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확산 악재 만난 中 내수시장…도시봉쇄가 경제 발목 잡을까
기사입력 2021.08.12. 오전 11:43 기사원문 스크랩
본문듣기 설정
좋아요 화나요 좋아요 평가하기4
댓글2
요약봇
글자 크기 변경하기
인쇄하기
보내기
中 코로나19 확진자 10일 기준 143명
다른 나라보다 적지만 中 강력대응
주거단지 폐쇄· 도시간 대중교통 운행 중단
관광·요식업 등 중국 내수 타격
골드만삭스 등 중국 성장률 전망 하향조정
미·유럽 소비재 지출 줄이면 中 수출에 지장
코로나19 이후 지역간 경제 회복 속도 달라
젊은 층 소비 경향도 '덜쓰고 덜입겠다' 변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가장 빨리 벗어난 나라로 꼽혔던 중국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고전하고 있다. 아직 전체 인구 대비 확진자 수는 미미하지만 중국이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도시 봉쇄 카드 등을 꺼내면서 내수 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델타 변종 발병으로 중국 경제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코로나바이러스 억제 전략 비용도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중국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1일 자정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1명이다. 10일에는 143명이 확진돼, 6개월 만에 최고치였던 지난주의 2배 가까운 숫자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확진자 수가 아니라 중국의 '무관용 전략'이다. 중국은 바이러스 확산세를 통제하기 위해 강력한 봉쇄책을 편다. 베이징은 국제영화제를 연기했고 전시회 등 대규모 행사를 취소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지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과 기차도 베이징으로 운행할 수 없다. 델타변종이 지난달 말 처음 발견됐던 난징에서는 920만명의 주민이 모두 테스트를 받았다.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16개 주택단지를 폐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봉쇄책으로 인해 소비자 지출이 위축된다고 봤다. 토미 우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델타 변종으로 촉발된 봉쇄가 관광, 요식업 등 중국 내수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중국의 3분기 소매 판매를 기존 예측치인 12%에서 8.5%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 그룹과 모건스탠리도 지난주 중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을 각각 8.6%, 8.7%에서 8.3%, 8.2%로 낮췄다.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현상은 이미 곳곳에서 관측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달 초 상하이, 난징, 정저우 등 6개 대도시의 지하철 이용객은 작년보다 12% 감소했다. 여름 휴가철에 반등을 노렸던 관광·요식업도 울상이다. 중국에서 수십 개 별장을 운영하는 한 호텔 회사에서는 지난 2주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고객 예약 취소로 15만 달러 이상의 보증금을 환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가정의 소비 패턴이 바뀐 점도 내수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인들이 코로나19 이후 덜 쓰고 덜 일하기를 원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가격·교육비 등이 치솟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젊은 층이 경제활동에 대한 의욕을 잃었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되는 속도가 다른 점도 내수시장에는 악재다. 장즈웨이 핀포인트 자산운영사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하이난, 안후이, 지린 성 소매시장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년 전보다 20%증가한 반면, 후베이와 랴오닝 성 등의 지출 수준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중국 청년실업률은 2월 13.1%였으나 6월에는 15.4%로 증가했다. 25~59세 실업율이 2월 5%에서 6월 4.2%로 떨어진 것과는 정반대다.
WSJ에 따르면 일부 경제학자들은 소비 둔화와 함께 중국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중국 7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성장해 예상치를 밑돌았다. 7월 공식 구매관리자지수(PMI)에 따르면 신규 수출 주문이 2020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