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ainkiller ] -(01)
제목의 연상구도는 여주인공의 진통제가 되고픈 남자주인공이예요.
재미없더라도 코멘트 하나에 힘얻고 살아갑니다ㅜㅜ,,
" 그럼 멋지게 한 번 차봐. "
서계원의 재수없는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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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전말은 간단했다.
재수없는 녀석과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걸어가고 있는데,
길거리에 세워진 카페로 남자친구의 모습이 보였고, 그 옆에는 내가 아닌 강지연이 보였다.
뭐, 새삼 놀랄 것도 없었다.
어차피 강석영이 나 좋다고 말한적 한번 없고, 고백도 뭐도, 내가 강석영 좋다고해서 사귄거였으니까.
그러나 강지연과 강석영을 새삼 길거리에서 보니 답답했다.
....말그대로 뭣도 아닌 기집애가 되버린 버라이티한 세상.
하지만 녀석과 헤어질 생각도 없었고 그냥 한 두번 답답한 것으로 끝나길 바랬는데.
서계원 개자식이 그 장면을 정확히 포착한 것이였다.
녀석은 오랜만에 놀려 볼 좋은 껀수 하나 잡았는지 보란 듯이 강석영 이름을 내세우며 당당하게 말했다.
- 강석영 바람 핀다.
" 네 눈에는 바람밖에 안보이냐? "
- 그럼 니 눈에는 저게 뭘로 보여서 그렇게 편드는 건데. 혹시 누나나 여동생으로 착각하는거야?
" 저질. "
- 먼저 차.
" 그딴식으로 밖에 말 못해? "
- 그래. 내가 말하는 네 능력이 바로 그거지. 언제나 못본 척 넘어가기. 네가 괜히 차이는 줄 알아?
" 내가 언제 차였다고! "
- 그래? 그럼 멋지게 한번 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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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녀석과 강지연의 사이 학교 내에서 공공연하게 퍼진 상태라 녀석도 나도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다만
강석영의 눈을 보고 헤어지자 말하는 것이 두려웠다.
단지 강석영에게 있어 내 존재는 강아지같은 존재였으니까.
그 자식 좋을 때 좋다고 빌빌대고 그 자식이 싫다고 말하면 꼬리 내리고 도망가는.
솔직하게 말해서 만약 서계원이 보지 못했다면 평생 이런 루트의 반복으로 난 그 자식을 좋아할 것이였고 그런 식으로 녀석과의 관계를 유지 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렇지만 강석영이 뭐라고 말을 할까도 두려웠다.
사람 마음이란게 간사해서
그래도 아침이고 저녁이고 녀석 전화만 기다렸던 년이고, 그래도 좋아했던 녀석인데, 녀석의 험한 말투에 혹여나 또 상처받지는 않을까 내심 속으로는 걱정하고 내일 다시 보게될 저 녀석의 얼굴에 마음 아파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게 서계원이 말하는 내 능력이 한계였다.
그러나 재수없는 서계원이 보고 있는 한 나는 충독적이였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카페의 문을 열었고
딸랑이는 아기자기한 종소리를 들으며 카페로 들어갔다.
" 강석영 "
녀석이 뒤돌아봤다.
- 어.안녕
안녕? 너는 이 상황에서도 인사가 나오는구나 강석영.
물론 이자식에게 있어 내 존재가 최악이라는 것 쯤은 눈치껏 알고 있었지만,
적어도 이 상황에서는 하다 못한 변명, 혹은 놀란 척이라도 해줘야 되는거 아니냐?
" 안녕? "
- 왠 일이야.
시큰둥한 녀석의 반응에 나는 강지연이 마시고 있던 물컵을 뺏어들고 창가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서
계원을 확인 했다.
그리고
" 처음부터 쿨하게 사귀자는 뜻 모르고 시작한건 아닌데. 이렇게 추잡하게 구는 것도 쿨한건 아니지. "
- 뭐?
" 쫑이야. 강석영. 얼굴 볼 일 없었으면 좋겠다. "
라는 말을 끝으로 녀석에게 물세례를 한 뒤 나는 카페를 빠져나왔고, 의미심장한 서계원을 바라보며 자존심도 뭣도 없이 펑펑 울었다.
그래서 서계원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품에 안겨 실컷 울다 졸도했다.
첫댓글 재밌어요ㅋㅋㅋㅋ! 다음편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