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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숲★
※※오디션[Audition]※※ 001.
"더이상 무슨 할 얘기가 있는건데?"
"어제 일은 오해였어,유리야."
"당신 방에서 그 여자를 봤는데 무슨 오해?내가 무슨 오해를 해?"
"그건 정말 오해야.그 여자가 내 방에 온 건..."
"주문하신 것 나왔스,습니다."
.........
"컷!컷컷!"
슬레이트가 거칠게 내려가는 소리에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또
실수했다.
"..오리리씨.지금 할 마음이 있기나 한거야?지금 도대체 오리리씨 때문에
도대체
몇번째야? 20분에 끝낼거 벌써 1시간이나 걸렸어!다른 출현자들 피곤한거 안보여!?"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그 간단한 한마디 못해서 이게 뭐야!?연습 제대로 하긴
한거맞아?!
오리리씨,제발 제대로 합시다!어?!...다시 원위치로 들어가!"
"네,정말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연신 고개를 꾸벅이면서 나는 생각했다.
.....분명 이번에도 모가지가
틀림없다고.
그럼 그렇지,오리리 인생.뭔가 잘 풀릴리가 없다.
"씬 #32 슈트(shoot)!"
★
"오리리씨,다음부터 안 와도 됩니다."
"자,잠깐만요!"
'콰앙'
냉정하게 닫힌 기획실 문을 나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직도 내 손에는 대사는
얼마없지만 단역용 '사랑은 별빛처럼' 의 대본이 들려있었다.
...마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씨이,이따위 영화.....해달라고해도 내가 안해!"
눈물을 머금으며 대본을 팽개치고 나름 당당하게 방송국을 나섰지만
깜깜한
밤하늘에 펼쳐진 흐릿한 별들을 보는 순간 나는 울음을 멈출수가 없었다.
"흐어엉,바보 감독같으니라고...긴장해서 실수한건데!얼마나,얼마나 내가
노력한건데!흑흑.
나는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는거야,으어엉."
언제나 이렇다.
나,단역출신 오리리는 데뷔 1년 차에도 변변한
데뷔작도 하지 못한체
줄곧 단역만 간신히 하고 있다.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매니저도 없는 신세.
아마 저
감독은 모를것이다.서류심사에 통과하기 위해 공모전에 내가 얼마나 신경을
썻는지,대본을 받아들자마자 그 짤막한 대사를 외우기 위해
내가 얼마나 많은
밤을 새웠는지.분명 알지도 못하겠지.
"..정말 되는 일 하나도 없네!!"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나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펑펑
울고말았다.
흘깃거리며 지나가는 사람들 중 아무도 단역출신 오리리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게
너무나 서럽고,너무나
억울하다.
아,밉다!모두 너무나 밉다!하지만 제일 미운건 바보같은 내가 제일
밉다!
★
"...지금 이게 말이나 되?또 짤려?짤릴데가 어디있다고 또 짤려?"
"....죄,죄송합니다."
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도 그럴게,지금 기획부장님이 도끼눈을 뜨고 날
보고 있으시기 때문이다.
무,무서워요.기획부장님.
"도대체 오리리씨 뭐하고 다니는거야?정신 어디다
두고다녀?
서류심사때도 우리 기획사가 좀 입김 넣어줘서 간신히 붙은건데...짤려?"
".....긴장을 해서..."
"긴장!?긴장도 긴장 나름이지.고작 대사 하나에 긴장은 또 뭐야?
나
참,내가 오리리씨 잘못봐도 한참 잘못봤구만.도대체 오리리씨는 할줄아는게 뭐야?"
그 말에 내 어깨는 더욱 수그려진다.
나도 내가
할줄아는게 뭔지 잘 모르겠다.
무조건 인사하기랑 무조건 사과하기라면 또 모를까.
"얼굴 보기도 싫으니까 나가봐!"
"...저,부장님...혹시 다른 일거리라도 있다면.."
"일거리?만약 있어도 오리리씨한테는 못 맡겨!한두번 망쳐와야지!"
가슴을 후벼파는 그 말에 나는 입술을 꼭 깨물고 될 수 있으면
허리를 숙여서
부장님께 인사를 했다.
"젠장,저건 뭐 할줄아는게 있어야지.
노래도 못하고 웃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연기를 잘 하는것도 아니고.
얼굴이라도 이쁘면 커버가 되는데 저건 뭐 얼굴이 괜찮기를
해...쯧쯧."
뒤에서 혀를 차는 부장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문고를 부서질듯
세게 부여잡고 다시 뒤를 돌아서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
"..휴우."
문을 닫고나서야 나는 내 무능력함에 눈물이
솟구쳐올랐다.
...안되지.아직 울면 안돼.아직 울지말자.
"..후우.좋았어.원기충전."
주문처럼 중얼거리고 나는 다시 씩씩하게 기획사 복도를 걸었다.
그리고 코너를
돌 때쯤.
'쿠웅'
"앗..!"
그래도 데뷔 1년 차 덕분에 배운건 꽤 있다.
일단 남과 부딧쳤을때는 무조건
사과를 하자!
그래야 더이상 일이 커지지 않는다.좋았어.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연신 고개를 숙이다가 고개를 들자 굉장히 키가 큰 남자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와,키 정말 크다.
나도 저렇게 컷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사장실이 어딘지 아냐."
바,반말.
...참자.사장실을 찾는것을 보니 높으신 분
같다.
나는 최대한 친절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왼쪽 복도로 쭉 가시다가 다시 오른쪽 코너로..."
"...너가 안내해."
....이런
싸가지없는...
후우,후우.참자,참어.
참을 인자 세개면 살인도 금한다고 했어.
"..에,그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사장실쪽으로 걷자 그 남자가 천천히 따라왔다.
난 다리가 짧아서 많이
걸어야하는데 저 남자는 몇 걸음만 걸으면
내 걸음을 따라잡아 버린다.
이런 불공평한 신체적
조건같으니.
'똑똑'
"...들어와."
문 건너편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그 남자에게 길을
터주었다.
그러자 거침없이 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남자.
사장실 문을 닫지도 않고 들어가서 나는 사장님과
그 남자를 살짝 엿볼수 있었다.
으음,원래 엿보는건 안되지만.
할일도 없고.그리고 궁금하기도
하고...
"와줬구나."
"...사람까지 시켜서 대려오게했으면서 의외라는 얼굴 하지마시지."
"하하,여전히 쌀쌀맞구나."
"..시끄러워.용건만 말해."
...왠지 잘 아는 사람같아보인다.
"...은반하,네 도움이 필요하다."
"...분명히 용건만 말하라고 했을텐데."
"연예계로 돌아와라."
"........헛소리 까지마.연예계로 돌아갈 생각 추호도 없어."
뭘까,뭘까?
대단한 스폰서라도 되는걸까?
하긴
처음봤을때도 저 남자가 돈이 많아 보이긴 했어.
"벌써 4년이나 지났는데 슬슬 돌아올때도 되지않았나?"
"...고작 4년이지."
한참의 정적이 흐르다가 곧 약간 억양이 바뀐 사장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가 내 제안을 거절할 형편이 안되는걸로 알고있는데.
잘
생각해봐라,은반하.이건 결코 나쁜 조건이 아니다.
가수가 되든 연기자가 되든 모델이 되든.뭘 선택해도 좋다.
네
재능은 그냥 썩혀두기는 너무 아까워."
"당신이 상관할 일 아니야."
"만약 네가 허락만 한다면 계약금 연봉 1억을 약속하지.어때?"
"거절하겠다."
여,연봉 1억?!
내가 1년 동안 일해도 1000만원도 못
버는데!
"...뭐,좋다.너가 순순히 계약하겠다는 생각은 하지않았으니까.
너가
연예계로 돌아와줬으면 하는건 나도 있지만 천지아도 같은 생각이다."
".....뭐라고?"
"이제야 좀 마음에 동요가 생기는건가?"
"....천지아가 뭐라고 했지?"
"저번에 잠시 만났는데 날 보러 너가 연예계로 돌아올수있게 해달라고
하더군.
너도 자신의 친모를 버릴정도로 매정하지는 않겠지?"
"웃기는군.천지아가 뭔데 당신한테 부탁을해."
약간 템포가 빨라진듯한 그 은반하라고 하는 사람의 목소리.
천지아가
누구지?
음,왠지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같기도하고.
"너도 이대로 그만두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지않나?"
".....뭘 해도 상관없다고 했나?"
"그래.뭘 해도 상관없어.뭐든지 하도록 해."
피식,하고 은반하라는 남자의 비웃음이 들리는 것 같더니.
"뭘 해도 상관없다라....
.....좋아,그럼 매니저가 되도
상관없겠군."
한참동안의 고요함이 흐르더니,당황한 사장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뭐라고?매니저?
하고 많은 것 중에
매니저라고?"
"당신이 뭘 해도 상관없다고 했잖아."
"뭘 해도 상관없다는건 매니저같은걸 하라는게 아니고 연기자나 그런걸..."
"..최대한 덜 떨어지고 만년 삼류같은 녀석이 좋겠어.이 기획사에는 그런 녀석은 없나?"
사장님의 말을 끊고 멋대로 진행시키는 그 남자.
....만년 삼류같은
녀석이라면.
..혹시 나를 말하는건 아니겠지...
"..잠깐!다시 생각해봐!얼굴 팔리는게 싫으면 프로듀서나 작곡도 상관없어!"
"....매니저가 아니면 필요없어.그럼 얘기 끝난걸로 알고 먼저 실례하지."
'끼익'
어엇!아직 안 숨었는데!
마침 반쯤 열린 문을 열고 나온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아..아하하하..."
"............"
"...좋아!알았네.매니저든 뭐든 맘대로해도 좋아!"
".......그래?"
그 남자는 뒤에서 들려오는 말에 대충 대꾸를 하더니.
....나를
보며 씩 웃었다.
.......뭐,뭐지?
"....너가 좋겠군."
그러더니 날 일으켜세워서 사장실로 끌고갔다.
자,잠깐!무슨
뜻이예요,네?!
"이녀석.매니저가 되겠다.
아까 말했던 것 처럼 연봉
1억이다.
무르는거없이.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매니저도 그만두겠어."
"...........은반하,이녀석......
....................알았다.네 마음대로
해라."
.........대뉴스입니다.
평생 예정에도 없는 매니저가 덜컥 생겨버렸습니다.
연봉 1억 씩이나 되는 매니저래요.
오리리 인생,뭔가 하나 잘 될 징조일까요?
첫댓글 꺄학, 오늘하루도 즐겁게 보내시구... 건필하세요♡
꺅,오늘도 즐겁게 보내고,건필하겠습니다!!★
재미떠염 ㅋㅋㅋㅋㅋ
댓글 감사드려욧!재미있었다니 영광입니닷!★
ㅈ미ㅏ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ㄷ글감ㅏ감ㅏ★<<이거 은근 어렵네요~~★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