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누구?"
"아웃그로우!"
"누구라고요? 안들려요~ 조금 더 크게요!"
"오.유.티.지.알.오.더블유! 아웃그로우요!!"
"헤헤!"
"꺄악!!!!!"
익살스럽게 생긴 한 남자의 물음에, 열광하며 대답하는 수백명의 팬들.
귀를 긁으며 다시 한 번 되묻자, 더 큰 소리로 하나가 되어 대답하는 팬들.
팬들의 대답에 예쁘게 웃어보이자, 팬들은 미친듯이 소리를 지른다.
"저희가 여러분 사랑하는 거 알죠?"
"네에!!!!"
"그런데 조금 서운해요. 여러분은 저희 사랑 안하시나? 왜 사랑한다는 말이 없지..히잉."
남자가 울듯한 표정을 지으며 울음소리를 내자, 팬들은 다시 미친듯 소리를 지른다.
"아니예요!!!! 사랑해요!! 아웃그로!" ☜ 편의상 W발음이 무시되었다.
뒤이어 들려오는 팬들의 목소리.
"사랑해요, 유단을! 사랑해요, 지한울! 사랑해요, 이준하! 사랑해요, 강여울!
영원히 당신들만을 사랑하겠습니다!!"
"정말요? 저희들도 팬여러분만을 사랑할게요!! 사랑해요!!"
"끄아아악!!!"
큰 함성에 귀가 아플만도 하지만, 그들은 뭐가 좋은지 예쁘게 웃고만 있다.
그들은, 아웃그로우(OUTGROW)다.
***
이게 도대체 몇번째일까? 세희로서도 세기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된 이상, 가연은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이런말을 하겠지.
'이봐요. 한세희씨, 이게 도대체 몇번째예요! 이번이 몇번째인줄이나 알아요? 유하, 충분히 클 수 있었어요!
가능성 있는 애였다고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유하, 세희씨가 망친거나 다름 없어요!
연예인을 성공의 길로 모는게 매니저잖아요! 그런데 이게 뭐예요? 일이 장난같아 보여요?!'
세희가 생각에 빠져있을 때 즈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그쪽을 쳐다보니, 역시 세희의 예상대로 가연이 서있었다.
그리고 가연은 세희의 생각대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봐요. 한세희씨, 이게 도대체 몇번째예요! 이번이 몇번째인줄이나 알아요? 유하. 충분히 클 수 있었어요!
가능성 있는 애였다고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유하, 세희씨가 망친거나 다름 없어요!
연예인을 성공의 길로 모는게 매니저잖아요! 그런데 이게 뭐예요? 일이 장난같아 보여요?"
"저어, 걔는 상품성이 없었고요. 연예인을 성공의 길로 모는 건 매니저가 아니라 기획사라고 봅니다만."
세희의 말대꾸에, 할 말이 없어졌는지 가연은 얼굴을 붉히며 잠시 말이 없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어쨌든!! 연예인을 관리하는 건 매니저의 몫이예요! 그런데, 스캔들 하나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서는..
대체 이게 뭐예요? 이제 막 뜨는애인데. 악!! 내가 미쳐요. 세희씨때문에!!!"
"저도 미칠지경이예요.."
"하, 한세희씨. 지금 그런 말이 나와? 한세희씨. 내가 방금 머릿속으로 세어봤는데.
지금이 스물 일곱번째야. 당신. 해고예요!!!!"
세희의 말대꾸에 화가 났었는지, 가연은 세희에게 '해고'라는 발언을 해 버렸다.
이걸로 벌써 여섯번째. 이것저것 해보았지만,
세희에게는 '넌 해고야!', '짤렸어.', '다음부턴 나오지 마세요.' 등의 말만 들려왔을 뿐이다.
도대체 세희는 무슨일을 잘 할 수 있는걸까?
***
"아,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말을 내뱉으며 목을 긋는 시늉을 하는 남자. 남자는 영운이였다.
남자의 물음에 힘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는 여자. 그 여자는 세희였다.
"쯧쯧.. 이걸 어째? 너는 도대체 잘하는 게 뭐냐? 에휴.. 나도 어쩌다 이런놈하고 엮여서는.."
"오빠도 참. 그걸 지금 위로라고 하는거야?"
"음, 위로는 아니였다고 치지. 뭐..."
영운의 말을 듣고는 다시 술을 입에 들이붓는 세희.
"내가! 내가 말이야! 사실 매니저라는 꿈 가진건!! 멋진 아이돌그룹과의 러브러브를 피워내기위해서 였지만!
매니저 되고는, 그것도 안바랬어!! 이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먹고사는거, 힘들었는데!! 차라리 잘됐네!!
다른 일,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뭐!! 그리고 유가연 웃긴 년, 걔네들 스캔들난게 어째서 내탓인데?!"
"세, 세희야.. 진정해! 오빠가 알아봐줄게. 그나저나 너 술도 약한데 그렇게 마셔대도 되는…"
그때였다.
"우욱!!!!!!"
세희는 입을 틀어막고 자리를 뛰쳐나갔다.
아마 속을 비워내기 위해서겠지.
"한세희. 내가 너 때문에 미친다, 미쳐!!"
***
으아, 며칠전에 짤려버렸고.. 당장은 먹고 살아야되고, 마침 냉장고도 텅텅 비어버렸는데..
세희는 미칠지경이다. 일을 알아봐주겠다던 영운은 며칠째 연락이 되질 않는다.
그렇게 세희가 미쳐가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영운일까? 세희는 후다닥 달려가 전화를 받았다.
"영운오빠? 일자리 구한거야? 응? 그런거야?! 오빠, 고마워! 역시 오빠야!!!"
"아, 아니. 저는 영운이라는 사람이 아닌데요."
영운이 아니라는 말에 몸에 힘이 쭉 빠져버린 세희.
투덜대며 전화를 다시 받았다.
"그럼. 누구신데.요."
"너 '아웃그로우'알지?"
"아뇨. 모르는데.요."
"아웃그로우 말야, 몰라?"
"아웃그로우요?"
아웃그로우라는 낯익은 단어에. 세희는 곰곰히 생각해본다.
아웃그로우라... 아웃그로우라.....
에? 아웃그로우?!
"그래. 아웃그로우. 몰라?"
"아는데요. 근데 왠일이신지?"
"아웃그로우의 유단을이 지금 여기 잡혀있거든? 너 빨리…"
"유단을이라뇨? 아웃그로우는 보아의 일본앨범이름이자 타이틀곡명인데요.
그리고 누구신데 반말을 꼬박꼬박 해대시는지.."
"아웃그로우!! 몰라? 진짜 모르는거야?"
"에에… 그러니까…"
아웃그로우라.. 아, 알것같다!! 유하랑 스캔들났던, 그!! 나쁜노무 시키!!
"아하, 유하랑 스캔들났던.. 그.."
"그래, 그 유단을! 사람 목숨 하나를 살리고 싶다면…"
난 솔직히, 그 유단을을 구하라는 말에 화가 나기도 했었다.
나를 해고로 몰아 쳐넣은 녀석인데, 어째서 내가 구해줘야 하는지..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다. 연예계 일을 하면서도 연예계엔 빠삭하지 못했던 세희지만,
스캔들 하나 터진것 가지고 연예계를 떠나야 했던 유하를 생각하면
아마 거물급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확 들었고,
까딱하면 일자리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좋아, 유.. 유다늘? 몰라. 어쨌든! 기다려라! 내가 간다!!"
***
"저, 저어…"
"왜, 언니?"
세희는 경악했다. 사람의 목숨이 달린일이라니, 어쩐다니 하면서 카페로 불러낸 남자가
아까부터 계속 실실 쪼개며 일행과 놀고만 있는것이다.
"유, 유다늘? 유다은? 어쨌든 그분은.."
"아아, 걔…"
남자는 세희의 물음에 헛기침을 두어번 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난데, 왜?"
세희는 경악했다. 뭐야, 그럼 지금 나 가지고 장난친거라.. 이 말이지?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는 일이라면서요…"
"아아, 그거?"
다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물론 달려있는 일이지."
"그치만, 여기 그 다늘? 이라는 분도 계시고.. 전혀 위험하지 않은 것 같은데.."
"다늘이라니. 단을이지, 아참. 그리고 언제 내 목숨이랬냐?"
"그럼요?"
세희는 다시 한 번 긴장했다. 우선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는 일이라고 하기에..
"뭐, 내 목숨은 아니고. 니 목숨."
"예?"
세희는 다시 한 번 경악했다. 세상에.. 내 목숨이 달려있다니, 이게 무슨소리지?
"그게.. 무슨…"
세희가 긴장했다는 티를 팍팍내며 묻자, 일행 중 한명이 대답했다.
"주위를 둘러봐. 우리는 아웃그로우야. 네명의 잘나가는 스타와 한명의 여자."
"그, 그래서요?"
"과연.. 팬들의 반응은 어떨까?"
앗차, 그렇구나! 세희는 급히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건..
아마 날계란, 토마토, 돌, 심지어는 커터칼을 손에 들고 있는 매우 많은 소녀들이였다지.
***
사실 약 일년전에 한 번 이모티콘 투성이로 허접하게 연재했다가 삭제했던 소설이라죠.
'0'다 고치고, 설정도 약간 바꿔봤어요. 잘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