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즐거워야 보이는 도락산”
“즐거움을 찾는 도락산”
모처럼 아내와 작년 여름에 비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단양의 도락산을 찾았다.
21년에 친구들과 다녀 간지 벌써 5년 가까이 지났다.
참말로 시간은 야속하게 빠르구나 생각하며 주차장에 도착한다.
단양군청 누리집을 찾아보니 도락산은 “마음이 즐거워야 보이는 도락산”,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이 따라야 한다”는 뜻으로
우암 송시열이 이름을 붙인 바위산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산행시간은 약 4시간 30분 소요(7.8km),
코스는 상선암(10분/0.5㎞) → 상선암 사찰(40분/1.5㎞) → 제봉(60분/1.0㎞) → 능선분기점(40분/0.8㎞) → 도락산(30분/0.8㎞) → 능선분기점(40분/0.8㎞) → 채운봉(50분/2.4㎞) → 상선암(원점 회기 산행)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아내와 함께하다보니 6시간이나 소요된다.
“봄기운 가득한 숲, 나름의 질서로 상생하는 숲”
“지나치게 경쟁만을 부추기는 우리의 사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주차장을 벗어나 마을의 맛 집으로 알려진 선암가든을 지나고
제봉방향으로 들머리를 잡아들어서니 숲속 전체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고개를 숙이면 가장 낮은 곳으로 낙엽을 들추며 솟아 올라온 각시붓꽃, 노랑제비꽃이 인사를 하고,
살짝 머리를 들면 작은 키의 딸기나무 잎 사이로 피어난 한 송이 줄딸기 꽃이 주변을 탐색하고 있다.
그 위로 겨우내 앙상하게 죽은 것만 같이 메말라 있던 병꽃나무 가지에도 건강한 잎을 달고 꽃을 피우고 있다.
한걸음 더 숲에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물푸레나무 마다 하얀 꽃을 피워 눈앞에 아른거리며 다가선다.
머리위로는 키 큰 철쭉이 뒤질세라 수줍은 연분홍 꽃을 피우고,
하늘과 맛 닿은 신갈나무를 비롯한 커다란 나무들도 앞 다투어 새싹들을 내밀며 누가 관여하지 않아도
나름의 질서로 상생하는 숲의 생태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잠시, 지나치게 경쟁만을 부추기는 우리의 사회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녹색 그늘이 가득한 숲을 벗어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며
주변의 암릉과 어우러진 멋진 소나무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산길도 점점 거칠어진다.
여기서 제봉까지는 급경사 바위 길로 데크 계단과 바위 길을 반복해가며 올라가야한다.
경사가 만만치 않아 초보자에겐 쉽지 않은 코스로 생각된다.
제봉 주변의 바위능선에 올라서면
극한의 환경 속에서 모진 세월을 견디며 살아왔을 소나무 고사목이 눈에 들어온다.
제 명을 다하지 못한 안타까움도 남지만
죽어서도 멋진 동양화 속 배경으로 자리 잡고 그 몫을 다하고 있어 아름답기만 하다.
주변의 멋진 암릉을 감상하며 여기가 제봉이구나 하고 생각이 드는 정상에 서게 된다.
누군가 유성매직으로 제봉이라 써 놓아 알 수 있었지만 표지석 등 특별한 표기는 없다.
다시 계단과 바위 능선을 반복하며 채운봉 방향 능선 갈림길을 지나고 올라서면
커다란 바위 암봉으로 이루어진 신선봉이다.
여기서 둘러보는 금수산, 소백산, 월악산, 황정산 등 사방의 조망이 시원해 가슴이 확 트인다.
도락산 최고의 조망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도락산의 정상은 좀 더 진행하여 내궁기 방향 갈림길을 지나 올라서면 만나게 되지만
주변의 조망은 나무숲에 가려 시원하지 않다.
하산은 채운봉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제봉 방향보다 좀 길지만 멋진 암릉 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모처럼 아내와 봄 향기 가득한 도락산 산행의 즐거움을 제대로 얻고 가는 것 같다.
우리는 그 여운을 더하기 위해 황정산 숲속 야영장에서 하루 더 묵어간다.
황정산휴양림 오토캠핑장 백컨트리 쉘터 그늘에 앉아 바라보니
파란 하늘로 뻗은 목백합 나뭇가지에 어린아이 손바닥 만 하게 내민 나뭇잎이 봄바람에 산들산들 흔들리는 모습이 한없이 정겹다.
주변의 숲속 큰 나무들도 새 가지에 새 싹을 내밀고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부족한 것 없이 행복감이 밀려든다.
바로 숲속의 봄 축제현장 관객이자 주인공이 된다.
숲에서 즐거움을 찾는다.