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과분한 너 #1#
내 이름은 가연희.얼마전 진성고 1학년이 된 17세의 아주 괜.찮.은 여고생이다.
내가 굳이 괜찮은이라는 말을 강조하는 이유는.....중 2 겨울방학 때까지만 해도 내가 엄청-폭탄이
였기 때문이다.즉!지금은 아주 괜찮은 여학생이라는 걸 강조하는 거다+_+
중 3내내 오로지 운동운동운동으로 57킬로였던 몸무게를 10키로나 줄이고,160가량이던 키는 165로
상큼하게 자랐다.음하하.거기에 여드름투성이의 퉁퉁하던 얼굴은....하루에 거의 10번은 넘게 씻어
댄 것 같다.우아하게 욕조에 몸을 담궈 바디로션으로 건성피부를 부드럽게 닦아주는 것도 잊지 않
았다.렌즈는 염증 생겨!를 남발하는 아빠를 설득해 멋대가리 없는 안경도 렌즈로 바꾸었다.그리고
아빠 때문에 올백으로 묶고 다니던 머리도 과감하게 다듬었다.흠흠...일명 샤기컷이지-_-안타깝게
도 넒은 이마를 가려줄 앞머리를 하지 못했지만.(아빠 왈:그건 날라리나 하는 거야!-_-)
어찌됬든!위에 나열했듯 중 3 일년 내내 나는 저런 변신을 감행한 것이였다.결과는 대만족으로 4월
달에 접어든 지금 나는 진영고에서 괜.찮.은 1학년 여고생이란 말씀!
그렇게 눈에 띄게 예쁜 건 아니지만,나는 천연쌍꺼풀에 눈도 크다.중학교 땐 단지 안경 때문에 보
통 크기로 보였을 뿐.또 머릿결도 좋고 몸도 잘 말랐다.키도 안 꿀린다.이정도면 보통 이상은 되는
외모다!!꺄하하>_<또한 아빠가 모르게 교복도 살짝 쭐였다-_-
그래서 내가 결심한 것은 고딩이 되면 엄격한 아빠 몰래 괜찮은 남친을 사귀는 것!
나 가연희,이쁘게 변신해 고등학교에 들어왔으니 이제 할 일은 남친 만들기다+_+
*
*
*
툭.
"아,미안해."
교실로 들어가다가 툭 부딪친 키 큰 남자얘 하나.나의 사과에 나를 빤히 내려다보는 그놈-_-중학교
때처럼 욕이라도 뱉고 싶지만 이제 나는 변신했으니 안 될 말씀이다-_-그래,어쩌나 함 보자.
나도 고개를 쳐들고 그놈의 얼굴을 올려다보니 와 잘생겼다ㅇ.ㅇ부드럽게 흘러내리는 검은 머리와
서글서글한 눈매,거기에 미남인 얼굴.우리반에 이런얘는 없었으니 다른 반이 분명해-_-키가 남자
치고 그냥 중간쯤인 게 조금 안타깝지만 멋지니까 패쓰다-_-그때 도톰한 입술을 여는 그얘.(어느
새 그놈에서 그얘로 호칭이 바뀜-_-)
"너 이름이 뭐야?"
"어,어?"
이런,또 중딩때처럼 바보같이 어,라는 대꾸를 하고 말았다.그러나 개의치 않고 쓱 내 명찰을 보더
니 내 이름을 중얼중얼 외는 그얘다.아,큰일!심장이 쿵쿵거린다ㅜ^ㅜ나 미쳤나봐 방금 만난 얘한테
.
"가연희....가연희.예쁜 이름이네.난 2학년이야.이름은 한윤민."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내 귓가에 가까이 들려오자 달아오르는 얼굴.다른 얘들의 시선은
어느샌가 우리 쪽으로 향해 있다-_-이런 젠장.2학년이래도 이런 킹카를 얘들이 모를 리 없으니 난
이제 죽어나겠구나ㅜㅜ그얘,아니 한윤민이라는 선배가 더이상 암말 않고 씽긋 웃으며 나가버리자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예감적중-_-아이들은 나를 빙 둘러싼다.(주로 여자얘들-_-)
"너 윤민선배랑 아는 사이야?어?그래?"
"꺄아-설마 둘이 사겨?"
"너 사귀는 거야?그런 거냐고오!"
"안되!윤민선배는 우리 모두의 것이야아!ㅜㅇㅜ"
이런 미친것들-_-마지막 새끼 누구야.분명히 남자 목소리였어!ㅜ^ㅜ엉엉 어쩌다 이리 된겨.난 방
금 전까지 한윤민이라는 인간이 있는지도 몰랐단 말이다!-_-;;
덴장할-_-발광하는 기집얘들을 슬쩍 밀쳐내고 나의 친구 정아에게 다가가 옆자리에 털퍼덕 앉았
다.나를 힐끗 보더니 입을 여는 그녀.화장품을 만지작거리는 그 손을 비틀어주고 싶다-_-순식간에
난감한 상황에 처한 친구에게 위로를 던지란 말이다!
"너 한윤민 선배 아는 거야?"
"아니야!!-_-"
"왜 소리를 질러-_-;;진짜 몰라?들어본 적도 없어?2학년에서 소문난 킹카잖아-_-"
"그,그래?근데 그런 사람이 왜 나하고 통성명을 했을까ㅜ^ㅜ괜히 곤란해지게 얘들 다 보는대서."
"글쎄에.널 놀려주고 싶었던 거 아닐까나?캬캬캬>_<그 반질한 낯짝을 보면 나도..."
"죽을래?-_-^"
"-_-;;아뇨,조용히 있겠습니다."
고개를 정면으로 돌리더니 다시 파우더를 꺼내 얼굴을 톡톡 두드리는 정아년-_-젠장 그래 될 대로
되라!ㅜ^ㅜ그때 정아년이 나를 힐끗 보더니 하는 말.
"혹시 너한테 관심있는 거 아냐?문간에서 마주쳤는데 한눈에 뿅갔다든가 뭐 그런 거."
"설마-_-.......진짜 그럴까?!꺄악♡>_<내가 좀 매력적이긴 하지?!"
"나 너랑 절교할란다-_-^"
"-_-;;농담이였어."
솔직히 아무리 내가 변했다곤 하지만 그냥 조금 괜찮은 정도의 외모다-_-;;2학년 킹카나 되는 사람
이 갓 입학한 그저그런 흔한 얘한테 뿅갈리가 없지 않은가-_-하지만 수업이 끝나갈 때까지도 내 머
릿속에 든 것은 오직 질문 하나뿐-_-만약 정말 뿅간 거라면?그럼 난 변신한 보람을 느끼며 킹카의
여친이 되는 건가>_<꺄악 역시 살 빼고 키 키우고 피부며 머리며 다 손대고 안경도 벗어버린 효과
가 있었어!내 소원대로 괜찮은 차원을 넘어 멋쟁이 남친을 사귀는 거야>_<
룰룰루♬오늘한 가연희 인생에 꽃핀 날+_+콧노래를 부르며 정아와 팔짱을 끼고 교문을 나서는데
우글거리는 울학교 사내 패거리들-_-일진 같아서 왠지 무서워진 내가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걸음
을 빨리하는데 갑자기 나를 부르는 목소리-_-
"연희야!"
성도 안 붙이고 상당히 친하게 내 이름을 부르는 그 부드러운 음성은 필시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맴
도는 그 사람의 것이였다-_-이렇게 빨리 마주치게 될 줄이야.뻣뻣하게 굳어버린 나의 어깨를 살짝
움켜쥐는 한윤민 선배////-_-////(<-얼굴 빨개짐-_-)
옆에 있던 정아가 슬그머니 팔을 풀어버리고-_-그년은 선배를 향해 고개를 숙여 보인 다음 나를 버
려두고 달려가 버렸다.그녀의 외침-_-
"가연희 데이트 잘해라!^-^"
이런 써글-_-;;확실하지도 않은 거 가지고 그렇게 소리지르면 어떻해!나는 한윤민 선배의 눈치를
살폈다.엉엉ㅜ^ㅜ나 왜케 비굴해졌지.
"죄송해요,친구가 오해를 해서.....^_^;;"
"오해라.....^-^아닌데?"
"네?ㅇ.ㅇ"
방금 뭐라고 했어ㅇ.ㅇ?!그러나 내 애타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씽긋 웃기만 하며 나를 그 일진
들 쪽으로 잡아당겼다.
"우리 노래방 갈 건데,같이 놀다 가자."
"네,네?ㅇ.ㅇ;;"
더이상 아무 말 않고 내 팔을 꽉 붙드는 한윤민 선배-_-;;선배와 노래방에 갈 생각을 하니 일진들이
무서워도 가슴은 쿵쾅쿵쾅이다>_<
갑자기 이렇게 된다는 게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별일이야 있겠냐는 심정으로 나는 쫄랑쫄랑 선
배를 따라 인근 노래방으로 들어섰다-_-
*
*
*
시끌벅적한 노래방 안.지금 시간은 7시가 다 되어가고 있다-_-슬슬 집에 가봐야 할 텐데.
"재미 없어?^_^"
한 시간 반 내내 옆에 앉아 말을 걸어주는 고마운 선배ㅜ^ㅜ일진들 사이에 껴서 버티기란 불편했
는데 내가 심심해하지 않도록 계속 얘기하고 있다.매너 좋다+_+
"아뇨^-^괜찮아요."
"다행이네.내가 데려왔는데 재미 없으면 미안하잖아^_^"
"정말 괜찮은데요 뭐////-_-////"
시선을 노래방기계 화면에 고정시킨 채 탁자 위의 캔을 아무거나 들어 따고 마셨다.벌컥벌컥-_-그
런데 음료수 맛이 쓰다-_-;;
"연희야^_^;;그거 맥준데.술 마실줄 알아?"
"아....아아....ㅜ^ㅜ아뇨."
난생 처음 마셔보는 술ㅇ.ㅇ;;쓰다.
오 분쯤 지나자 어질어질ㅜ^ㅜ아 머리 아퍼.선배의 걱정스런 시선이 느껴지고 나는 어느새 한윤민
선배에 의해 일으켜 세워지고 있었다.시끄러운 노랫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
"선배 가시게요?"
"야,왜 벌써 가냐?"
그리고 다정한 선배의 목소리.
"아니,나 연희좀 데려다주고 올게.취했나봐."
그리고 이내 문밖으로 이끌려 나가고-_-뒤에서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흐릿한 시야로 선배의 뒷모
습이 보였다.내가 비틀거리자 어느새 허리를 감싸는 팔-_-
"너 술 정말 약하구나?캔맥주 하나에 그냥 가네^_^"
"음......우.....예에에-_-그러쵸 뭐."
혀까지 꼬여 말이 잘 안 나온다-_-나 오늘 정말 왜이러니.
"선배.....괘니 나오시게 해서 죄송해요오오오-_-"
한윤민 선배를 밀어내고 90도로 허리를 숙이는데 그걸 만류하고 또다시 나를 붙잡는다.뭔가 이상
하다-_-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술에 꼴은 나머지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했던 나는-_-선배가 이끄
는 대로 노래방 건물 지하로 내려가고 말았다-_-지하에 자리잡은,위에서는 잘 안보이는 창고 문짝
옆으로 붙여진 뒤에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ㅇ.ㅇ왜 여기로 내려오는 건지.
불길한 예감이 슬금슬금 머리 꼭대기로 차오르고,미소가 없는 선배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