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원장|출처: 하이닥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가 점점 혼탁해지면서 시야가 흐릿해지는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단순히 눈이 침침하거나 초점이 잘 맞지 않는 느낌 정도로 시작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시야가 뿌옇게 변하고, 빛 번짐이나 눈부심, 색감이 탁하게 보이는 증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특히 밤에 운전을 할 때 불빛이 퍼져 보이거나, 밝은 환경에서 눈이 부신 증상이 심해지면서 일상생활의 불편함이 점점 커집니다.
'백내장 수술, 꼭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은 백내장 진단을 받은 많은 환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고민입니다. 눈에 직접 수술을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미루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단순히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가’를 판단하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약물 치료의 한계와 수술 고려 시점
수술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약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백내장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좋아지거나 약물로 완전히 치료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간혹 안약이나 영양제로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수준일 뿐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될 수 없습니다. 결국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입니다.
초기에는 안경 도수를 조절하거나 밝은 환경을 유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어느 정도 불편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 수술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언제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으로 바뀝니다. 특히 운전, 독서, 스마트폰 사용, TV 시청 등 일상적인 활동에서 불편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이는 이미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에 가까워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참고 견디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 삶의 질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내장은 주로 60대 이후 흔하게 발생하지만, 40~50대에서도 초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수술을 방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백내장을 오래 방치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혼탁해진 수정체는 점점 더 단단해지고 부피도 커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수술 과정이 더 까다로워지고, 수술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염증 반응이나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늦추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 나아가 백내장을 심하게 방치할 경우 안압 상승이나 염증 등 다른 안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수정체가 과도하게 부풀거나 단단해지는 경우, 녹내장과 같은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까지 진행되면 단순한 백내장 수술보다 치료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백내장 수술, 개인에 맞는 선택이 중요
최근에는 백내장 수술의 의미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현재는 인공수정체를 통해 시력의 질까지 함께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원거리뿐만 아니라 중간거리, 근거리까지 고려한 다양한 렌즈가 개발되면서, 환자의 생활 방식에 맞춘 선택이 가능해졌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보이게 만드는 수술’을 넘어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백내장 수술은 단순히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눈 상태와 생활 환경, 불편함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기를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불편함이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두려움 때문에 계속 미루게 되면,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에서 수술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백내장 수술은 불편함이 시작됐다면 무조건 미루기보다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현재 눈 상태를 파악하고,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적절한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결국 좋은 결과는 ‘얼마나 늦게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적절한 시기에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 칼럼은 하이닥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승수 강남브랜드안과의원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