 여인, 박쥐, 하녀(김기영), 화녀 , 박하사탕, 봄날은 간다'와도 같은
좋은 영화들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즐감하세용~!
첫댓글 다 꿀잼
복수는 나의 것이 제일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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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괜히 대배우가 아닌 것 같아요. 밀양에서도 전도연이 칸을 수상했지만 송강호가 훨씬 압도적인 연기를 펼쳤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밀양 대신 박하사탕을 넣고 싶네요. 더불어 옥희의 영화 대신 강원도의 힘도 괜찮을 것 같구요. 그래도 대체로 선정하신 작품들에 동의 합니다 ㅎ
맞아요.. 박하사탕이랑 강원도의 힘도 최고죠 진짜.. 이 정도 경지에 오른 영화는 대체로 취향에 따라 갈리는 것 같아요.
우묵배미의사랑 달콤한인생 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성냥팔이만 아니었다면 뽑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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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하녀 정말 좋아합니다! 하녀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김기영 감독의 다른 작품들도 보시길 추천할게요. <화녀>,<화녀 82>, <이어도>, <충녀> 모두 다 엄청난 영화들입니다. 유투브에서도 감상하실 수 있으니 시간 되시면 꼭 한 번 보세요!!
다 봤네
몇 번씩 더 봐도 아깝지 않은 영화들이죠!
밀양 군대에서 봤는데 좋은영화죠
최고입니당 ㅠㅠ
홍상수....
홍상수 빠입니다. 세계적인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복수는 나의 것 최고의 한국 영화 중 하나죠. 공감합니다.
넵 최고에요!
살인의추억... 한 20번 봤나..ㅎㅎㅎ
ㅋㅋㅋㅋㅋㅋ뛰어넘겠습니다^^!
사이비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 말씀하시는거 맞죠? 사이비도 엄청 좋은 작품이죠!!
오아시스 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봄 번지점프를하다 파이란 올드보이
모두 다 좋은 영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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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홍상수 영화는 진짜 맛들리면 헤어나올 수가 없네요. 개인적으로 홍상수 영화는 오락적인 재미를 뛰어넘는 영화적 재미가 너무 무궁무진해서 항상 기대되고 항상 재밌는 것 같아요.
인정사정볼것없다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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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제가 재미있게 본 영화들이네요!!
한국영화추천
ㅊㅊ!
저는 박쥐가 유난히 기억에 남네요
다른 영화들은 재미있다 쫄깃하다의 느낌이었다면
박쥐는 시적인 느낌이 강했어요. 이미지도 강렬했고 여러모로 신선했습니다
저는 박쥐 정말 최고라고 생각해요. 종교,사랑,사회,문명,인간, 그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입체적인 작품인 것 같아요. 거기에 박찬욱의 색까지.. 지려버리겠습니다.. 저평가당해서 아쉬운 작품입니다 ㅠㅠ
@아리스토텔레스 마더랑 그리 멀지 않게 개봉했었던가요?
당시에 두 영화 모두 기대하며 봤고, 처음에는 마더를 더 재미있게 봤지만 시간이 갈 수록 박쥐는 곱씹으면서 또 생각하고 보게 되더라구요. 지금도 마찬가지고, 손에 꼽는 영화 중에 하나입니다 ㅋ
그나저나 본문 보면 영화 내공이 상당해 보이시네요 ㅋ 다른 작품들도 시간 내 한 번 봐야겠어요 덕분에 많이 알고 갑니다!
한국영화
내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안성기 데뷔 60주년 특별전하는 거 때문에 과거 안성기가 출연했던 작품들도 보고 있는데요. 여기서 만다라나 고래사냥(2편 말고 1편), 개그맨, 하얀 전쟁 등도 추천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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