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SK군과 LG군이 장수교환을 단행할 때의 일이었다.
LG군 수장 돡공 박종훈이
SK군에서 교환되어온 장수들 중
개장수 박현준이 끼어 있는 것을 발견하곤 희색이 되어
주변의 모사들에게 큰 소리로
"야신공께서 드디어 노망이 드셨구나!
개장수 박현준처럼 대어급 전력을 보내다니
이는 필시 내년 LG군이 4강에 오를 길조가 아니겠는가"
하며 들떠 좋아하더라.
이때 옆에 서 있던 모사 유지현이
마음에 짚이는 게 있어 전령에게 물었다.
"그래 야신공께서는 장수들을 보내며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는가?"
하니 전령이 아뢰길
"야신공께서 이 주머니를 돡공에게 보내며
개장수를 중히 쓰게될 때 열어보라 하셨습니다"
하며 비단주머니 하나를 돡공에게 건네었다.
호기심이 강한 돡공이 야신공의 말을 어기고
그 자리에서 바로 비단주머니를 열어 보니
야신공의 친필로 이리 7글자가 적혀 있더라.
'희망고문 ㅋㅋㅋ'
LG군이 9년째 가을잔치에
도전하기 직전해의 일이었다.
서력 2011년. 단기 4343년.
때는 바야흐로 여덟제후들이 천하를 두고 힘과 지혜를 겨루던 난세.
서울 잠실벌에 자리 잡은 LG군 수장은
돡공 박종훈이 맡고 있었다.
그는 원래 두산군 훈련도감을 책임지던 자로써
LG군의 주인인 구느님께서 생각이 있어
시간을 주어 천천히 LG군을 두산군 같은
강군으로 만들어 달라는 뜻으로 청한 자였다.
그러나 LG군은 지난 8년 동안 황금 몇백억돈을 쏟아 붓고도
4江을 건너 가을잔치에 참석하지 못하고 구경만 한 처지,
이를 두고 세인들이
중국 수양제의 운하 삽질
청계공의 4대강 삽질에
LG군의 4강 삽질까지 더하여
저효율 고비용 세계 3대 삽질이라 칭하며 놀려댔다.
이에 분노한 구느님께서 당장 4강을 건너
올해는 반드시 가을 잔치에 참석하라는 명을 내리시니
LG군의 겨울이 또다시 분주해졌다.
돡공이 먼저 전력을 급상승시켜줄 용병을 수색하니
불과 몇턴 만에 머리는 짧고 갈색 턱수염이 돋은
믿음직한 좌장군 벤자민 주키치를 득템하는 행운을 누렸다.
이윽고 남은 용병 한 자리는
바깥장군 조인성과의 인연이 깊은 자가 차지했는데
하루는 바깥장군이 바깥 구경을 하던중
한 검은사내와 부딪혀 시비가 붙고 말았다.
상대는 키가 9척 장신에 피부가 카카오 99%처럼 검은 자로써
호기롭게도 바깥 장군을 향해 이리 갈하였다.
"나는 도미니카 출신 쾌속장군 레다메즈 리즈라 한다.
그대가 나의 160킬로짜리 몸쪽 직구를 받을 수 있겠는가?!"
그의 호기로운 도전을 가소롭게 여기며 바깥장군이 이리 대꾸하였다.
"그대가 감히 나의 바깥쪽 리드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두 장수가 합을 겨루니
100합이 넘도록 바깥장군은 몸쪽 직구를 요구하지 않고
100합이 넘도록 쾌속장군은 바깥쪽 직구를 던지지 않으니
100합이 넘도록 서로 승부가 나지 않더라.
100합이 지나 서로의 실력에 놀란 두 장수 의기투합하여
LG군의 4강을 도모키로 하니
160킬로의 사나이 쾌속장군 리즈가 LG군에 합류하여
추운 겨울날 LG군 백성의 엘레발 만은 후끈하였다.
드디어 겨울이 끝나고 봄과 함께 LG군이 출정하였다.
공격진에는 LG군 오호대장군
라뱅장군 이병규, 찬물장군 박용택, 깝대장군 이대형,
대갈장군 이진영, 내의장군 이택근이 건재하고
선봉에는
쾌속장군 리즈, 좌장군 주키치, 도란수포머 김광삼, 미남장군 심수창에
선봉 중의 선봉이라 일컬어지는 타나장군 봉중근까지 위용을 자랑하니
그 위상과 이름값만으로는 4강을 넘어 왜국까지도 정복할 기세였다.
허나 싸움이 시작되기도 전에 비보가 하나 날아오니
봉장군이 그만 왜구를 토벌하다 다친 부위가 도져
수술대에 올랐다는 소식이었다.
이 비보를 듣고 LG군 전체가 실의에 빠져
적을 맞아도 그 누구 하나 선봉에 나설 엄두를 못내더라.
허나 난세에 영웅이 나오는 법.
선봉에 나서길 주저하는 엘지군 문무대신들 사이에서
한 소년장수가 소리치며 뛰쳐 나오니
"제가 봉장군의 빈자리를 메꿔, 선봉을 지키겠사옵니다!"
그가 바로 SK군 출신 개장수 박현준이었다.
돡공 박종훈이 그 용기와 패기를 높이사
개장수를 선봉에 내세우니
그를 얕잡아본 상대 장수들이 달려들었다가
개장수의 개포크, 개직구, 개슬라이더에 모두 나가 떨어지니
봄날 LG군에 신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개장수 박현준을 필두로
좌장군 주키치, 쾌속장군 리즈가 선봉에서 맹위를 떨치고
노장 3인방 바깥장군 조인성, 라뱅장군 이병규, 찬물장군 박용택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LG군은 4강 이북으로 진격하였다.
또한 적진에서 속속 낭보가 날아오니
전령이 찾아와 계속 돡공에게 속보를 전하였다.
"호구공 양승호가 롯데군을 망치고 있사옵니다!"
"호재로다!!"
"두산군 달공 김경문이 사퇴하였사옵니다!"
"호재로다!!"
"SK군이 야신공을 축출하였사옵니다!"
"호재로다!!"
"기아군 이용규 장군이 여친이 생겼사옵니다!"
"호재로다!!"
거듭되는 호재로 인하여 LG군의 상대들이 자멸하니
LG군은 4강은 물론 선두까지 넘보며 세를 과시하였다.
이에 LG군 백성들이 4강 천변에 모여
"LG가 제일 잘 나가"
"1위 밑으로는 아닥"
등의 노래를 부르며 신바람 잔치를 벌였다.
허나 옛성인들이 말하길 호사다마라 하였던가.
신바람은 6월을 넘기지 못하고 시들해지기 시작했는데
그 균열은 LG군 후미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일찍이 돡공은 LG군의 후미를 문어장군 김광수에게 맡기었다.
그러나 문어장군은 담력이 작아
크게 이기고 있는 전투조차 지키지 못하고
' 0 '
이 표정만 지으며 적에게 역전을 허용하기 일쑤였다.
이에 돡공이 문어장군을 중군으로 좌천시키니
미안해진 문어장군이 동료들에게 사죄를 뜻하며
LG군 문무대신을 초청해 천하진미를 대접하기로 하였다.
잔치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무렵 문어장군이 웃으며
오늘의 메인요리라 하며 문어 한 접시를 상에 올리었다.
이때 왜국에서 건너와 해산물 요리에 일가견이 있던
모사 다카하시가 젓가락 대신 칼을 뽑으며 소리 치길
"이것은 낙지(落G)다!! 낙지(落G) !!!"
라 하며 문어장군 김광수를 포박하였다.
결국 문어장군은 LG군 잔치상에 불경스럽게도 낙지를 올렸다하여
그 죄를 물어 한화군 전어장군 유원상과 교환되고 만다.
이후 LG군 후미는 넥센군 송신영 장군이 오기 전까지
비번 없는 와이파이 마냥, 개방 상태였다.
모반은 여기서 그치지 아니하였다.
지난해 녹이 연봉 삼천석으로 깎인 미남장군 심수창은
18연패의 난을 일으켜 결국 포텐장군 박병호와 함께
넥센군으로 내쳐지고 만다.
허나 넥센군에 당도하자 마자
미남장군은 승리를 기록하고, 포텐장군은 포텐을 터트리니
세인들이 입을 모아 탈쥐효과를 칭송하였다.
6월부터 LG군은 공격에서도 힘을 못 쓰기 시작하니
대갈장군, 북장군, 깝대장군, 내의장군 등이
부상을 입고 출전을 하지 못하고
몸이 성한 자들조차 기력이 쇠한 듯 하니
재야의 인사들은 이를 두고 LG가 지난 겨울,
훈련에 힘을 너무 써 이제와 체력이 바닥났다고도 하였고
혹자는 경국지색 태희님의 미모에 홀렸다고도 하고
혹자는 그냥 자연의 법칙이라고도 하였으며
혹자는 그저 8888 이라고 외쳤다.
안팎으로 위기에 봉착한 LG군은
한 때 천하제일의 자리에도 올랐던 위치에서
많이 내려와 4강 언저리까지 내몰리니
이에 또 가을잔치에 실패할까 두려워
LG군 장졸들과 백성들이 불안에 떨었다.
이 때 돡공 박종훈이 돌에 새겨진 병법서를 들고 나와 안심을 시키길
"내 LG군이 언젠가 위기에 봉착할 때를 예견하여
미리 병법서 '맹닭신서' 를 만들어 노았으니 걱정들 마라!"
하였다.
이를 보고 감탄한 모사 최계원이 맹닭신서의 첫장을 열어보니
그 첫장에 '줄행랑' 이라 써 있더라.
아니나 다를까 한화군과의 전투에서
보크장군 임찬규의 명백한 잘못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가지고 줄행랑을 치며 1승을 챙기더라.
이 신묘한 병법에 감탄한 모사 최계원이 다음장을 열어보니
이번엔 '아랫돌을 빼 윗돌에 괸다'라 써 있더라.
아니나 다를까 후미가 불안해진 LG군의 위기를 막기 위해
박현준, 주키치, 리즈 세 장군을 선봉에서 빼내 후미를 맡기니
선봉이 불안해져 후미의 불안감은 전혀 느껴지지가 않더라.
또 한번 감탄한 최계원이 다음 병법을 살펴보니
이번엔 '좌우 좌우 좌우' 라 써 있더라.
철저한 원칙에 따라
상대가 우완으로 진을 펼치면 좌타 공격진으로 진을 펼치고
상대가 좌완으로 진을 펼치면 우타 공격진으로 진을 펼치니
늘 공격진이 변화무쌍하여 아군조차도 혼란스러워 하더라.
허나 맹닭신서의 신묘한 계략도
LG군의 하락세는 막기에 역부족이었으니
7월 한달 동안 4강을 등 뒤에 두고
배수의 진을 펼쳤던 LG군은
8월, 진격해오는 롯데군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결국 4강을 내주고 만다.
그러나 9년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생각이 든 돡공이
4강을 다 건너지 않고 중간에 있는 오위도에 진을 펼치며 항전하였다.
이런 LG군을 주판 두드리며 지켜본 자가 있었으니
바로 넥센상단의 주인, 주판왕 이장석이었다.
그가 보아하니 이대로 LG군이 다시 4강을 건너
가을잔치에 성공하면 좋은 호구
아니, 좋은 고객을 하나 잃겠다 싶어
넥센군 수장 김시진을 조용히 불러
사력을 다해 LG전에 나서라 명하였다.
과연 이장석의 명대로 넥센군이
중요한 길목 길목마다 매복하고 있다 LG군의 발목을 붙잡으니
돡공은 4강은 고사하고 지키고 있던 오위도마저 위험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LG군 진영에 누구 하나 나서
이 위기를 뚫겠다는 용장이 없더라.
이를 보고 답답한 마음에 실책왕 오지환이 삭발투혼을 보였으나
눈이 부셔서 그런지 동료들의 실책만 느는 역효과만 보였다.
또한 LG군의 맏형이라 할 수 있는
찬물장군, 바깥장군과 내의장군은
상대방 맹장이 나올 때는 보이지 않다가
승부가 기울면 패잔병들의 목을 베 실적을 높이는데 열을 올리니
그 졸렬함이 LG군의 사기에 찬물을 끼얹더라.
이에 분노한 LG군 백성들이 청문회를 열어
돡공 박종훈과 LG군 장수들에게 죄를 물으니
찬물장군 박용택이 나서 호기롭게 외치길
"다들 유광갑옷들을 사 두시오! 입을 일이 있을 것이오!"
하니 순진한 LG군 백성들이 유광갑옷을 사두었다.
그러나 LG군이 다시 4강을 건너는 일은 없었다.
기다리던 소식 대신
'LG군 9년 연속 가을잔치 실패'라는 호외가
가을바람에 휘날릴 뿐이었다.
또 다시 가을잔치에 실패한 LG군은
남들의 가을잔치를 구경하기에 앞서
한화군, 두산군과 오위도 결정전을 치루는 처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날씨도 마침 쌀쌀해져
찬물장군의 말대로 유광갑옷을 입을 일이 생기긴 생겼더라.
돡공이 오위도 결정전을 앞두고 LG군을 모아놓고
유종의 미를 거두자며 독려하였다.
"내 재계약이 달려 있으니 사력을 다하라!"
허나 LG군 장졸 중 그 누구도 시원스레 대답치 아니하더라.
이 때 육산에서의 농성을 푼 두산군이 오위도로 들이닥쳤다.
두산군 백장군 니퍼트가 직구를 휘두르며 상륙하니
사기가 바닥난 LG군 장졸들이 도망치며 오위도 제1성을 내주고 만다.
이튿날 두산군 써니장군을 막기 위해
개장수 박현준이 바닥난 체력으로 선봉에 나섰으나
그 조차도 삼각을 넘기지 못하고 쓰러지니
기세가 오른 두산군이 노도와 같이 오위도로 치고 들어왔다.
승부가 기울었을 무렵, 전어장군 유원상이 쏜 유시가
두산군 식빵장군 오재원의 투구를 스치니
이에 분노한 식빵장군이 식빵신공을 펼치며 전어장군을 향해 다가왔다.
이 위기의 찰나
저 멀리 1루를 지키던 내의장군 이택근이
바람피기 좋은날처럼 달려와, 올드보이처럼 가격하니
이에 전세가 급 백병전의 형태로 돌아서더라.
허나 내의장군 이택근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LG군이 또다시 대패하니
마침 오위도 반대편에 야왕이 이끄는 한화군이 상륙했다는 첩보를 듣고
돡공 박종훈이 LG군 전원 배에 올라 철수하라 명을 내렸다.
오위도마저 내주고 배에 올라 4강 이남으로 건너간 돡공이
강기슭에 이르러 척후에게 지명을 물었다.
"이 곳의 지명이 무엇이냐?"
"육지 六地 이옵니다"
척후의 대답을 듣고 돡공이 크게 웃으며 말하길
"두산군 대행수 김광수는 아직 멀었구나.
이 육지 기슭에 군사를 매복하고 있다
우리가 왔을 때 갑작스레 들이친다면
우리는 또 한번 크게 패하였을텐데!!!"
하며 대소하였다.
이 때 큰소리와 함께 수풀 사이에 숨어 있던
두산군 땀장군 김승회와 김현수, 이원석, 김재호 장군이 들이치니
LG군 좌장군 주키치가 막아보려하나
나머지 LG군 장수들이 싸울 의지가 없으니
LG군이 또다시 대패하고 말았다.
결국 LG군은 육지마저 두산군에 내주며
산기슭 초라한 절에 숨게 되었다.
돡공이 돌아보니 위세등등하던 선봉 3장군
박현준, 주키치, 리즈 모두 만신창이가 되어있고
넥센군에서 비싼 돈을 들여 모셔온 마물장군 송신영은
전투에 나서지 못해 녹이 슬어 있었다.
또한 대갈장군, 북장군, 바깥장군, 찬물장군 등은
와병을 칭하고 전투에 나서지 못하니
LG군이 지난 봄, 여름 4강 이북에서 놀던 시절이
마치 꿈만 같더라.
다만 군의 막내인 보크장군 임찬규 만이
신인왕을 받겠다며 신이나 절 마당에서 놀고 있으니
그를 시켜 이 절의 이름을 알아오라 하였다.
잠시 후 임찬규 장군이 돌아와 돡공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절의 이름을 말하길
"치... 치..
칠지사... 이옵니다."
하며 대성통곡을 하더라.
이를 듣고 LG군 문무대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면서도
이상스레 고향에 온 듯 마음이 평온해지니
그날 밤 돡공 박종훈과 LG군 장졸들은 모두
그 해 들어 처음으로 편히 잠이 들었다.
다만 멀리 잠실벌 부근에서
야생마 한 마리가 슬피 울고
슬픈 대포소리가 한번 울렸다고
훗날 세인들이 전하였다.
|
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출판해도 되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냐? 난 축빠라 관심조차 없다 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낙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오 잘있었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