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병사 이야기가 나와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이번 사태에 왕따라는 문제가 나오면서 기수 열외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모르는 분이 많을 겁니다.
기수 열외란 말 그대로 군대 내에서 그 사람에 대한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가령 병장은 어찌되었건 상병이나 일병 이등병에 위쪽에 있습니다. 그런데 기수 열외가 들어가면 모든 병사들
심지어 갓 전입온 이등병 조차 그를 아는채 해도 안되고 경례도 해서는 안되며 부탁 조차도 들어주면 안됩니다.
말 그대로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는 거죠. 그런데 문제가 뭔제 압니까?
기수 열외라는건 상식적으로 하위직급이 상위 직급에게 걸수가 없다는 거죠. 그 상위 직급 이번 사건에서는
병장이겠지요.
이런경우 일병이나 상병은 좀 이상하고 더러워도 좀 나가는 인간이니까 참는다 라는 생각을 하지
저 새끼 왕따 시키자 라고 생각 안합니다.
사회로 보면 대리나 일반 사원이 과장급이나 부장급을 따 시켰다는 건데 그것도 아주 노골적으로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안되죠.
애초에 사건이 터졌을때 친구들도 뉴스를 보고 그러더군요 분명 왕따 (기수열외) 사건일거라고
아니나 다를까 역시 그렇네요.
그게 뻔한게 병사들의 전입은 아주 드문 경우 입니다. 전우애를 강조하는 문화 때문이 아니라 군대의 구조 자체가
병사들의 전출입이 아주 까다롭게 되어 있습니다.
진짜 사나이처럼 전출입 신고 한다고 땡이 아닙니다. 속된 말로 군대에서 병사의 전출입은 폭탄 돌리기 입니다.
여기서 적응 못하니 저기도 보내보고 다른곳도 돌려보고.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장교를 만나면 적응 잘하는 거고 못 만나면 사고나는 거죠.
뭐 그건 그렇게 기수 열외가 문제가 되느냐면 어찌되었건 상명하복인 군대에서 일병이나 상병이 다른 부대에서 전입 왔다는 이유 만으로 기수 열외를 시키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는 겁니다. (극히 일부 전입온 녀석이 완전
상 또라이라면 모를까)
이번 사태에서 보자면 병장이야 나갈날 얼마 안남았는데 그럼 위험 부담을 무릅쓸 이유도 없고 어찌되었건 하위 계급인 상병과 일병이 그걸 주도할 가능성은 극악하죠.
네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기수 열외의 명령권자는 대부분 장교. 특히 하사관들이 많습니다.
대리 나 사원이 부장 과장을 따 시킬수는 없지만 사장이 따 시키라는데 따 안시킬수도 없죠.
뉴스를 보니 장교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고 있다고 나왔던데. 아마 100% 그럼 이번 기수 열외는 장교들 특히
하사관이 주도한 것일 겁니다.
소위는 아무것도 몰라서 시킬수도 없고 중위나 대위는 승진이 달려 있으니 대놓고는 안 시킵니다.
하지만 하사관들은 대놓고 시킵니다. 솔찍히 3개월 남은 병장과 3년 남은 하사관. 누구 말을 듣겠습니까?
몇명한테는 조준 사격을 했다는데. 제가 감히 추측을 하자면 일부 장교와 하사관들이 기수열외를 지시하고
소위 말하는 꺽인 상병과 일병이 (계급중 고참)이 그걸 주도하는게 보통 기수열외의 공식입니다.
아마도 그 조준 사격의 대상자는 주요 동조자 또는 주동자였겠지요.
그 기수열외라는게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불합법적인 처벌이라는 겁니다.
가령 제가 자대에 있을때 하사관 한명이 저한테 절도를 지시한적이 있습니다.
훈련중 양봉업자 임시 숙소를 지나가는데 벌꿀을 커다란 말통으로 보관해 뒀더군요. 아마 그 당시 싯가로
200만원 쯤 되었을 겁니다. 커다란 40리터 짜리 두개 였으니까요. 주인은 자리를 비웠구요.
하사관이 저한테 가직고 오라고 했는데 전 거부했습니다. 주인이 타주는 꿀물한잔 먹는것과 애써 수확한 꿀통 2개를 절도하는건 전혀 다른 문제죠.
아니나 다를까. 당장 기수 열외가 들어오더군요. 하사관이라는 작자가 매일같이 욕하고 괴롭히고 동기도 선임도
후임도 도움이 안됩니다. 이순간은. 왜냐하면 왕따를 도와주는 순간 왕따 대상이 되어버리거든요
진짜 욕 바가지로 하면서 이 바득 바득 갈면서 버텼죠. 멀쩡하게 군생활 잘하다가 절도명령 거부했다고
대번에 관심사병이 되고 기수 열외가 되어 버리는데 환장하겠더군요..
전쟁나면 뒤통수에 총알을 갈겨버린다라는게 무슨 심정인지 이해했죠. 그나마 버틴건
대부분의 동료들이 왜 기수열외가 떨어진지 알고 있었고
그 녀석이 보이지 않는데서는 사람 대우 해줘서 입니다.
그런데도 죽이고 싶었는데 아예 다른 부대로 전출간 병사의 심정이야 이루 말할수 있었을까요.
새로 전입간 학교에서 선생님이 저 애 왕따 시켜라 라고 말하는데 거부할 학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부대내 왕따 사건이나면 병사들만 족치는데 툭까고 말해서 우리나라 하사관들중 20%는 무능하고
능력 없고 짤라야하는 인간 쓰레기 입니다.
그저 군대라는 특성상 은폐되고 철저한 상명하복 문화라서 그렇지 농담이 아니라 전쟁나면
하사관과 장교의 뒷통수에 총알 박는 사람 아주 여럿 생길겁니다. 장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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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합니다. 기수 열외라는 단어를 써서 해병대냐고 물어볼거 같은데 일단 저 해병대 아닙니다.
기수열외라는 단어 자체의 발생은 해병대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 한국의 군대는 썩을 대로 썩어서
저런 나쁜 문화가 가장 먼저 퍼지는 판국입니다.
그래서 왕따란 단어보다는 기수열외란 단어를 쓴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