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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문경새재
2012/03/31 스머프 마을-강변 산책로-1관문-2관문-3관문(왕복16K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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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친구들이 찾아온다. 스머프마을 동화 속의 버섯 집을 얻어놓고, 문경 새재 길을 걷자고 한다. 그랴. '문경 새재 물박달나무 ..................... 구부야 구부구부야 눈물이 난다.'는 새재 아리랑의 사연을 마음으로 들으며 걸어보자. 길이 순탄하니 16km 라 해도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자리마다 주막도 있고, 숨을 가쁘게 하지 않는 평탄한 길이니, 느릿느릿 새재의 모든 걸 눈에 담으면서. 날씨가 쌀쌀하다는 예보 탓인지 아내 말마따나 선거철이라서인지 사람들이 많지않은 휴일이어서 대로를 다 차지해도 거리낌이 없다. 영남 제 1 문 주흘관, 문희경서(聞喜慶瑞)를 과거길로 지나면서 옛 사람들은 커다란 희망을 가지고 넘었을터지만 지금 새재를 넘나드는 사람들은 자신의 참살이를 위한 건강을 챙긴다. 봄비로 촉촉한 물기를 품은 황토길은 스폰지같은 탄력으로 걷는 이를 편안하게 한다. | |
제 2관문(조곡관) 산새 소리도 멈춘 골에는 어저께 내린 봄비가 만든 소폭포나 계류들의 힘찬 발걸음 소리만 요란하다. 점심을 늦게 먹은 탓에 주막을 지나쳐도 아무도 쉬어가잔 말을 않는다. 개울 옆의 약수도 마다하고 묵묵히 걸으면서 해묵은 추억을 꺼집어 내어 반주와 안주로 삼는다. 길 옆에 톱날 상처 자욱이 선명한 굵은 소나무들은 일제 강점기에 송진을 뽑아낸 흔적을 간직하고도 꿋꿋이 삶을 이어와 이 땅의 역사를 말한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그들의 강인한 몸통을 보면서 우리가 선 이 땅을 전체적으로 아우를 사람 그런 사람이 몇일 남지 않은 선거에 선택되었으면 해 본다. | |
제 3 관문(조령관) 이십여리를 걸어 오른 고갯길 정상이다. 충북과 경북의 경계선인 백두대간 위에 선다.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벌어졌을 전투가 헤아릴 수 없이 많겠지만,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의 전술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많은 곳의 정상인 게다. 평화로울 때는 보부상이나 과거시험에 관계하는 사람들과 때로는 산적들과 많은 이야기를 쌓았을 구비구비 고갯길이 지금 울네에게는 즐거운 산보길로 활용된다. 사람들이 만든 길이지만 역사를 쌓아 축적하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도 산천은 그대로이고 이야기의 주인공인 사람들은 자연으로 변하여 따지고 보면 자연인 게지. 조용히 하늘을 본다. 황사가 뿌연 시계를 주지만 여전히 하늘은 손 닿지 않는 공간이다. 제 명에 죽은 고사목과 조령관이 과거에로의 상념으로 끌어 가지만 지금 우리는 세 관문을 지나 반환점을 돌아 다시 제자리로 갈 참이다. | |
3관문을 나선다. 돌아가면서 주막마다 막걸리나 한잔씩 할거나. |
2관문을 통과 하고 무지개 다리 너머 주막에 들러 손두부에 파전을 놓고 발그레한 오미자 막걸리로 피로를 녹인다. 오늘 한 걸음 한 걸음으로 사십여리를 걸으니, 중간 주막의 감로주 한잔이 반갑지 아니하랴. |
1관문을 나서며 우리는 술기운만도 아닌 옛 선비들이 행복해한 금의환향의 즐거움을 듬뿍 지고 고개를 넘은 산 기운을 받아 행복하다. 얼마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회포풀기와 새로운 여행 계획을 짜는 거나 모두 우리에게 멋진 시간이다. | |
친구가 있고, 산이 있고, 길이 있어,
베낭에 과일 몇개 넣어 함께 걸어 좋은 고갯길 관문을 지나면서 나름대로의 삶 이야기 그리고 세월을 염두에 두지 않는 힘 그런 우리의 삶을 확인한다. "Forever"라고. 2012/04/02 경북 문경 산북의 산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