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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의 신임 회장으로 라몬 칼데론(55세)이 선출됐다. 우리 시각으로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투표에서 칼데론은 8,344표로 2위인 후안 팔라시오스(8,098표)와 3위 후안 미겔 비야르 미르(6,702표)를 각각 246표와 1642표차로 따돌리고 회장으로 당선됐다. 전 회장이었던 로렌소 산스는 1,581표, 법률가인 아르투로 발다사노는 492표를 얻는데 그쳤다.
10년만에 돌아온 카펠로 감독
이번 투표에는 66,355명의 클럽 멤버 중 27,998명이 참여해 약 4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칼데론은 법률가로 2002년 1월 전임 플로렌티노 페레스의 권유로 레알 구단에 몸을 담았으며, 올해 임시로 팀을 맡았던 페르난도 마틴과 루이스 고메스-몬테하노 회장 밑에서도 구단 임원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부임하자 마자 그는 전 레알 선수였던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프레드락 미야토비치를 단장에 임명했다. 미야토비치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레알 선수로 활약하며 1997/98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기도 했던 인물이다.
또한 칼데론 회장은 유벤투스의 감독이던 파비오 카펠로를 영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카펠로는 1996/97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바 있으며, 단장으로 임명된 미야토비치는 당시 그의 밑에서 활약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실제로 칼데론이 기자 회견을 통해 "카펠로가 투린으로가 유벤투스와의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벤투스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카펠로 감독이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불과 하루 만인 지난 수요일, 레알 마드리드는 카펠로의 감독 부임을 공식 발표했다. 무려 10년만에 카펠로가 다시금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으로 돌아온 것이다.
칼데론의 공약
이제 궁금해지는 것은 과연 다음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어떤 팀이 될 것인가 하는 것.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어떤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선거 당시 칼데론은 아스날의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첼시의 아르옌 로벤, AC 밀란의 카카를 영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중 파브레가스의 영입에 대해 그는 수요일에 있었던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가능성을 70% 정도로 이야기하며 "미야토비치 단장이 파브레가스 측과 만나 선수 본인의 레알 행 의지를 전해들었다"며 "남은 것은 아스날과의 협상 뿐"이라고 말했다.
로벤에 대해서는 "미야토비치 단장이 월드컵 기간 동안 독일에서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만나 이론적으로 합의가 가능하다는 성과를 얻었다"며 "단장이 선수 본인과도 접촉해 로벤이 레알 행을 원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카카에 대해서는 "영입이 가장 어려운 선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 영입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한편으로 그는 부임 당시 가진 인터뷰에서 "세 선수 이외에 그 밖의 다른 선수들도 오게 될 것"이라고 말해 더 많은 선수들이 영입 리스트에 올라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어떤 선수가 올 것인가?
칼데론이나 미야토비치가 어떤 선수를 원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 내정자인 카펠로의 의중이다. 이에 대해 칼데론은 "신임 감독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보장 될 것"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일단 칼데론의 공약대로 파브레가스와, 로벤, 카카는 레알이 영입 전쟁에 뛰어들 것이 확실시 되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칼데론이 말한 '그 밖의 선수들'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스페인의 유력 일간지인 마르카는 카펠로가 원하는 '베스트 11'로 이케르 카시야스; 시시뉴, 세르히오 라모스, 크리스티안 키부, 지안루카 잠브로타; 알루 디아라, 에메르손; 데이빗 베컴, 카카, 아르옌 로벤; 호나우도를 지목했다. 반면 또 다른 유력 일간지인 AS는 세 선수 이외에 에릭 아비달, 에메르손, 루드 반 니스텔로이, 알렉스, 알루 디아라 등을 지목했다. 물론 이것은 스페인 언론의 추측일 뿐, 정확한 내용은 카펠로 감독이 현 스쿼드를 면밀히 분석한 뒤에 결정 될 것이다.
영입이 가능한가?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레알은 이번 여름 선수 보강을 위해 약 1억 유로(한화 1200억)의 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위에서 언급한 선수 중 레알 행이 가능한 선수는 몇이나 될까?
결과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승부 조작 사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 화요일에 있었던 공판에서 이탈리아 검찰은 유벤투스에 세리에-C로의 강등을, AC 밀란과 라치오, 피오렌티나에게는 세리에-B로의 강등을 각각 구형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유벤투스를 리그 2연패로 이끌었던 카펠로가 갑작스레 사임한 것은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위 팀들이 징계를 피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며 만약 리그 강등이 결정 될 경우 위 팀들이 현재의 소속 선수들을 잡아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요 핵심 선수들이 탑클래스 레벨에서의 활약을 원하기 때문이다. 결국 유벤투스의 경우는 (강등이 된다는 가정하에) 카펠로가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는 에메르손, 잠브로타와 같은 선수들을 레알에 내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어떨까? 마르카에서 언급한 선수들 중 크리스티안 키부는 레알 마드리드의 숙원인 중앙 수비 문제를 해결해 줄 선수로 일찍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미야토비치 단장이 키부의 영입에 적극적이고, 선수 본인 역시 레알 마드리드 이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레알이 적절한 움직임만 보인다면 영입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으로 레알이 가장 원하는 선수는 클로드 마케렐레가 남겨둔 빈자리를 채울 선수이다. 이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리옹 소속으로 파트릭 비에이라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디아라가 꼽히고 있다. 디아라 역시 선수 본인이 레알 마드리드 행을 강하게 원하고 있어 레알과 리옹의 협상 결과에 따라 진로가 결정 될 전망이다.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420억) 정도가 예상된다. 로벤과 파브레가스 역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본인들이 이적을 원하고 있어 남은 것은 소속 구단과의 협상 뿐이다.
AS에서 거론한 아비달은 카를로스가 떠날 경우를 대비해 레알이 관심을 갖고 있으며, 루드 반 니스텔로이는 전성기를 벗어난 호나우도의 대체자로 레알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이중 반 니스텔로이는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지난 시즌 벤치를 자주 지키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한 바 있어 영입이 비교적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반 니스텔로이에 대해 칼데론 회장은 수요일에 있었던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카펠로 감독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아인트호벤의 브라질 출신 센터백인 알렉스는 AC밀란에서도 관심을 나타낼 정도로 진흙속에 감춰진 진주라는 평을 받고 있어 센터백 보강이 필수적인 레알에 절실한 선수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아인트호벤이 선수 트레이드를 통해 수입을 올리는 것에 적극적인 구단이어서 레알이 마음만 먹는다면 영입이 어렵지 않다는 분석.
변수는 카카
이처럼 위에서 언급된 대부분의 선수들은 레알이 마음만 먹는다면 영입이 어느 정도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단 한 명, 레알의 힘으로도 어찌하기 힘든 선수가 있다. 밀란의 카카 그 주인공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 밀란은 웹사이트를 통해 카카와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카카는 2011년까지 밀란 선수로 남아있게 됐다. 월드컵 직전 안드리 셰브첸코를 첼시로 넘긴 밀란으로써는 카카마저 떠날 경우 공격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부랴부랴 계약 연장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카카는 밀란이 1순위로 잔류를 원하는 선수이다.
게다가 셰브첸코를 한화 8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에 넘겼기 때문에 설령 레알이 큰 돈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돈 때문에 그를 넘길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더우기 구단주이자 억만장자인 전 이탈리아 총리 출신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밀란이라는 팀에 대한 엄청난 애정을 갖고 있으며, 돈을 위해 선수를 사고 파는 사람이 아니기에 밀란이 레알과의 협상을 통해 카카를 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레알의 회장 선거 당시 '카카의 레알 이적설은 스페인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트레이드 불가' 입장을 반복하던 밀란 구단은 급기야 부구단주인 아드리아노 갈리아니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이 사안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국 레알이 해야 할 일은 카카의 마음을 돌려 놓는 것. 일례로 셰브첸코의 첼시 이적설이 나올 당시에도 갈리아니는 '트레이드 불가'라는 입장을 표했지만 결국 선수 본인의 의지를 이기지 못하고 이적을 허락한 바 있다. 한가지 긍정적인 점이라면 레알에 호나우도, 호빙요, 시시뉴, 밥티스타, 호베르토 카를로스 등 카카와 함께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던 멤버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것. 또한 본인 역시 어느 정도 마음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이에 대해 AS는 '미야토비치 단장이 카카의 아버지인 보스코 레이테와 접촉했으며 레이테로부터 카카 본인이 레알 행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은 카카의 에이전트인 디오고 코스초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하지만 실질적인 카카의 의향은 아직 미온적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 경우 셰브첸코와 같은 행보를 밟기 위해서는 선수 본인의 좀 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레알이 노리고 있는 것은 밀란의 세리에-B 강등. 위에서도 언급했 듯, 강등이 확정 될 경우 탑 클래스의 레벨에서 뛰고 싶어 하는 카카와 같은 선수를 밀란이 잡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 경우 남은 것은 이적료에 관한 협상인데, AS는 카카의 몸값으로 밀란이 최소 5000만유로(약 600억) 이상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리가 예상되는 선수들
지난 화요일 스페인의 안테나3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야토비치 단장은 "현 멤버들과의 관계에 금이 가는 상황이 있더라도 팀의 리빌딩을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현 스쿼드의 정리가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음을 언급한 것. 그렇다면 과연 어떤 선수들이 정리 대상에 오르게 될까?
현재 정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선수로는 이반 엘게라, 조나단 우드게이트, 안토니오 카싸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반 엘게라는 지난 시즌 후반기 이후 뚜렷한 하향세를 걸으며 후안 라몬 로페스 카로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한 바 있다. 우드게이트 역시 잦은 부상으로 인해 팀에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못했으며, 지난 겨울 영입한 카싸노 또한 몸값을 거의 하지 못한 대표적 선수로 지목되고 있다. 이중 카싸노는 세리에-A 소속 선수의 영입시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우리 나이로 34세에 접어든 로베르토 카를로스나 지난 시즌 홈팬들과 마찰이 있었던 호나우도 역시 새로운 팀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칼데론 회장은 "카를로스에 대한 첼시의 오퍼(offer)가 접수된 상태"라며 트레이드 가능성을 시사했고, 호나우도에 대해서도 "훌륭한 선수이긴 하지만 결정은 카펠로 감독이 내릴 것"이라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것은 베컴의 대해 '영원히'라는 표현을 쓰며 레알 잔류를 확인시킨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이들 두 선수 역시 정리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카를로스의 경우는 로벤의 영입을 위해 '현금 + 선수'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호나우도 역시 전성기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자기 몫은 해주는 선수여서 맞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거나 현금 확보를 위해 트레이드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물론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은 현지 언론의 보도를 토대로 분석한 것일 뿐, 실질적인 레알의 행보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임 회장의 취임과 함께 레알이 리빌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TV방송인 안테나3과의 인터뷰에서 미야토비치 단장은 "바르셀로나의 독주를 그대로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리그 2연패를 이룬 바르셀로나의 아성을 무너뜨릴 자신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칼데론이 당선된 이후 그의 행보를 보면 레알이 리빌딩을 위해 단단히 마음을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지난 시즌과는 100% 다른 진용으로 레알이 변모 할 수도 있다.
언제나 회장 선거뒤면 유럽 축구계를 흔들만한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던 레알 마드리드. 과연 올여름에는 어떤 '트레이드 쇼'를 보여줄지, 그리고 다음 시즌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벌써부터 전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토탈사커 소순배
첫댓글 정말 돈있고 명성높은 구단의 파워란... 만약 이대로 성사만 된다면 이번 이적시장의 최대폭풍이 되겠군요.
세리에를 노려라-_-
저양반 뽑힌건 카카 영입 공약이 큰 영향을 미친건데 카카 실패하면 그 후폭풍이란..........ㄷㄷㄷㄷ
파브레가스는 영입해서 후보로 쓸 작정인가...
세스크가 올까.. 음..
제발 로벤만은 대려가지 말지..ㅠㅠ
오히려 카카가 영입하기 가장 쉬울수도 있지. 밀란 강등되면 무조건 레알이니까- -
- _ - ; 저만 카카 영입하기가 가장 쉬워보이는 건가요... 밀란이 50m의 유혹을.. - _- ; 밀란 강등되면 어차피 카카 나갈려고 할테니..
그냥 찌그러지셧으면..ㅠㅠ
아 씨댕... 리빌딩을 리딩으로 읽었어...ㅡ_ㅡ
카펠로가 원하는 '베스트 11'로 이케르 카시야스; 시시뉴, 세르히오 라모스, 크리스티안 키부, 지안루카 잠브로타; 알루 디아라, 에메르손; 데이빗 베컴, 카카, 아르옌 로벤; 호나우도를 지목했다 "구단주 능력을 보여주세요"
근데... 레알이 브라질 팀같이 되는건 싫어요.. 쩝.. 파브레가스, 디아라, 키부, 로벤 정도 영입하면 딱좋겠네 ㅎㅎ
레알 담시즌 초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